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 시즌 개막을 앞두고 Belmore Sports Ground를 찾은 엘-하예크(Bilal El-Hayek. 사진 오른쪽) 시장과 경기장 잔디관리 책임자인 리 베스트(Lee Best. 왼쪽)씨. 사진 : CB City 제공
3월 셋째 주말 Titan과의 개막 경기 앞두고 El-Hayek 시장, 관리직원들 격려
내셔널 럭비 리그(National Rugby League)가 이달 셋째 주말 개막된다. 전통의 강자 ‘캔터베리 뱅스타운 불독’(Canterbury-Bankstown Bulldogs)은 첫 경기로 홈구장인 Belmore Sports Ground에서 골드코스트(Gold Coast)를 홈으로 하는 ‘Titan’ 팀과 맞붙는다.
겨울 시즌의 대표적 리그인 럭비는 호주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가운데 하나로,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선수들의 다이내믹한 움직임은 마치 초기 백인 정착민들이 호주의 거친 자연에 굴복하지 않고 불굴의 정신으로 국가를 형성해 가는 힘든 과정을 연상하게 만든다.
럭비 시즌이 시작되면 모든 이들의 시선은 팀과 선수들에게 쏠린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선수들이다. 그런 반면, 그들이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치고 각 연고지 팬들을 위해 최선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는 이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경기장 잔디관리(greenkeeper) 요원이다.
불독 팀이 홈 구장으로 이용하는 Belmore Sports Ground에는 CB 카운슬에서 28년간 근무해 온, 노련한 그린키퍼가 있다. 경기장 잔디관리 책임자인 리 베스트(Lee Best)씨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그는 지난 몇 주 동안 경기장 잔디를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데 시간을 보냈다. 베스트씨와 그의 보조 요원들에게는 매우 바쁜 시간이다. 경기를 펼치기 위해 이들은 한 주에 4차례, 백필드(back fields) 구역은 3번을 깎아야 한다.
주기적으로 잔디를 깎는 것 외에도 액체비료, 살균제, 제초제, 경기장 관개시설 관리 등 훨씬 더 많은 일이 있다. 게다가 선수들의 훈련 또는 경기가 펼쳐지는 시간 사이에 이 모든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힘든 과정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씨는 “일에 대한 만족감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며 “경기가 있기 전날,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놓은 경기장을 바라보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베스트씨는 지난 1996년 CB 카운슬에 견습 그린키퍼로 입사한 뒤 Canterbury Golf Course 관리 담당자를 거쳐 지금은 Belmore Sports Ground 관리 책임자로 있다. 그는 CB 카운슬에서 일하기 전, 친구들과 골프를 치면서 필드에서 일하는 직원을 보게 되었는데, 문득 자신이 잔디관리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린키퍼가 됐다.
한편 럭비 시즌 개막을 앞두고 CB City의 빌랄 엘-하예크(Bilal El-Hayek) 시장은 Belmore Sports Ground를 찾아 베스트씨를 비롯한 그의 직원들을 격려했다.
시장은 베스트씨에 대해 “자신의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선수들처럼 경기장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며 “우리 지역의 ‘불독들’이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잔디를 관리해 달라고 농담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은 캔터베리 뱅스타운 지역민들이 이번 주말 경기장을 찾아 우리 팀을 응원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