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동결’했다. 2022년 5월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결정해 온 RBA가 인상 주기를 일시 중단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이다. 사진은 시드니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에 자리한 호주 중앙은행.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지난해 5월 시작된 공격적 금리 인상 이후 상승주기의 일시 중단은 이번에 네 번째
로우 총재의 7년 임기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 이달 19일부터 미셸 불록 총재 체제로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RBA)이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4.1%로 유지했다. 하지만 은행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언제든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2012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RBA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인상을 결정한 이래 현재까지 이자율 인상 주기를 일시 중단한 것은 네 번째이다.
9월 5일(화) 통화정책 회의(RBA는 매월 첫 주 화요일 금리를 결정하는 이사회 회의를 갖는다)는 이달 둘째 주로 7년 임기가 끝나는 필립 로우(Philip Lowe) 총재가 의장을 맡은 마지막 회의이기도 했다. 현 부총재인 미셸 불록(Michele Bullock)이 후임 총재로 지명된 가운데 그녀의 임기는 이달 18일부터 시작된다.
RBA가 이달에도 지난달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결정은 지난 7월 인플레이션이 4.7%로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대다수 경제학자 및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달 기준금리가 4.1%로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날 로우 총재는 통화정책 후 RBA 수장으로서의 마지막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수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이를 더 억제하려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전제한 뒤 “합리적인 시간 내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조금 더 긴축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이는 지속적으로 나오는 경제 데이터와 위험평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재는 이달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이자율 인상이 이미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불확실한 경제 전망이 지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RBA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 수치가 ‘2025년 말’ 목표 범위인 2~3%대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2024년 말까지 점진적으로 증가해 4.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90년 이후 현재까지의 호주 현금금리 변동을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Reserve Bank of Australia
호주 기준금리가 한 달 더 동결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도 4.1%가 유지될 것인지, 아니면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견도 나뉘고 있다.
독립 경제학자 크리스 리처드슨(Chris Richardson)씨는 “대다수 경제 연구원들은 여전히 금리 인상이 한 번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이르면 2024년 초부터 인하 흐름을 보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1년 이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로우 총재의 마지막 성명
9월 통화정책 회의는 필립 로우 총재가 재임 기간 중 78번째 주재한 것이자 그의 임기 중 마지막 회의였다.
그간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로우 총재는 기준금리 변경을 가능한 보류해 왔다. 지난 2016년 9월 RBA 총재로 취임한 그는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에도 불구하고 2년 반 동안 현금금리가 크게 바뀌지 않는 상황을 보았다.
지난 9월 5일(화). 필립 로우(Philip Lowe) RBA 총재가 임기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를 위해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 :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RBA 이사회는 2019년 말 이후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인하하는 데 동의했다. 팬데믹 기간에는 사상 최저 수준인 0.1% 수준(2020년 12월부터 2022년 4월까지)이 한 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5월, RBA는 0.25%포인트의 인상(0.35%)을 시작으로 단 13개월 사이 기준금리를 4%포인트 인상했다.
로우 총재가 RBA 수장으로 취임한 이래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으며 RBA 역사상 가장 빠른 상승 주기였다.
리처드슨씨는 로우 총재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대해 “지난 1년 반 동안 기준금리와 관련해 올바른 결정을 내렸을 ‘합리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론 실수가 있었다”며 “팬데믹 이전, 금리를 너무 높게 유지했던 게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우 총재는 다음까지(15일) 업무를 이어가며 그의 후임으로 내정된 미셸 불록 총재가 9월 18일(월)부터 RBA를 끌어가게 된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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