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미국 정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무역 경쟁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국내 산업을 부양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식통들은 이 신문에 최근 백악관과 경제 관련 부처들이 전기자동차 등 3천억 달러(약 391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인상 대상에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태양광 제품, 전기차 배터리팩 등도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이들 청정에너지 제품 외에 전략적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 인하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정부는 해당 관세에 대한 장기 검토를 내년 초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뜨거운 감자'인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논의는 수년간 결론 없이 이어져 왔으며, 이번 논의 역시 아직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관련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경우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중국에 강경하다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최근 중국 내수 시장의 침체로 인해 국제 시장에 저렴한 중국산 청정에너지 제품 공급이 급증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자국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대선에서 중국과의 무역 정책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공화당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청정에너지 드라이브가 결국 중국만 이롭게 할 것이라는 공세를 펼치고 있다. 공화당도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전미자동차노조(UAW) 행사에 참석해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 관행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며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공화당 공세에 맞서는 모습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청정에너지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에 맞서 국내 기업이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왔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중국산 배터리를 채택한 전기자동차에 대해선 7천500달러(약 980만 원)에 달하는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것이 대표적 예다.
그러나 미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 같은 관세 및 보조금 정책으로도 가격 경쟁력이 월등한 중국 전기자동차와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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