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plane tree)는 생장이 빠르고 매연에 강해 도시 가로수로 많이 활용되며, 시드니 도로와 공원에도 4천 그루 이상(8.5%)이 심어져 있다. 하지만 시드니 시(City of Sydney)는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맞춰 가뭄에 강한 수종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시드니 서리힐(Surry Hills)의 한 주택가에 장식된 플라타너스 나무들. 사진 : 김지환 기자 / The Korean Herald
400여 종의 이상적 가로수 조사서 ‘가장 적합하지 않은 나무 중 하나’로 지목
시드니 가로수의 8.5% 차지하지만 ‘trichome’ 생성... 실질적 이유는 가뭄 대비
여름 시즌을 앞두고 광역시드니 거리를 뒤덮은 플라타너스(plane tree) 가로수들의 잎이 점차 무성하게 변하고 있다. 도시 곳곳에 조경된 이 나무들은 무더운 여름, 도시민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London plane tree’(플라나터스의 일종으로 생장이 빠르고 매연에 강해 도시 가로수로 많이 활용한다)라는 이 나무는, 잎이 무성해지면서 식물의 ‘분비 모’라고 하는 트리코메(trichome)를 만들고, 이것이 바람에 날림으로써 알레르기성 증상을 유발해 특히 고초열(hayfever.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의 분노를 사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London plane tree는 광역시드니 전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가로수 종(‘brush box’ 가로수에 이어)이지만 점차 과거의 흔적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시드니에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많은 이유는
시드니 전역에는 약 4,000그루의 플라타너스 나무가 도로에 장식되어 있다. 이는 도시 가로수 및 공원 수목의 8.5%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퀸즐랜드 공과대학(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조경학자 헬렌 암스트롱(Helen Armstrong) 교수에 따르면 이 식물의 인기는 1850년대 빅토리아(Victoria)에서의 블루 유칼립투스와 소나무를 이용한 가로수 실패 경험에서 비롯됐다. 이들 두 상록수를 이용한 가로수 조합은 비포장도로가 결코 마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암스트롱 교수의 말을 빌면, 1889년 빅토리아 주 농업부는 도시 가로수가 낙엽수이어야 하는 이유로 “여름에는 그늘을 드리우고(햇볕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햇볕을 더 많이 받게 한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비가 많이 내릴 때는 이를 빨리 흡수하며 습한 계절에는 지면 아래를 빨리 마르도록 한다는 것이다.
플라타너스 나무 가운데 ‘London plane tree’라는 종은 런던에서 가로수로 활용했으며(사진), 호주 도시들도 이 나무를 주종으로 도심 거리를 장식했다. 사진 : Pexels / Yelena Odintsova
암스트롱 교수는 이런 추론에 따라 1890년대부터 호주 각 도시에서 플라타너스 나무를 포함해 낙엽수를 도로에 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플라타너스 가운데 ‘London plane tree’를 많이 이용한 것은, 이 나무가 당시 영국 런던의 가로수로 많이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플라타너스는 항상 도시 가로수로서의 위엄을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도시 가로수로
아주 적합한 나무였다”
시드니 시티(City of Sydney) 도시수목 관리자인 카렌 스위니(Karen Sweeney)씨는 플라타너스 가로수에 대해 “도시의 포장된 지면에서 잘 자라야 하는 가로수로서 매우 적합한 나무”라고 말했다. 또한 ‘도시 환경에 매우 질기고 강하다’는 장점도 언급했다.
스위니씨는 “이 나무는 어디에서 잘 자라는지 예측이 쉽고 빼어난 종”이라며 “우리는 보행자를 위한 공간, 차량을 위한 공간, 표지판, 가로등, 전기공급선 및 건물 주변의 나무숲으로 관리가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가로수로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또한 좋은 성과를 거두었기에 많은 도시에서 플라타너스를 심었다”고 덧붙였다.
플라타너스는 가로수로 인기가 많지만 ‘분비 모’라고 하는 트리코메(trichome)를 생성, 이것이 바람에 날림으로써 특히 알레르기를 가진 이들에게 큰 불편을 주기도 한다. 시드니 시가 단계적으로 이 나무를 교체하기로 한 계획은 그러나 기후변화에 따라 가뭄에 더 잘 견디는 나무 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진 : ClimateWatch
기후변화에 따른 유용성 감소
하지만 이제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은 일부 거주민들의 불편을 만들어내고, 특히 새로 돋아나는 잎의 ‘분비 모’(trichome)가 알레르의 원인이 되면서 이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런 이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시드니 시에서는 도심 거리의 플라타너스 가로수를 단계적으로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 나무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생성하기 때문이 아니라 (단계적 제거의 근본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스위니씨는 NSW 주 북부, 수천 그루의 자카란다(Jacaranda) 나무가 심어져 있는 그래프턴(Grafton)과 유사하게, 더 심해진 가뭄과 더 무더워진 기후 상황을 감안해 시드니에서 번성할 수 있는 이상적인 가로수를 찾고자 400종의 나무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놀랍게도 플라타너스는 가장 적합하지 않는 가로수 중 하나였다. 그녀는 “이 나무는 우리가 조사한 400종의 나무 가운데 가뭄 상황에 가장 취약한 세 번째 종으로 꼽혔다”고 말했다.
현재 시드니 시의 계획은, 플라타너스 나무를 제거하고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더 적합한 나무 종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시드니 시에 따르면 교체될 나무는 호주 자생종과 외국 도입종 혼합이 될 것이며, 각 도로의 여러 상황을 감안해 선택하게 된다. 그 대상에는 토종 유칼립투스(native eucalyptus), 블러드우드(bloodwoods), 레오파드 트리(leopard trees), 그리고 열대우림 나무 등 수입종이 있다.
스위니씨는 “일부 지역에서는 여름 그늘과 겨울 햇볕 사이의 균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m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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