호주 지방 지역 연구기관인 ‘Regional Australia Institute’(RAI) 데이터에 따르면 서부호주 주 제럴턴(Geraldton, Western Australia. Perth에서 북쪽으로 약 400km 거리)은 지난 12개월 사이 도시 거주민의 이주가 가장 많았던 5개 지방 의회 지역 중 하나였다. 사진은 제럴턴의 해안가 풍경. 사진 : City of Greater Geraldton
RAI 데이터... WA 주 해안 타운 제럴턴, 12개월 사이 이주자 전년대비 395% 증가
서부호주 수도 퍼스(Perth, Western Australia)를 가로지르는 스완 강(Swan River) 하구에 자리한 항구이자 관광지 프리맨틀(Fremantle)에서 8년을 거주했던 브래들리 모일(Bradley Moyle)씨와 그의 파트너는 이곳에서 북쪽으로 400km 거리에 있는 훨씬 작은 타운으로 이주했다.
조산사(midwifery) 학위를 가진 모일씨의 파트너는 지방 지역 병원으로부터 일자리 제의를 받았고, 이들은 이곳으로 이주한 뒤 한적한 지방 타운의 해안에 매료됐다.
이들처럼 ‘sea change 또는 tree change’(대도시에서 거주하다 지방 지역 해안 또는 내륙 타운으로의 이주를 뜻함)를 실행하는 이들은 특히 팬데믹 사태 이후 크게 증가한 바 있다. 전염병 대유행으로 원격 근무가 가능해지고 특히 도시 지역의 높은 주택가격에서 벗어나 지방의 보다 큰 주택을 구입하고 또한 각각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고자 작은 해안 타운 또는 내륙 도시로 이주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이 크게 높아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서부호주(WA) 지방 지역은 브리즈번(Brisbane)이나 골드코스트(Gold Coast, Queensland)처럼 도시의 높은 생활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음을 중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 지역 문제를 연구하는 ‘Regional Australia Institute’(RAI)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WA 중서부에 자리한, 인구 약 3만9,000명의 도시 제럴턴(Geraldton)은 지난 12개월 동안 이주민의 수가 이전연도 대비 395% 증가했다. 이 도시는 올해 6월 분기 기준으로 연간 이주자 유입 증가율 상위 5개 지방정부 지역에 포함된 서부호주(WA)의 3개 커뮤니티 중 하나이다.
RAI 조사를 보면 골드코스트, 선샤인코스트(Sunshine Coast)의 경우 이주자 유입이 줄어들고 있으며 NSW 북쪽의 인기 휴양도시 바이런베이(Byron Bay), 타스마니아 제2의 도시 론세스톤(Launceston)은 유입 인구에 비해 떠나는 이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RAI 조사에 따르면 제럴턴(Geraldton)으로 이주한 이들은 이 도시 주변의 웅장한 자연에 매료됐으며 도시에서와는 다르게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즐긴다는 반응이었다. 사진은 제럴턴 북부, 드럼몬드 코브(Drummonds Cove)의 청록색 바다. 사진 : City of Greater Geraldton
하지만 전반적으로 대도시 거주자 5명 중 한 명은 지방 지역으로의 이주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3세인 모일씨와 그의 파트너는 프리맨틀 중심가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이곳의 페리(Ferry)에서 일했었다. 이들은 제럴턴으로 이주한 뒤 “정신적으로 더 여유를 갖게 됐으며 ‘멍 때리는’(chill out a bit)는 시간을 즐기는 등 아주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삶의 속도 변화가 좋다”
이들은 바뀐 라이프스타일을 만끽하며 바다는 물론 부시(bush)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 막 칼바리(Kalbarri. 그레이트 제럴턴에서 북쪽으로 약 200km 거리, Kalbarri National Park, Murchison River Gorge가 있는 유명 아웃백 여행지) 캠핑 여행에서 돌아왔다”며 “멋진 삶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 사이, 도시에서의 유입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제럴턴의 임대주택 공실률은 현재 1% 미만으로 매우 타이트하다. 모일씨는 “다행히 임대주택을 구할 수 있었고, 이는 퍼스에서 주택을 소유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제럴턴 시의 셰인 반 스틴(Shane Van Styn) 시장은 이 도시에 대해 “서부 해안에 자리한 매력적인 곳이며 불과 2년여 사이, 거주인구는 5%가 늘어 현재 4만2,000명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이어 반 스틴 시장은 “지주해성 기후로 퍼스에 비해 훨씬 따스하며, 재생 에너지 부분에서의 산업도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커뮤니티와의 연결
아본 강(Avon River)과 농장지대 사이에 자리한, 인구 2,300여 명의 작은 타운 요크(York)는 퍼스에서 동쪽으로 자동차 한 시간 거리에 있다. 이곳은 서부호주 주에서 가장 오래된 내륙 도시이다. 또한 지난 회계연도(2022-23년), 순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상위 5개 지방정부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마커스 웰란(Marcus Whelan)씨는 최근 이곳으로 이주했고, 이 타운의 시 의회 일자리를 얻었다. 그는 “오랜 역사와 유산, 풍경, 멋진 농장지대가 펼쳐진 공동체로, 거주하기에 아름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퍼스 동쪽의 내륙 타운 요크(York) 또한 지난 1년 사이 이주자가 크게 늘어난 상위 5개 지방 타운 중 하나에 이름을 올린 곳이다. 사진은 지난해 이곳으로 이주한 마커스 웰란(Marcus Whelan)씨. 사진 : Marcus Whelan
웰란씨와 그의 파트너는 적당한 넓이의 부지가 있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하고 있다. 요크는 퍼스와 인접하지만 광역 퍼스(great Perth)에 속하지 않기에 주택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그는 “우리의 라이프타일은 지역사회와의 연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작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어우러져 더 흥미 있는 삶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데이터, 지방 지역
이주 흐름 뒷받침한다
RAI의 리즈 리치(Liz Richie) 최고경영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지방 지역 커뮤니티가 더 행복하고 저렴한 거주비와 함께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2020년, 지방에서 거주하는 경우 자신의 삶에 더 많은 시간을 줄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은 67%였으나 2023년 조사에서 이 비율은 74%로 높았다”면서 “동시에 대도시 생활에 대한 불만은 더 증가했고 도시의 높은 생활비를 우려하는 이들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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