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정부 들어 급격하게 증가한 이민자 유입이 주택부족 문제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앤드류 가일스(Andrew Giles. 사진) 이민부 장관은 “주택 건설을 위해 기술 인력을 더 많이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진은 올해 Harmony Week에서 기념 연설을 하는 가일스 장관. 사진 : Australian Government
이민자로 인한 주택부족 문제 압박? “중요한 논쟁으로 신중한 진행 요구된다” 입장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해외 기술 인력이 필요하다.”
팬데믹 사태로 인해 거의 중단됐던 해외 이민자 유입이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호주의 심각한 주택부족 문제가 급격하게 늘어난 해외 이민자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 연방 이민부 앤드류 가일스(Andrew Giles)이 더 많은 기술인력 유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고 지난 11월 10일(금)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전했다.
동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일스 장관은 ‘Big Australia’의 정치적 논쟁에 대한 두드러진 개입에서 “호주 인구가 팬데믹 이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감소했지만 국내 담보대출자와 임대주택 거주자들은 주택 시장에서 상당한 압박 포인트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관은 “이는 아주 중요한 논쟁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구’ 측면이 고려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요 증가의 가장 큰 동인이자 핵심 측면 중 하나는 물론 우리(호주)가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호주로 유입되는 이민자들에게 필요한 기술 부족”이라는 것이다.
가일스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건설 부문을 포함해 주요 산업 전반에서 절실하게 요구되는 숙련 기술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해외 순 이민 유입을 억제하는 문제로 현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정부가 직면한 줄타기를 강조한다.
건설 분야 로비그룹인 ‘Master Builders Australia’(MBA)는 정부의 야심찬 주택 수요 충족에 필요한 기술 인력 부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건축 및 건설 부문의 숙련기술 비자 발급을 용이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MBA의 데니타 완(Denita Wawn) 최고경영자는 “이전과 같이 (건설 분야) 비즈니스를 유지하고 정부 주택계획을 위해서는 향후 몇 년 동안 최소 48만 명의 신규 근로자가 요구된다”며 “이는 탄소배출을 없앰으로서 달성할 수 있는 ‘net zero transformation’ 또는 연방정부의 주택협정 목표를 이루기 위해 훈련시켜야 하는 대규모 인력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캐나다, 영국 등과의 숙련 전문인력 유치 경쟁을 위해 임시 이주비자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으며 유학생 유치 시스템을 수정하고, 이들이 저임금 임시 인력으로 노동력을 착취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이를 감안한 새로운 포괄적 이민 전략은 내무부 클레어 오닐(Clare O’Neil) 장관이 올 연말 이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젊은이들(사진). 올해 3월까지 연간 45만 명 이상의 국제학생 입국은 호주 순 이주 수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진 : 김지환 기자 / The Korean Herald
현재 기록적 수치인 66만4,000명에 달하는 유학생(팬데믹 사태로 인해 학업을 일단 중단하고 자국으로 귀국했던 학생들)의 호주 복귀는 현재 순 해외이주 급증을 주도하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는 올해 3월까지 연간 45만4,000명에 달했다.
연방 이민부 최고위 직책을 맡았던 아불 리즈비(Abul Rizvi) 전 사무처장은 이 수치가 50만 명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3월, 통계청(ABS)이 내놓은 현재 호주 인구 2,650만 명이라는 수치는 정부가 2019-20 예산 계획에서 발표했던 것(2022년 말 호주 인구 2,700만 명 예상)에 약간 못 미치는 인구이다.
리즈비 전 처장은 “현재 순 이주가 약 50만 명 수준에서 줄어들지 않는 한 상황은 몇 년 안에 역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순 해외이민은 호주 인구 증가에 대한 이민자 영향을 측정하는 핵심 요소이다. 연방 야당(자유당)의 이민부 담당인 댄 테한(Dan Tehan) 의원은 이 같은 수치에 대해 “현 노동당 정부가 은밀하게 ‘Big Australia’를 추진하는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올해 초 테한 의원은 오닐 내무부 장관에게 ‘노동당 정부의 Big Australia는 얼마나 큰 규모인가’를 질문하면서 “정부와 노동당은 출범한 지 1년도 안 되어 영구이주 한도를 본래 계획에서 추가로 3만5,000명을 늘렸고 향후 2년간 65만 명에 달하는 순 이주를 계획했으며, 그런 반면 현재 10만1,000명에 달하는 망명 신청자 처리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여론조사 기관 ‘Resolve Strategic’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당시 유권자의 59%는 ‘호주의 이민자 유입이 너무 높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당 의원 및 국제교육 업계도 급격하게 늘어난 유학생들의 복귀가 호주 임대시장에 압력을 가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런 가운데 가일스 장관은 1990년대 중반, 극우파인 폴린 핸슨(Paulin Hanson)이 퀸즐랜드 주에서 ‘해외 이민자 유입 차단’(특히 아시아 국가 출신의)이라는 가치를 내세워 그해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었을 때 사용하던 ‘차별적 주장’(rhetoric)이 다시 시작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장관은 “이민 정책은 매우 복잡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해외 이민자 유입 측면을 둘러싼 매우 분열적인 논쟁이 1980년대는 물론 핸슨이 처음으로 하원의원에 선출되었을 때 지역사회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최근에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한편 가일스 장관은 멜번(Melbourne) 기반의 라디오 ‘3AW’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호주로 유입되는 순 이주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이민자 유치는) 정부 예산계획에서 산정한 연간 23만5,000명과 일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