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시즌, 따스하고 건조한 기후가 관측되면서 비상 당국이 호주 전역에 걸쳐 산불발생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사진은 블랙 섬머(Black Summer) 당시 산불 확산을 막고 있는 소방대원. 사진 : Queensland Fire and Emergency Service
Australasian Fire Authorities Council, 동부 및 중부 지역 ‘빨간색’ 경계
따스하고 건조한 날씨와 마른 초목이 증가함에 따라 비상 당국이 올 봄 시즌, 호주 전역에 걸쳐 산불에 대한 높은 경계태세를 발령했다.
화재 당국인 ‘Australasian Fire Authorities Council’(AFAC)은 최근 계절 전망에서 호주 동부와 중부 지도의 상당 부분을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산불발생 위험이 높다는 의미이다.
이는 호주 기상청(Bureau of Meteorology)이 전국 대부분에 걸쳐 건조한 봄 날씨를 예상하고 있으며 서부 및 동부 해양에서 가뭄과 관련된 기후 동인이 두 배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 2년 넘게 호주 전역에 많은 비가 내린 이후 올해 봄 시즌은 기상청이 내다본 첫 번째 건기 예측이다.
기상청은 조만간, 이번 봄의 기후 상황 전반에 대한 공식 전망을 발표한 예정으로, 현재 9월에서 11월 사이의 장기 전망은 NSW 주 해안, 케이프 요크 페닌슐라(Cape Yorke Peninsula, Far North Queensland), 서부호주 내륙 중앙 및 북부(central and northern Western Australia)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건조한 기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A 먼 남서부(far south-west WA), SA 먼 남동부(far south-east SA), 남부 빅토리아(southern Victoria)는 1981년 이후 가장 건조한 기후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며, 시즌 총 강수량도 20%가량 낮아질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다.
기상청 예측을 보면 호주 전역 최대 기온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날씨가 변한다면 호주 남동부, 특히 빅토리아와 타스마이나(Tasmania) 주 또한 겨울의 끝자락에 건조한 기후로 바뀔 전망이다.
다만 기상청 데이터에 따르면 시드니, 멜번(Melbourne), 호바트(Hobart), 캔버라(Canberra), 다윈(Darwin)의 물 저장량은 90%를 넘는 등 전국적으로 수자원 저장 수준은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
한편 브리즈번(Brisbane)과 애들레이드(Adelaide)의 물 저장량은 각 70% 이상, 퍼스(Perth)는 50% 이상에 머물고 있다.
화재 당국인 ‘Australasian Fire Authorities Council’(AFAC)는 올해 봄 시즌, 동부 및 중부 대부분 지역에서 산불발생 위험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사진 : AFAC
높은 산불발생 위험
최근 몇 년간의 높은 강수량과 겨울의 습한 기온으로 현재 호주 전역에는 많은 초목들이 있으며, 점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산불발생 위험 또한 높아진다.
AFAC에 따르면 따스하고 건조한 봄이 전망되면서 호주 전역이 ‘심각한 산불’(significant bushfire) 위험에 처해 있다. ‘심각한 산불’은 외부의 지원이 필요한 규모의 화재, 산불의 복잡성, 기간 또는 기타 영향 중 하나를 의미한다.
AFAC 전망을 보면 퀸즐랜드(Queensland), NSW,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 남부호주(South Australia) 및 빅토리아(Victoria) 일부 지역이 이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
QLD에서 가장 우려되는 지역은 동부 절반, 즉 이니스페일(Innisfail)의 남쪽은 어디든 AFAC가 표시한 ‘파괴적일 수 있는, 지역적으로 강렬한 산불’ 위험이 있다. 이는 NSW에도 그대로 적용되며 특히 중부 및 북서부 지역 잔디와 초목의 화재가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미 산불 시즌에 접어든 노던 테러토리의 대부분은 ‘산불로 인한 삼림의 흉터가 강하게 예상되고 평균보다 훨씬 높은 발생 가능성에 평균보다 높은 기온과 건조한 바람 조건이 예측되는’ 등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AFAC는 “이 지역의 평균보다 건조한 조건과 이미 서리(frost)가 끝났음은 산불위험의 조기 시작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며 “화재가 발생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경우 건조해진 초목으로 강하고 빠르게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FAC가 강조한 ‘초목 위험’은 마른 풀밭만이 아니다. AFAC는 3년 전 블랙섬머(Black Summer) 산불 동안 불타지 않은 NSW 일부 지역의 삼림지대에 산불 위험이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시드니 분지, 해안 일부, 헌터(Hunter region) 북쪽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블랙 섬머(Black Summer. 2019년 말에서 2020년 초) 당시 산불 피해가 없었던 NSW 일부 지역은 올해 산불발생 위험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사진 : FireWatch Australia
남부호주(SA)의 일부 지역 또한 기상 조건이 ‘빠르게’ 평균 강수량 이하로 전환되고 토양이 건조해지는 등 일반적인 산불발생 위험이 훨씬 높은 것으로 표시됐다. 빅토리아 주 북서부 및 깁스랜드 지역(Gippsland region)도 올해 봄 시즌, 심각한 산불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목됐다.
이외 지역은 ‘일반적인 위험’
그런 한편 폭우가 많았던 지역, 특히 동부 다수 지역의 경우에는 산불 위험에 대한 일종의 완충이 제공되었으며 토양 수분이 많고 집수량 또한 충분해 산불발생 위험은 ‘정상’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이전의 사례를 보면 ‘정상적인 계절’이라 하여 산불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AFAC의 롭 웹(Rob Webb) 최고경영자는 “우리 모두가 최근 몇 년보다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산불 시즌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불은 봄 시즌, 호주의 일반적인 풍경 중 일부”라는 그는 “당신이 어디에 거주하든, 어디에서 일하든, 어디를 여행하든 지금은 (산불발생 대비를) 계획하고 준비할 때”임을 강조했다.
AFAC는 또한 “더 따스하고 건조한 봄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빠르게 바뀔 수 있으며 당국은 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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