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ivity Commission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생산성이 둔화되면서 호주인들은 평균 소득에서 매년 2만5,000달러씩 손실을 입고 있다. 사진은 호주의 한 물류작업 현장. 사진 : Productivity Commission
Productivity Commission 보고서... 지난 10년간 생산성, 1950년대 이후 최저 수준
1990년대 이후 생산성이 둔화되면서 호주인들의 평균 소득은 매년 2만5,000달러씩 악화되고 있으며, 일반 근로자들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몫이 점차 기업 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최근 호주의 새로운 일자리 수치는 호주 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는 가운데 생산성위원회(Productivity Commission) 조사에 따르면 호주 근로자들은 지난 25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쓸었던 생산성 증가율 하락의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지난 2년여 사이, 급격히 치솟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기업 이익의 역할과 근로자가 작업장에서 생산성을 공유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쟁도 커지고 있다.
최근 호주 억만장자인 부동산 개발업자 팀 거너(Tim Gurner)씨는 실업률이 40~50% 증가하고 이민자 유입이 늘어나는 경우 건설 부문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라 말하면서, 기존의 근로자들이 ‘오만’해졌기에 생산성이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논란이 되자 그는 이에 사과하면서 자신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지난 10년 동안 호주의 생산성 증가율은 195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생산성이 증가한 이후 점차 저하된 세계적 추세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생산성위원회는 이번 연구에서 농업 및 광업 이외 부문에서 일하는 호주인의 95%가 지난 25년 동안 1990년대의 평균 생산성 증가를 유지할 수 있었다면 이들은 연간 평균 2만5,000달러 더 높은 소득을 얻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기간(25년 동안), 호주 생산성은 둔화되었고 근로자들의 소득에 큰 타격을 주었다.
여기에다 속속 나오는 관련 연구를 보면 생산성 증가율은 둔화되었지만 실제로는 임금 성장률보다 약간 높았다. 생산성위원회는 이를 ‘wage de-coupling’(노동 생산성과 그 기대만큼 임금이 오르지 않은 상태를 의미)으로 표시한다.
생산성위원회는 1990년대 이후 디커플링이 거의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약 0.12%포인트의 작은 격차가 있음을 발견했다. 일반 근로자의 경우 그 격차로 인해 연간 약 3,000달러의 손실이 발생했고, 이 부분은 고용주의 몫으로 돌아갔다.
국민소득(national income) 가운데 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 비중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약 55%에서 50%로 떨어졌다. 생산성위원회는 그 시기의 가을, 81%가 거의 거의 모든 농산물을 수출하고 수입을 국제 가격에 의존하는 광업 및 농업 부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글로벌 구인 구직 사이트 ‘인디드’(Indeed)의 경제학자 칼람 피커링(Callam Pickering. 사진) 연구원. 그는 이민자 유입으로 인한 일자리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꾸준히 유지되었다며 일자리 공석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 : Twitter / The Project TV
생산성위원회는 이것에 대해 “모든 기업이 노동자를 희생시키면서 국민소득의 더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호주 노동조합협의회(Australian Council of Trade Unions) 및 일부 좌파 연구원들의 주장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생산성위원회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임금 하락으로 논쟁이 격화되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생산성 향상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성 향상 효과는 관측된 생산성 임금격차 해소 효과보다 크며, 특히 생산성이 지속적인 임금상승과 장기적 번영의 열쇠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생산성위원회의 이번 보고서는 호주 통계청(ABS)이 지난달(8월) 노동통계 데이터를 발표한 직후 내놓은 것이다. 앞서 공개된 ABS 자료에 따르면 8월 호주 실업률은 전월(7월)과 같은 수준(3.7%)을 유지했다.
짐 찰머스(Jim Chalmers) 연방 재무장관은 “일자리 수치를 보면 우리(호주) 경제가 여전히 탄력적임을 알 수 있지만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실업률이 높아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구인 구직 사이트 ‘인디드’(Indeed)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학자 칼람 피커링(Callam Pickering) 연구원도 “해외에서의 이민자 유입 증가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꾸준하게 유지되었다”면서 “이런 역학의 결과로 일자리 창출이나 공석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금과 같은 낮은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강한 고용증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실업률을 각 주(State)별로 보면, NSW가 0.3%포인트 상승한 3.6%, 빅토리아(Victoria)가 3.5%(0.1%포인트 하락)를 보였으며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한 곳은 ACT(3.1%)였다. ACT의 이 수치는 전월대비 0.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또한 퀸즐랜드(Queensland. 4.1%), 타스마니아(Tasmania. 4.4%)의 실업률도 완화됐다. 반면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는 3.8%로 높아졌으며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는 0.5%포인트 오른 4.3%로 집계됐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