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는 14일 17개 광역자치단체에 대해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12조원 규모 정책자금을 영세·청년기업에 더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권익위는 이날 "지자체가 지원 금리를 일률적으로 적용해 영세기업은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이 가중되고, 청년기업 지원이 미흡했다"며 금리 차등 적용이나 추가 지원 등을 통해 영세·청년기업 지원을 강화하라고 광역 시도에 권고했다.
현재 지자체는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을 위해 시중은행과 협약을 체결하고 장기 저리로 융자 지원을 한다. 올해 기준 12조7천917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지자체 자금은 7천20억원, 은행 자금은 12조897억원이다.
지원 방식으로는 지자체 비용으로 돈을 빌려줘 이자수익을 창출하는 '융자지원 방식'과 은행 자금을 사용해 이에 대한 이자를 부담해주는 '이차보전 방식'이 있다.
그런데 지자체들이 자체 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이차보전 방식'을 선호해 되레 자금 고갈이 우려된다는 게 권익위 지적이다.
또 균분 상환방식이 아닌 장기간 거치 후 일시 상환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해 지자체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지는 문제도 발견됐다.
권익위는 "지자체가 중장기적으로 융자지원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며 단기간 거치 후 균분 상환하는 등 거치기간과 상환 방식도 조정하라고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다음으로 지자체와 은행 간 협약서에서 금리변동 또는 이자수익 처리가 은행에 유리하게 체결된 사례들도 지적됐다.
협약서상 금리가 기업의 대출금리보다 높으면 지자체가 그 차액을 은행에 지급해야 하는데, 반대로 기업의 대출금리가 협약서상 금리보다 높을 경우 은행이 그 차액을 지자체 수익으로 지급하지 않고 은행에 귀속시킨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지자체와 은행 간 연체·부정사용·임의포기 등 주요 대출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부정 사용으로 적발된 기업에 대출이 실행된 사례들도 다수 확인됐다.
이에 권익위는 지자체·은행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지자체·은행을 번갈아 방문하거나 대출 실행과 무관한 대출 상담확인서를 요구해 불편하다는 민원도 많다면서 "중복 서류는 폐지하고 방문 절차를 간소화해 기업 불만을 해소하라"고 권고했다.
권고에 따른 제도 정비는 내년 5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시중은행을 통해 융자지원을 하다 보니 지자체가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지원 방식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측면이 많았다"며 "일부 기업이 부정 사용해 자금이 누수되는 경우도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2일 권익위가 발표한 실태조사에서 정책자금이 매매차익 실현, 부녀간 우회 증여 등에 악용된 사례가 적발됐다면서 "앞으로는 부정 사용이 확인되면 즉시 환수하고 해당 기업 지원은 일정 기간 제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1214066400001?sectio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