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규제 법안 3건 등... 반대 측 "연령 확인법은 헌법 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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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 성 착취 센터(National Center on Sexual Exploitation) 웹사이트 화면 (NCOSE).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 주 의회 의원들이 음란물 사이트와 유해한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 어린이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새 법률을 고려하고 있다.

의회에 올려진 새 법안(HB 1)은 16세 미만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타일러 시로이스 의원과 피오나 맥팔랜드 공화당 의원이 발의한 HB 1 법안은 소셜 미디어 회사가 연령 확인 방법을 도입하고, 16세 미만 사용자가 새 계정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며, 기존 미성년자 계정을 해지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의원이 지적한 규제 대상 소셜 미디어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 등이 포함된다.

이 법안의 예외 조항들도 있다. 가령 이메일, 다이렉트 메시징, 뉴스 매체, 라이선스가 있는 미디어만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및 기타 웹사이트 등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연령 확인 서비스에서 개인 신원 정보를 "연령 확인에 합리적으로 필요한 기간보다 더 오래 보관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1천 달러짜리 포로노 기계를 자녀들에 건네는 부모들"

유사한 다른 법안(HB 3)도 나왔다. 이 법안은 음란물 웹사이트가 방문자가 18세 이상인지 확인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체이스 트라몬트 공화당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3분의 1 이상이 노골적 성적 내용으로 되어 있는 웹사이트는 반드시 연령 확인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법안 발의자 중 한 명인 블레이즈 잉고글리아(R-Spring Hill) 의원은 "공장에서 필터가 설정되지 않은 1000달러짜리 포르노 기계를 자녀에게 건네는 부모들이 있다"라면서 "이 법안을 빨리 통과시킬수록 아이들을 더 빨리 보호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 법안(SB 1196/HB 1129)도 있다. 이 법안은 태블릿과 스마트폰에서 '콘텐츠 필터'를 기본적으로 켜도록 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태블릿이나 휴대폰을 구입하거나 미성년자가 스스로 태블릿이나 휴대폰을 구입할 때 이 필터를 활성화하는 아이디어다.

이 법안은 건당 최대 5만 달러의 벌금과 조사 비용까지 부과하며 제조업체의 플로리다 사업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이 법안은 부모 또는 법적 보호자만 자녀의 필터를 비활성화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위반자에게 벌금과 벌칙을 부과한다.

국립 성 착취 센터(National Center on Sexual Exploitation)의 법률 고문인 벤자민 불은 "음란물 방지 단체인 국립 성 착취 센터는 휴대폰과 태블릿에는 이미 필터가 장착되어 있지만 부모들은 종종 필터를 인식하지 못하고 켜는 방법을 모른다"라면서 "이 필터를 사용하면 성인용 콘텐츠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지 않으면서도 부모를 보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폴 레너 플로리다 주 하원의장은 "우리 아이들의 삶이 소셜 미디어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의미 있는 방식으로 소셜 미디어를 규제해야 한다"라면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18세가 될 때까지 담배를 피우면 안 되고, 부모 동의 없이는 문신이나 귀걸이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8살짜리 아이도 온라인에 접속해 음란물을 볼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둘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지난 2022년 루이지애나 주는 성인 웹사이트 사용과 관련하여 디지털화된 운전면허증 또는 기타 방법으로 사용자가 18세 이상인지 확인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칸소주는 소셜 미디어 계정을 개설하는 어린이에게 연령 확인과 부모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반대 측 "연령 확인법은 헌법 위배, 사용자 프라이버시 침해"

하지만 이같은 법안들은 플로리다 일각에서 뿐 아니라 다른 주의 빅 테크, 성인 엔터테인먼트 업계, 시민 자유 단체의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전자 프론티어 재단의 수석 변호사인 데이비드 그린은 "익명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성인의 중요한 권리이다"라면서 "연령 확인법은 헌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웹사이트 중 하나인 포르노헙(Pornhub)과 다른 성인용 플랫폼은 연령 확인 법이 있는 여러 주 거주자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성인물 연기자 셰리 드빌은 "안전과 규정 준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성인 플랫폼을 방문할 때마다 신분증을 제시하는 것은 사용자를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오히려 어린이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정치적 발언, 예술적 표현, 옹호, 뉴스 접근 등을 위해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고 있다. 엄격한 연령 규제는 또다른 청소년 범죄자들을 양산하게 된다"라면서 "필터가 유해한 콘텐츠에 대한 합의된 정의 없이 합법적인 콘텐츠를 자동으로 차단함으로써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플로리다 법은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콘텐츠'를 "누드, 성적 행위 또는 성적 흥분을 묘사하는 경우, 주로 외설적이거나 수치스럽거나 병적인 관심사에 호소하고, 미성년자에게 적합한 자료 또는 행위와 관련하여 성인 사회 전반의 일반적인 기준에 반하며, 전체적으로 볼 때 미성년자에게 심각한 문학적, 예술적, 정치적 또는 과학적 가치가 없는 콘텐츠"라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