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재판 내년 3월초 시작 예정, 항소할 경우 지연 가능성도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행위에 대해 면책특권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해 달라는 특검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재판은 통상적인 절차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지난해 민주당 의원 10여 명과 의회 경찰 2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건 과정에서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보았다며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고소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들이 “허위로 도발적인 주장을 했으며, 피고(트럼프)가 폭력을 요구한 데 대한 직접적인 반응으로 폭력적인 무리가 미 의사당을 공격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측 변호인단은 당시 연설이 폭력을 촉발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그 시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중으로, 통치 행위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면책특권의 보호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지난 1일 워싱턴D.C. 연방지법의 타냐 처트칸 판사는 “전직 대통령들은 연방 형사책임에 특별한 조건을 달지 않는다”라며 “피고인은 재임 중 행한 범죄 행위에 대해 연방 수사와 기소, 유죄판결,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결정, 본안 재판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 판결에 대해 항고하면서 면책특권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법정 절차를 모두 보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미국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승리로 평가하고 있다. 만약 재판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 과정을 치르면서 재판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만약 대통령의 면책특권이 적용된다는 판단이 법원에서 나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전복 의혹에 대한 재판은 대부분 기각될 수 있다. 이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면책특권을 내세워 최대한 재판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 따라서 워싱턴D.C. 항소법원은 내년 1월 9일 구두변론을 시작하고, 정식 재판은 3월 4일 시작될 예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항소할 경우 사건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23일 워싱턴D.C. 항소법원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면책특권이 있어 기소될 수 없다며 사건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발생한 일들은 대통령의 공식 업무에 해당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변호인단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우리의 삼권 분리 시스템에서 사법부는 대통령의 공식 행위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불법적이고 위헌이며, 따라서 기각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힘겨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맞상대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로 고심하고 있다. NBC 방송이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로 나타났다. 이는 재임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며, 같은 기간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최저 수준이다. 재선에 실패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9년 12월 지지율은 44%였고,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임기 말(2011년 12월) 지지율은 46%였다. NBC 방송은 무당층은 물론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세력인 젊은층과 중남미계, 흑인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는 점이 확인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겼던 2020년 대선 때 보다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이다. NBC 방송은 높은 물가와 더불어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건강에 대한 우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젊은층이 돌아서게 했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46% 선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대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한 형국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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