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복지부 조사 결과 호주 하이스쿨 청소년의 음주 비율이 이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음주 경험이 있는 미성년자의 절반은 부모와 함께 알코올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Pixabay / geralt
Cancer Council Victoria 설문... 7-12학년 음주 시도 및 음주량, 크게 감소
“청소년기의 음주 경험, 성인 이후의 높은 폭음 확률과 관련...” 전문가 지적
호주 미성년 청소년들의 음주 실태는 어떠할까. 최근 이에 대한 조사 결과 음주 경험이 있는 하이스쿨(7~12학년) 학생 중 약 3분의 1은 부모의 허락 하에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설문 결과, 조사 마지막 주에 음주를 했던 청소년의 거의 절반은 부모가 준 준 알코올을 즐겼다는 답변이었다.
연방 복지 및 노인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의뢰로 빅토리아 암 위원회(Cancer Council Victoria)가 2022-23년, 전국 7~12학년 청소년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성년자 음주량은 사상 최저 수준임을 확인했다.
이 조사에서 12~17세 학생 가운데 음주를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4.8%로, 이에 대한 마지막 조사가 시행됐던 2017년에 비해 감소했으며, 위험한 수준의 음주를 한 16~17세 학생 비율 또한 2017년 10.8%에서 8.8%로 줄었다.
이에 앞서 지난 2002년의 경우 하이스쿨 재학 청소년 5명 중 4명이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10명에 한 명은 위험할 정도로 음주를 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그런 한편 부모가 준 술을 마시는 청소년 비율은 2017년 43%에서 2022-23년 47%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호주 약물 및 알코올 연구 기관인 ‘Drug and Alcohol Research and Training Australia’의 폴 딜런(Paul Dillon) 대표는 학부모들은 호주의 음주문화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부모들은, 자신이 자녀에게 직접 술을 제공하면 아이들이 어떻게든 안전하게 음주를 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는 것이다.
딜런 대표는 “일부 부모들은 자신의 감독 하에 식사와 함께 소량의 음주를 허락하는 것으로 자녀의 음주 습관을 바로잡는다고 믿을 수도 있지만, 일종의 ‘지중해식 경제 모델’(Mediterranean model)과 같은 이 방법이 호주에서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Mediterranean model은 개인주의적 접근에 기초해 인간을 이성적이고 수동적인 존재로 보는 다른 경제 모델과 달리 인간을 경제 관계의 중심에 두는 사고 체계를 뜻한다.
설문조사 직전에 음주를 한 청소년 비율(그래프 위)과 부모와 함께 음주를 한 미성년자 비율(그래프 아래)을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Cancer Council (Victoria) report: Australian secondary school students’ use of alcohol and other substances
NSW대학교 알코올 연구센터인 ‘National Drug and Alcohol Research Centre’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성인이 미성년 자녀에게 한 모금의 술을 주는 것은 추후 폭음할 확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
딜런 대표는 “자녀에게 술을 제공하면 자녀가 더 많이 마실 가능성이 높다”며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술을 주는 행위는 자녀의 폭음 가능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음주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알코올 유형은 ‘프리믹스 증류주(premixed spirits. 이미 혼합되어 바로 마실 수 있는 형태로 판매되는 다양한 증류주와 칵테일. 공식적 정의가 없는 광범위한 주류 카테고리를 말한다) 41.7%, 증류주(spirits) 20.6%였다.
그런 한편 음주 청소년 중 54%는 최근 1년 사이, 음주를 한 후 최소 한 가지 이상 부정적 결과를 가져온 경험이 있다고 토로했다. 음주 경험자의 3분의 1은 구토를 한 바 있으며 거의 4분의 1은 나중에 후회할 일을 저질렀다고 답했다.
알코올 중독자 지원기구인 ‘Alcohol and Drug Foundation’의 교육 책임자인 로버트 테일러(Robert Taylor)씨는 “젊은층의 음주를 늦추는 것이 지금은 물론 앞으로의 피해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른 나이에 음주를 시작하고 더 자주 섭취할수록 사고나 부상 등 알코올 관련 피해가 늘어나고 술에 의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우려이다.
이어 그는 “부모는, 자녀들에게 알코올 없이 여흥이나 휴식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긍정적 행동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청소년들이 알코올 없이도 사교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음주에 있어 보다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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