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가 현재를 기준으로 호주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취지로 내놓는 ‘Intergenerational Report 2023’가 지난 8월 24일(목)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인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5개 주요 부문에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시드니 도심의 사람들. 사진 : 시드니 모닝 헤럴드 뉴스 동영상 캡쳐
기대수명은 지속적 개선 전망, 크게 늘어난 고령 인구로 줄어든 노동인력 부담 커져
‘내집 마련’ 기간 길어지고 정부 예산의 개인당 지출 규모 증가, 생산성 저하 문제도
앞으로 호주인들의 수명은 얼마나 길어질까.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호주 인구는 어떻게 변화될까. 현재 전 세계적 이슈로 부상한 기후변화가 호주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어떠할까.
연방정부가 비정기적으로 호주의 미래를 전망하는 세대간 보고서가 발표됐다. 지난 8월 24일(목) 공개된 ‘Intergenerational Report 2023’은 거의 300페이지 분량으로, 인구, 작업장 및 사회 변화가 향후 40년 동안 경제 및 정부 예산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를 설명한다. 이 가운데 개개인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다섯 가지 주요 그래프를 알아본다.
■ 기대수명
호주인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는 이들 중 하나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호주인들의 기대수명은 몇 달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 세대간 보고서는 COVID-19 시대 이후에도 수명은 계속해 개선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40년 후 호주인의 기대수명을 보여주는 그래프. 2062-63년, 남성은 평균 87세, 여성은 89.5세까지 삶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Source: ABS, 연방 재무부
이번 전망에 따르면 2022-23년에 태어난 남자 및 여자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22세기의 도래를 축하할 만큼 장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는 2062-63년까지 남성의 평균 수명은 87세, 여성은 89.5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았다.
■ 높아진 노인부양 비율
지금보다 크게 늘어난 고령층은 더 적어진 노동인구의 의해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될 전망이다.
노인부양 비율(old-age dependency ratio)은 15~65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보건, 노인요양 등 세금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과 비교한 실제 납세자 수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노인부양 비율(old-age dependency ratio)을 보여주는 그래프. 이는 15~65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을 측정하는 것으로 고령화 증가와 근로인구 감소로 40년 후에는 생산가능 인구 100명 당 노인부양 인구가 38.8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Source: ABS, 연방 재무부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서구 국가와 마찬가지로 호주 또한 1946년부터 196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대규모 베이비붐 세대의 혜택을 받았다. 공적 자금을 크게 사용하지 않았던 이들은, 반대로 (공적 자금을 위해) 많은 세금을 납부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러 은퇴연령이 된 부머스(Boomers. 베이붐 세대)는 이제 점차 더 많은 정부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노인부양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생산가능 인구 100명 당 26.6명으로 급증했다. 어느 정도 둔화가 예상되지만 X세대(Gen Xers. 베이붐 이후, 밀레니엄 이전 세대로 6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 출생자들)들이 직장을 떠나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2040년대에는 이 비율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세대인 밀레니엄 세대(Millennials)가 은퇴를 시작하는 2062-63년, 고령층 의존도는 근로연령 인구 100명 당 38.8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늘어난 고령의 밀레니얼들을 어떻게 보살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Z세대의 몫이다.
지난 40년 사이, 연령별 주택소유 비율을 보여주는 그래프. 앞으로 이 비율은 계속 감소할 전망이다. Source : 연방 재무부, ABS 인구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한 AIHW 분석
■ 주택소유
이 부문은 올해 세대간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다루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중년층 이하 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주택가격이 크게 치솟은 상황에서 담보대출(mortgage)이 늘어남에 따라 호주인들이 내집 마련을 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20대 후반 연령층의 주택소유 비율은 1981년 이후 17%포인트가 감소했다.
주택 구입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은퇴할 나이에도 모기지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주택구입을 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임대 롤러코스트’에서 더 오랜 기간을 보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번 보고서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호주 고령층을 위한 국가 주요 재정지원 시스템이 약화될 수 있음을 밝히면서 “향후 고령자 연금지출을 위한 재정적 위험을 초래하며 퇴직연금 인하 패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62-63년, 기후 시나리오(섭씨 2도, 3도 및 4도 이상 상승)에 따른 각 산업 부문(농업, 건축, 제조, 서비스)의 생산성 예측. Source: 연방 재무부
■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향후 40년 동안 노동 생산성이 1,350억 달러에서 4,230억 달러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실제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일의 가치이며, 자연재해에 따른 지출이나 밀 수확량 등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세대간 보고서를 보면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각 부분별 작업량이 줄어들고 있다. 기후변화를 제한하기 위한 전 세계 각국의 노력이 적을수록 우리의 업무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커진다.
기후변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이들은 야외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이다. 올해 미국 남부에서는 이미 이 같은 유형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 1인당 정부 지출
올해 정부 예산에는 믿기 힘들 정도로 6,800억 달러의 지출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이 수치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하고자 1인당 지출로 분류했다. 지난 6월 30일로 마감된 전 회계연도, 연방정부는 호주인 1인당 2만3,808달러를 지출했다. 하지만 이 규모는 2062-63년,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4만162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국민 1인당 정부 지출을 보여주는 그래프. 지난 회계연도, 연방정부는 호주인 1인당 2만3,808달러를 지출했지만 40년 후에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4만162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ource: 연방 재무부
호주인 1인당 지출은 지난 두 번의 세대간 보고서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약간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첫 번째 보고서인 피터 코스텔로(Peter Costello) 전 재무장관(자유-국민 연립의 John Howard 정부 당시)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다소 느린 편이다.
가장 큰 정부 지출은 건강 비용이다. 이 부문의 1인당 지출은 40년 후 8,677달러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총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6.8%에서 21%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인 간병은 건강 지출 다음으로 큰 부담이 될 전망으로 전체 지출은 현 수준인 4.5%에서 8.7%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방 부문 또한 8.1%로 결코 적지 않을 것이며 국가장애보험(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 부문이 7.2%로 상위 지출 부문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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