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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A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계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호주인들이 소매 업체나 서비스 비용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서 추가로 지출한 카드 수수료가 연간 거의 10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Master Card

 

RBA 데이터, “유럽과 달리 호주 소매업체들, 수수료 통해 카드결제 비용 상쇄”

 

대다수 호주인들과 마찬가지로 알렉스(Alex)씨도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뒤 현금보다 신용카드로 비용을 지불한다. 식사 후 카페에 들른 그는 간단한 디저트와 커피를 주문, 결제하면서 카드 수수로(surcharge)로 21센트를 추가로 지출했다.

모든 서비스, 소매업체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카드 결제에 따른 수수료는 계속 쌓여간다. “어떤 품목을 구매하는가에 따라 다른데, 대체적으로 연간 약 200달러가 카드 수수료로 지출된다”는 그는 “결코 적은 액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멜번(Melbourne)에서 IT 기술자로 일하는 알렉스씨는 이어 “주택을 구입하느라 대출을 받은 처지이기에 한푼 한푼이 소중하다”며 “이런 지출이 합쳐지면 개인 재정이 얄팍해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중앙은행(RBA)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 결과 호주인들이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더 많이 사용하면서 이의 수수료로 연간 9억6,026만 달러가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수수료, 합법이지만...

 

신용카드 결제에 따른 수수료 부과가 금지된 영국이나 유럽연합과 달리 호주 소매업체는 신용카드로 비용을 처리하는 고객에게 이에 대한 수수료를 추가해 카드발행 회사 결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알렉스씨는 최근 몇 년 동안 점점 더 많은 업체가 고객에게 카드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음을 알게 됐다. “지금 우리는 점점 더 ‘현금 없는 사회’가 되어 가고, 아예 현금을 받지 않는 곳도 생겨나는데, 소비자들에게는 (무엇으로 비용을 지불할지에 대한) 선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체에서는 수수료 비율이 적힌 표지판을 내걸어 놓기도 하지만 실제 청구액을 보면 구매액이 얼마인지 정확히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몰 비즈니스도

카드사 비용으로 어려움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무선 단말기로 결제하는 ‘tap-and-go’는 업주나 소비자 모두에게 간편함을 주지만 수수료를 더 많이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호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결제 방법인 대부분의 직불카드(debit card)는 듀얼 네트워크(dual-network) 카드이다. 즉 앞면에 ‘Mastercard’ 또는 ‘Visa’ 로고가, 뒷면에는 ‘eftpos’ 글자가 있다.

이 카드는, 단말기를 통해 결제할 때 카드발행사 수수료가 더 저렴한 eftpos 네트워크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카드를 탭(tap) 하면 거래가 자동으로 수수료가 더 비싼 ‘마스터’ 또는 ‘비자’ 네트워크로 라우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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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비즈니스 협의회 ‘Council of Small Business Organisations Australia’(COSBOA)의 루크 아흐터스트라트(Luke Achterstraat. 사진) 최고경영자. 그는 소규모 사업체들이 비즈니스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카드 수수료라는 또 하나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사진 : Retailbiz

   

대개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등 대형 업체에서는 거의 고객 수수료는 부과하지 않지만 카드발행사 결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카드 이용 수수료로)하는 작은 규모의 소매업체들은 높은 물가와 이외 비용 상승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호주 스몰비즈니스 협의회인 ‘Council of Small Business Organisations Australia’(COSBOA)의 루크 아흐터스트라트(Luke Achterstraat) 최고경영자는 “소규모 업체들이 비즈니스 위기를 극복해 가는 데 소요되는 비용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더 저렴한

수수료 처리 방법 있지만...

 

RBA 보고서에 따르면 소매업체 업체의 eftpos 거래 비용은 100달러 결제시 평균 30센트, 즉 0.3%인 반면 비자나 마스터 직불카드 거래의 경우에는 평균 0.5%이다.

마스터와 비자카드 신용카드는 0.9%,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와 다이너스 클럽(Diners Club) 사의 크레딧카드 결제 비용은 약 1.3%에서 1.7%로 가장 비싸다.

카드 발행사에 지불하는 결제 비용을 절감하고 또 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도록 RBA는 최소 비용 라우팅(least-cost routing. LCR)이라는 계획을 도입했다. 이는 각 소매업체의 단말기가 자동으로 최저 수수료 네트워크로 기본 설정됨을 의미한다. 카드로 결제할 경우 가장 적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직불카드 거래(debit transaction)로 자동 처리되는 것이다.

