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광고회사의 분석 결과 매물 주택을 시장에 공개하여 매매한 주택의 경우 오프 마켓(off-market)을 통해 판매한 것에 비해 거래가격은 평균 4.3%가 높았으며, 이는 특히 시드니 부동산시장에서 차이가 컸다. 사진은 매물로 공지된 시드니 지역의 한 주택. 사진 : ABC 방송 'The Business' 방송 화면 캡쳐
‘PropTrack’ 분석, 매물 공개된 주택이 비공개 주택 비해 매매가 4.3% 높아
주택 매매시 시장에 공개하지 않고 거래하는 ‘오프 마켓’(off-market)의 경우 홍보비용 절감 등에서 매력적일 수 있지만 최근 한 분석을 보면 거래 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이 같은 분석은 호주 최대 부동산 광고 포털 ‘REA Group’의 시장분석 부서 ‘Proptrack’이 내놓은 것으로, 장외 거래를 하는 경우 잠재적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PropTrack 분석팀은 REA 플랫폼에 매물로 등록된 이후 거래가 완료된 주택 매매가와 이 플랫폼에 등록되지 않은, 대조 가능한 부동산 판매 가격을 비교했다. 여기에는 다른 부동산 관련 웹사이트에만 독점 등록된 일부 부동산도 포함됐다.
분석팀 조사 결과 많은 주택이 판매를 위해 여러 플랫폼에 등록되어 있지만 현재 오프 마켓에서 거래되는 부동산 또한 적지 않은 수였다. 이는 판매자가 부동산 에이전트에 매매를 의뢰하면 에이전트는 이를 공개적으로 광고하지 않고 잠재 구매자 또는 구매 에이전트의 인적 네트워크를 주택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번 분석 보고서 저자인 Proptrack 수석 경제학자 폴 라이언(Paul Ryan) 연구원은 REA 웹사이트에 등록된 매매 주택의 경우 그렇지 않은 주택에 비해 평균 4.3%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로 호주 중앙은행(RBA에서 일한 바 있는 라이언 연구원은 “일부 판매자는 온라인 광고를 하지 않음으로써 비용을 절약하고 판매할 수 있지만 이번 분석은 최종 매매에서의 잠재적 수익 손실이 초기 광고비용에 비해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라이언 연구원은 오프 마켓 거래의 경우 현재 주택가격에서 평균 손실 가치가 시드니에서는 6만 달러 이상, 멜번(Melbourne)은 약 3만 달러에 가까우며, 이들 도시에 비해 더 저렴한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더 적은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추정했다.
광고된 매물의 판매가격과 그렇지 않은 주택의 매매가를 추적한 ‘REA Group’ 시장분석 부서 ‘Proptrack’ 분석팀의 폴 라이언(Paul Ryan. 사진) 수석 경제학자. 그는 주택을 판매하는 경우 매매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공개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한다. 사진 : PropTrack
이 같은 격차는 지방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더 큰 경향이 있다. PropTrack 분석팀은 NSW 지방 지역에서 주택을 판매하는 이들의 경우 오프 마켓에서의 거래시 약 10%, 빅토리아(Victoria)와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에서는 약 6%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됐고 퀸즐랜드(Queensland) 및 남부호주(South Australia)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추정했다.
호주 최대 전국 체인 부동산 중개회사 ‘Ray White’의 네리다 코니스비(Nerida Conisbee) 연구원도 PropTrack의 분석에 대해 자사의 경험 및 내부 데이터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반적으로 우리 에이전트들은 판매자에게 매매 부동산을 시장에 공개할 것을 권장한다”면서 “시장 공개와 매매가 사이의 연관성이 지방 지역에서 더 차이가 있다는 것도 이치에 맞다”고 덧붙였다.
코니스비 연구원에 따르면 일반적인 마케팅 비용은 1만 달러 선이며 판촉을 위한 비용 및 매물을 소개하는 동영상, 드론 샷, 다양한 웹사이트의 우선 배치 등을 포함해 약 3만 달러에 이르는 등 마케팅 비용은 다양한 가격대이다.
그녀는 REA Group과 경쟁사인 ‘도메인’(Domain)이 소유한 것과 같은 대형 부동산 웹사이트 광고의 경우, 주택가격이 저렴한 지역에서는 약 2,500달러에서 시작하며 노출을 위해 해당 부동산은 더 높은 순위에 올리도록 하는 광고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 광고에는 잠재 고객에게 전자메일 알림을 보내는 것도 포함된다.
부동산 매매에서 경매를 통한 방식이 유리한지 아니면 당사자 직접 판매가 좋은지에 대한 논쟁은 꾸준히 있어 왔다. 이에 대해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은 경매 방식이 당사자 직접 판매에 비해 더 높은 거래가격을 끌어낸다고 말한다. 사진은 경매 매물로 나온 시드니의 한 주택. 사진 : ABC 방송 뉴스 프로그램 화면 캡쳐
코니스비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약해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매매가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장 호황기보다 더 적극적인 광고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팬데믹 사태 이후 부동산 시장은 강세를 보였고 현금금리도 정말 낮았으며 예비구매자가 많았다”며 “시장이 호황을 이어가던 당시에는 오프 마켓을 통한 거래도 큰 매매가 차이를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녀는 “현재 시장 상황은 당시에 비해 훨씬 약하기에 일반적으로 주택을 판매하는 경우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경매? 아니면
당사자 직접 매매?
주택 매매에서 또 하나의 뜨거운 논쟁은, 경매를 통해 판매할 것인지 아니면 구매 당사자와 직접 거래할 것인지 여부이다.
코니스비 연구원은 “Ray White의 경우 전국 경매의 약 4분의 1을 운영하며, 일반적으로 판매자에게 선호되는 방식으로 추천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진행 중인 경매 매물 수 측면에서 꽤 괜찮은 표본 크기를 갖고 있으며 가장 높은 이전 제안 대 (예상) 낙찰가격을 추적한다”는 그녀는 “따라서 당사자 직접 매매 대 경매를 통한 판매와 정확히 같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거래가격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호주 최대 전국 체인 부동산 중개회사 ‘Ray White’의 네리다 코니스비(Nerida Conisbee. 사진) 선임연구원. 그녀는 PropTrack이 내놓은 분석에 대해 자사의 내부 데이터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사진 : Ray White
부동산 경제학자인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 아드리안 리(Adrian Lee) 부교수의 연구는 특히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 당사자 직접 매매보다는 경매를 통해 판매하는 것이 거래가격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는 코니스비 연구원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몇 년 전, 리 부교수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높은 교외지역의 값비싼 주택을 판매하는 경우 경매 방식이 더 일반적으로 선호되며, 시드니 전역의 경매를 통한 거래가격은 당사자 직접 매매에 비해 6.9% 높았다.
코니스비 연구원은 경매를 통한 거래 방식이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던 시드니 및 멜번 이외 도시에서도 점차 인기를 끌면서 더 높은 거래가격을 만들어낸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애들레이드(Adelaide, South Australia)에서도 이제 경매로 판매하고자 하는 것이 더 선호되는 양상을 보인다”며 “경매는 보다 투명한 판매 방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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