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증을 처음 취득한 초보운전(P-plate) 상태의 자녀에게 자동차를 구입해 주는 것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장기간의 추적 연구로 밝혀졌다. 사진 : NSW Government
‘본인 소유’ 차량 운전하는 초보(P-plate)들, 첫해 교통사고 발생 확률 30% 높아
UNSW 연구팀 조사... 부모 또는 패밀리 차량 운전에 비해 사망-부상 확률 ‘2배’
본인이 구입하거나 부모에게서 선물로 받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젊은 초보(P-plate) 운전자의 경우 도로주행(운전 시작) 첫해, 충돌사고를 일으키거나 당할 확률이 30% 더 높고, 또한 본인 소유 대신 가족용 차량을 운전하는 이들에 비해서도 사망 또는 부상 확률이 두 배 더 높다는 연구가 나왔다.
최근 ‘Accident Analysis & Prevention’에 게재된 호주 연구의 보고서 공동저자인 NSW대학교 레베카 아이버스(Rebecca Ivers) 교수는 이제 갓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젊은 자녀에게 자동차를 구입해 주는 대신 가족용 차량을 공유하는 게 좋다고 부모들에게 조언했다.
“젊은이들이 직장 또는 학교를 오가는 데 있어 자동차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가정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 대개는 가족용으로 사용하는 차가 안전하므로 이를 운전하도록 해야 한다”는 권유이다. 또한 부모는 ‘초보’ 상태의 어린 자녀가 차량을 운전하게 될 경우 ‘언제, 누구와 동승하는지’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버스 교수는 “부모가 낡은 차를 운전하더라도 초보 운전의 자녀에게는 좋은 차를 주는 게 좋다”며 “또한 여러 가지 면에서 자녀의 운전 방식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녀가 차량을 운전해 외출하게 되면 반드시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도록 하고 돌아와서도 다시 문자를 남기게 해야 한다”고 덧붙이면서 “특히 위험 도로에서의 운전, 위험을 감수하는 친구들과의 동승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03년과 2004년에 P-plate를 취득한 NSW 주의 17~24세 운전자 약 2만1,000명을 13년 동안 추적한 조사의 일부이다.
이에 따르면 약 46%가 ‘본인 소유’의 차를 운전했으며 빨간색의 P-plate(첫 운전면허증 취득)를 받았을 때의 나이는 대부분 17세, 절반 이상은 여성이었다. 이들에 대한 추적 결과, 본인 소유 차량 운전의 위험은 7년간 계속 증가했다.
일부 초보운전 젊은이들은 안전을 고려해 운전을 하지만 다른 일부는 자신의 운전 능력을 시험하려는 경향이 있고, 이는 도로상에서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사진 : Facebook
그렇다면 젊은 운전자들은 언제 본인의 차량을 소유하는 것이 안전할까.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관련 전문가 테레사 센서릭(Teresa Senserrick) 교수는 “차량의 안전 또는 위험 수준, 차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운전 유형에 따라 다르다”면서 “간단한 답은 없다”고 말했다.
센서릭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독립적 운전 경험, 즉 본인 소유가 아닌 부모나 가족용 차량을 약 1년간 운전하면서 심각한 충돌사고 위험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젊은이들은 초보 운전 때부터 안전을 우선하여 운전하는 반면 다른 젊은이들은 먼저 자신의 운전 능력을 시험하고 싶어 한다”는 우려를 전했다.
호주의 청소년들은 대개 하이스쿨을 졸업할 무렵 P-plate를 취득하며, 많은 젊은이들이 졸업 또는 18세 생일(성인이 되는)을 기념해 자동차를 선물받기도 하다. 센서릭 교수는 “이는 대중교통이나 기타 안전한 대안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자동차가 완벽한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에 대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녀는 사회 경제적 배경이 낮은 젊은이들의 경우 종종 오래된(저렴한) 차량을 운전하기에 도로에서 더 큰 위험에 직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조적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자동차를 선물로 받은 부유한 배경의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의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본인 소유의 차를 가진 젊은이들은 운전하는 지역 범위를 넓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이버스 교수는 부모 또는 가족용 차량을 운전하는 초보 운전자들이 왜 더 안전한지 완벽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전했다. “다만 이 경우(부모나 가족용 차량)는 아마 밤에 운전을 하지 않거나 위험을 감수하는 친구와 동승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 “게다가 부모의 지속적인 감독 또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