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이면서 지역사회 및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활동을 이어온 사만타 모스틴(Samantha Mostyn. 사진) 전 Women's Economic Equality Taskforce 의장이 오는 7월 1일 새 임기가 시작되는 제28대 호주 총독(Governor-General)에 지명됐다. 사진 : AFL
데이빗 헐리 후임으로, 첫 여성 AFL 위원-Chief Executive Women 회장 역임
Dame Quentin Bryce 이어 두 번째 여성-사업가 출신의 첫 Governor-General
찰스 3세 영국 국왕을 대표하는 호주 총독(Governor-General)으로 연방정부의 여성 경제평등 타스크포스(Women's Economic Equality Taskforce)를 주도했던 사만다 모스틴(Samantha Mostyn) 변호사가 지명됐다.
사업가이기도 한 사만타 총독 자명자는 호주 첫 여성 Australian Football League(AFL) 위원이었으며, 그에 앞서 Chief Executive Women 회장을 역임했다.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는 지난 4월 3일(수) 아침, 캔버라에서의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현 데이빗 헐리(David Hurley) 총독 후임을 지명하면서 “샘 모스틴은 오늘날 호주를 대표하는 뛰어난 리더”라고 설명한 뒤 “그녀는 호주의 강력한 원칙에 헌신하며 평생을 살아왔다”는 말로 그녀의 총독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모스틴 지명자는 “이처럼 큰 특권을 갖게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모든 호주인의 가치, 희망, 열정을 대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위직에 수반되는 기대를 결코 과소평가하거나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며 성실, 연민, 존종의 자세로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현 헐리 총독(제 27대)의 임기가 오는 6월 말로 만료됨에 따라 모스틴 총독 지명자는 7월 1일부터 제28대 호주 총독으로서 업무를 시작한다.
익숙하게 따라다니는
‘being the first’
모스틴 변호사는 자신에게 주어진 분야에서 ‘첫 번째’라는 것에 익숙하다는 말이 따라다닌다. 20년 전, 그녀는 AFL(럭비와는 다른 호주 룰의 럭비 리그) 위원회에 합류한 최초의 여성 위원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리그의 위원회는 남성들만의 무대(boys club)였으며, 그녀의 위원 임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내부 규정을 변경하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그렇게 했음에도 AFL에 소속된 3개 구단은 여성이 위원으로 합류하는 것에 강한 반대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모스틴 변호사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당시 리그를 이끌던 로스 오클리(Ross Oakley) 회장에게 “첫 번째가 된다는 것은 큰 영광이지만 내가 마지막이거나 유일한 여성이 된다면 나는 실패한 느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여성 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AFL의 여성 위원은 그녀가 마지막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제 그녀가 수행하게 될 총독직은, 물론 첫 번째는 아니다. 그 영광(?)은 지난 2008년 노동당 케빈 러드(Kevin Rudd) 정부에 의해 지명된 퀜틴 브라이스(Quentin Bryce. 당시 브라이스 여사는 퀸즐랜드 주 총독-Governor으로 재임 중이었다)이다.
한편으로, 샘 모스틴 지명자의 이력을 보면 새로운 유형의 여성 총독이라 할 수 있다. 이제까지의 사례를 보면, 호주 총독 지명자 후보의 직업군은 넓지 않았다(small pool). 현재 27대 총독이 재임 중인데, 가장 마지막 10명의 총독 직업을 보면 5명이 법조인, 군 출신 3명, 정치인 1명, 대주교 1명이 있다.
지난 2020년 ‘ABC iview’의 ‘One plus One’ 프로그램에서 휠체어 레이서 커트 펀리(Kurt Fearnley. 왼쪽)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스틴 변호사(오른쪽). 그녀는 “내게 있어 성공이라는 것은... 단지 그것을 사회에 돌려주는 것일 뿐 아니라 우리 지역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변화의 일부를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사진 : Women for Election
물론 모스틴 지명자가 법원 근무, 변호사 이력을 갖고 있지만, 지역사회 부문, 스포츠 및 예술을 포괄하는 여러 분야에서의 역할은 매우 두드러진다.
또 하나는 그녀가 보여온 대중적 신뢰이다. 모스틴 지명자는 대의명분을 강하게 옹호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녀는 지난 2020년 ABC 방송(ABC iview) ‘One Plus One’ 프로그램의, 호주 휠체어 레이서 커트 펀리(Kurt Fearnley)씨와의 대담에서 “내게 있어 성공이라는 것은... 단지 그것을 사회에 돌려주는 것일 뿐 아니라 우리 지역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변화의 일부를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각 분야에서
추구했던 변화는...
모스틴 총독 지명자를 평가할 때 우선 거론되는 것이 ‘리더십 부문에서의 다양성 강화’이다. 그녀는 “포용적 결정을 내릴 때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단순히 다양성의 적절한 배분을 충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훨씬 더 나은 결정을 끌어내고 모두에게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자칫 모든 이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쪽으로 기울도록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다른 이들과의 조화(reconciliation)이다. 모스틴 지명자는 그 한 예로 ‘Black Lives Matter’(BLM. 2012년, 17세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Trayvon Martin을 총으로 살해한 George Zimmerman에게 무죄가 내려지자 소셜 미디어에 해시태그 #BlackLivesMatter를 사용하면서 확산된 반인종차별, 반인종불평등 운동)을 언급하면서 “이는 우리에게 특권을 갖는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르치며 나는 그것이 호주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내가 받은 교육은, 우리에게 6만 년의 풍부한 역사(원주민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다. 토지에 대한 원주민 소유권은 결코 (그들에게) 양도되지 않았고, 이 나라의 모든 토지는 지금 ‘호주’라고 부르는 국가를 만들고자 온 점유자들이 차지했다”고 말한 바 있다.
