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입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3월 분기까지 이전 12개월 사이, 호주에는 총 56만3,200명이 늘어 총인구는 2,650만 명에 이르렀다. 특히 올해 3월 분기에는 매일 평균 2,000명 이상이 해외에서 유입됐다. 사진 : 시드니 모닝 헤럴드 뉴스 동영상 캡쳐
ABS 최근 자료, 3월 말까지 12개월 사이 56만 명 증가... 주택시장 ‘압박’ 더해져
호주 인구가 하루 2,000명씩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급격한 인구 성장은 팬데믹 사태 이후 자국으로 돌아갔던 해외 유학생들이 호주에서의 학업을 마치고자 호주로 돌아오는 등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주자 급증에 힘입은 것이다.
지난 수년 사이 호주 주택시장에 대한 압박 논란이 더욱 확산된 가운데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은 지난 9월 14일(목) 공개한 자료에서 호주 거주 인구가 3월 말까지 이전 12개월 사이 56만3,200명 증가해 총인구는 2,650만 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해외에서의 유입으로 인한 빠른 인구 성장과 달리 호주의 사망자 및 현지 출생자 수는 기록적으로 감소한 상태이다.
호주 거주 인구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감소를 겪었던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의 심연에서 완전히 반전되면서 올해 첫 3개월 동안(3월 분기)에는 18만1,626명, 즉 매일 2,018명씩 증가했다.
거의 2.2%에 달하는 국가 인구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해외에 거주하던 수십 만 명의 호주 시민들이 귀국했던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현재 이 같은 인구 급증은 전체 인구 증가의 81%를 차지하는 해외에서의 순 이주(net overseas migration)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ABS 인구통계국 베이다 조(Beidar Cho) 국장은 지난 12개월 동안 호주 도착 이민자는 이전 같은 기간 대비 103%가 늘어난 68만1,000에 달한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호주에서 해외로 이주한 수는 22만6,600명으로 이전 기간에 비해 8.8% 늘어났다.
조 국장은 “호주를 떠나는 낮은 수치와 달리 대규모 호주 유입은 대유행으로 인한 국경 폐쇄 이후의 인구증가 추격을 의미하며, 대부분은 학업을 마치고자 호주로 돌아오는 국제학생들로 인한 것”이라며 “임시로 유입된 학생들이 학업을 마친 뒤 떠나게 됨에 따라 이 인구증가 효과는 짧은 기간 내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염병 대유행 이후 인구 감소가 컸던 빅토리아(Victoria) 주에는 지난 한 해 동안 전국 최고 수준인 16만1,700명의 거주 인구가 추가됐다. 인구증가를 백분율로 보면, 호주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가 성장하는 지역은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주로, 성장률은 2.8%였다.
해외에서의 유입과 달리 호주 내 출생 및 사망은 기록적으로 낮았다. 2021년 말과 지난해 초까지 호주 내 출생률은 약간 증가했지만 베이비붐은 끝났다는 진단이다. 출생아 수는 30만1,200명으로 직전 12개월 대비 3.4% 감소했다.
또 사망자 수는 전년대비 7.9% 증가한 19만2,300명으로 집계됐다. ABS는 전염병이 여전히 사망자 수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3월 분기에만 거의 4만5,500명의 호주인이 사망했는데, 이는 2021년 같은 분기에 비해 16% 증가한 수치이다.
커먼웰스증권(CommSec)의 크레이그 제임스(Craig James) 선임연구원은 “호주 인구의 자연증가율은 기록상 가장 더딘 속도”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이주자들이 건설업 등에 투입되는 동안 여러 일자리, 주택, 교통,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할 것”이라며 “해외에서의 인구 유입 증가는 경제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덧붙였다.
연방 주택부 줄리 콜린스(Julie Collins. 사진) 장관은 인구 증가에 따른 주택 문제 압박을 대비한 연방정부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사진 : Facebook / Julie Collins MP
이어 제임스 연구원은 “옛 격언에 ‘인구가 힘이다’라는 말이 있다”면서 “인구가 늘어나면, 즉 계획된 인구 증가는 배를 많이 띄울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현재와 같은 급격한 인구 증가가 ‘계획’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팬데믹 기간 중 닫혀 있는 호주가 활짝 개방된 것”이라는 얘기다.
ABS의 인구 데이터와 관련, 보수 성향의 ‘호주 공공문제연구소’(Institute of Public Affairs)는 “정부의 ‘계획되지 않은’ 이주자 급증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학교 등 국가 기반시설은 이(인구 증가)에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9월 14일(목), 연방 노동당 정부가 신규주택 확대를 위해 긴 시간 추진해 온 100억 달러 규모의 ‘호주 미래주택기금’(Housing Australia Future Fund)이 마침내 연방 의회에서 승인됐다.
연방 주택부 줄리 콜린스(Julie Collins) 장관은 “이 기금이 호주 주택재고를 늘리고 이민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한 정부의 다른 정책 외에도 향후 10년 기간 동안 120만 채의 주택건설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호주 인구 분기별 성장
(전염병 대유행 이후)
2020년
3월 분기 : 107.6k
6월 분기 : 20.9k
9월 분기 : -15.7k
12월 분기 : (유입, 유출 없음)
2021년
3월 분기 : 22.3k
6월 분기 : 32.4k
9월 분기 : 18.6k
12월 분기 : 67.3k
2022년
3월 분기 : 138.5k
6월 분기 : 103.2k
9월 분기 : 140.3k
12월 분기 : 138k
2023년
3월 분기 : 181.6k
Source: ABS
■ 연간 호주 인구성장률
(State : 2023년 3월 말 현재 / 12개월 사이 증가 인구-명 / 성장률)
New South Wales : 8.29m / 156,300 / 1.9%
Victoria : 6.77m / 161,700 / 2.4%
Queensland : 5.42m / 124,200 / 2.3%
South Australia : 1.84m / 29,200 / 1.6%
Western Australia : 2.86m / 78,300 / 2.8%
Tasmania : 0.57m / 2,400 / 0.4%
Northern Territory : 0.25m / 2,100 / 0.9%
Australian Capital Territory : 0.46m / 8,900 / 2.0%
전체 : 26.47m / 563,200 / 2.2%
Source: AB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