이의 도입은 카드결제 수수료를 낮추는 압박이 되어야 하고, 그 효과는 소비자에게 결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지만, 현재까지 각 카드 발행 은행들의 LCR 지원 비즈니스 터미널은 64%에 불과하다. RBA는 “이의 실행이 실망스러운 정도로 더디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은행이 최소 비용 라우팅으로 수수료를 덜 벌어들이기에 이(더딘 보급)는 은행 탓이라고 보고 있다. 카드 결제 컨성팅 회사 ‘Payment Services’ 사의 브래드 켈리(Brad Kelly) 대표는 “발행사들은 eftpos보다 마스터 또는 비자카드 수수료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 소매업체와

소비자에 ‘부담’ 전가

 

켈리 대표는 은행과 모든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가 가맹점에 (수수료) 정액 요금을 부과해 ‘괴롭히기’를 하고 있지만 모든 결제 유형의 처리에 동일한 금액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어 “일부 은행들은 비자 및 마스터카드와 경쟁하는, eftpos라는 매우 저렴한 직불 네트워크를 보유한 호주의 독특한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는 그는 “수수료가 저렴한 eftpof 거래를 통해 최대 1.5~2%의 수수료를 부과한 다음 비자, 마스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에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교차 지원”이라는 것이다.

호주의 4대 은행이 제공하는 고정 수수료율은 1.1%에서 1.4% 범위이다. 이런 가운데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인 ‘Tyro EFTPOS Machines’ 사는 1.4%를, 글로벌 거대 업체인 ‘Square’ 사는 1.6%를 청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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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은행협의회인 ‘Australian Banking Association’의 안나 블라이(Anna Bligh. 사진) 최고경영자는 카드 결제에 따른 수수료와 관련해 “가맹점 수수료는 패키지의 일부”라며 여기에는 이밖의 서비스 비용이 포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 Australian Banking Association

   

은행 부문에서는, 일부 업체의 경우 확실성을 위해 정액 수수료를 선호하며 궁극적으로 최소 비용 라우팅을 선택하는 것은 업체의 결정이라고 반박한다.

호주 은행협의회인 ‘Australian Banking Association’의 안나 블라이(Anna Bligh) 최고경영자는 “업계는 각 업체들이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수수료를 줄이려는 업체는 최소 비용 라우팅을 도입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는 모든 은행에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 측은 1.1%의 카드 수수료율을 설명하며 “간소화된 수수료 옵션(simplified pricing option)으로 현재 시장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ANZ 은행은 소매업체를 위해 LCR을 지속적으로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고 밝혔으며 NAB 은행은 “LCR이 모든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항상 저렴한 옵션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카드결제 서비스 사인 ‘Square’는 수수료에 대해 간단하고 투명함을 언급하며 “수수료에는 비용 결제 외 추가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서비스 제공업체인 ‘Tyro’는 “새로 시작하는 소매업체에게는 LCR이 자동으로 활성화되며 대부분의 업체는 정해진 수수료율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RBA, ‘LCR 의무화’ 경고

 

이런 가운데 RBA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총재는 업계가 올해 중반까지 목표치인 80%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LCR을 의무화하겠다고 경고했다. 스몰 비즈니스 업계에서는 이것이 소매업체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며 RBA 방침을 환영했다.

아흐터스트라트 대표는 타스마니아의 한 스몰 비즈니스 운영자로부터 얻은 피드백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LCR을 통해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수수료를 절약했다는 것이다. 그는 “결제 서비스 업체와 은행이 이 같은 최소 (수수료) 비용 라우팅을 위한 기회를 촉진하고 가능한 쉽게 옵트인(opt-in)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은행협의회 블라이 CEO는 RBA의 이런 조치가 ‘지나치게 단순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다양한 이유로 패키지를 선택하는데, 가맹점 수수료는 패키지의 일부일 뿐”이라며 “터미널 임대 비용은 패키지와 기타 다양한 서비스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어 “최소 비용 라우팅이 업계에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일부 업체는 수수료를 약간 인하하는 것보다 패키지의 일부를 더 높게 평가하기에 자발적으로 100% LCR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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