호주에서 영국 국왕을 대표하는 총독에 지명된 것에서 흥미로운 점은, 그녀가 입헌군주제(영국의 왕을 군주로 하는)보다 호주의 공화제를 지지하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는 지난 2020년 연설에서 한때 자신의 상사이자 원주민 화해를 모색했던 폴 키팅(Paul Keating) 전 총리(모스틴 지명자는 키팅 정부에서 노동 관련 정책 자문관으로 일한 바 있다)에 대해 밝힌 것에서 잘 드러난다.
당시 그녀는 “그( 폴 키팅)는 국가에 대한 야망을 표현했던 총리였으며, 이는 내가 정말로 관심을 가졌던 것이었다. 그는 분명 공화국을 원했다. 그는 완전히 진화된 호주를 원했지만 이는 호주라는 국가가 만들어지기 전의 ‘이 땅과 그 사람들’(First Nations and First Peoples)과의 지속적인 화해에 대한 그의 열망과 연결되었다. 그의 헌신은 절대적이었다”고 강조했었다.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는 지난 4월 3일, 캔버라 의사당에서의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사만타 모스틴 변호사의 차기 총독 지명을 발표하면서 “그녀는 호주의 강력한 원칙에 헌신하며 평생을 살아왔다”는 말로 그녀의 총독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 : Nine Network 뉴스화면 캡쳐
물론 역대 총독 가운데 모스틴 지명자가 첫 공화제 지지자는 아닐 것이다. 전 노동당 당대표이자 제21대 총독을 역임한 빌 헤이든(Bill Hayden)이 그런 인사 중 하나이다.
어찌됐던 모스틴 지명자가 호주의 공화제 전환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계속 견지할 것인지, 그리하여 전통적으로 유지되어 온 총독직을 뒤흔들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모스틴 지명자는 자신의 (총독으로서의) 역할을 공화제 운동에 활용하고, 또한 호주의 공화제 전환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갖고 있는 찰스 3세 국왕에게서 친구를 모색할 수도 있다.
그녀의 계획이 무엇이든, 그녀와 함께 일해 본 이들은 한결같이 그녀의 따뜻한 마음과 공감 능력을 강조한다.
열성적 성평등 옹호자
2022년 모스틴 변호사는 그해 집권한 노동당 정부의 케이티 갤러허(Katy Gallagher) 재정장관이 소집한 여성 경제평등 타스크포스(Women's Economic Equality Taskforce) 의장에 임명됐다.
갤러허 장관은 이 타스크포스 팀에 경제적 성평등을 위한 아이디어를 ‘대담하게’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최종 보고서에서 모스틴 의장은 문제를 직설적으로 거론했다. 그 내용은 “최근 몇 년 동안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 호주 여성들은 여전히 깊고 광범위한 성 불평등에 직면해 있다. 이들(여성들)의 필수적인 기여는 종종 저평가되고 (그 대가도) 과소 지급되어 경제적 불평등을 연속시킨다”, “그들은 ‘안전하고 가치 있다고 느끼며 경제적 번영에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정부) 조치’를 기다리는 데 지쳐 있다”는 것이었다.
이후 모스틴 의장 주도의 타스크포스가 제안한 권장사항 중 3가지가 채택됐다. △홀부모 양육수당 강화, △유급 육아휴직 연장, △휴가 수당에 대한 퇴직연금(‘super’) 지급이 그것이다.
이 타스크포스에서 모스틴 의장과 함께 참여했던 현 생산성위원회 다니엘 우드(Danielle Wood) 위원장은 당시의 기억을 이렇게 말했다.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그녀가 아주 훌륭한 의사소통자일 뿐 아니라 좋은 경청자이며, 그녀의 상호작용에서 나오는 공감과 따뜻함은 정말 빛이 날 정도였다”라고. 이어 우드 위원장은 “모스틴 의장은 각계각층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모스틴 변호사가 이끄는 정신건강 지원 민간기구 ‘Beyond Blue’의 케이트 카넬(Kate Carnell) 부의장 또한 “정말 놀라운 (차기 총독) 지명”이라는 반응이다.
ACT 수석장관이자 호주 상공회의소라 할 수 있는 ‘Australian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ACCI) 대표이기도 한 카넬 부의장은 “모스틴 지명자는 우리가 총독에게 원하는 역량을 정확히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녀는 “모스틴은 영리한 사업가이면서 또한 여성, 가정폭력, 성평등, 기후변화, 호주 원주민에 대한 열정적 옹호자이기도 하다”면서 “누구를 상대하든 동등하게, 자신이 아끼는 사람으로 대한다”고 말했다.
폴 키팅 정부서
노동 관련 정책자문관 경험
1990년대, 모스틴 지명자는 노동당 폴 키팅 총리 및 노동부 장관의 정책 자문관으로 일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경험은 그녀에게 있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었다. 모스틴 지명자는 그 당시를 “내가 거친 여러 직업 가운데 가장 운이 좋았던 시기 중 하나”라고 묘사하면서 “또한 정치 최고위층에서의 매력 없는 문화를 발견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우 남성적이며 마초적이었고 내 입장에서는 결코 건강한 시간들이 아니었다”는 그녀는 “이곳은 좋은 결정을 내리거나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알바니스 총리와 함께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한 사만타 모스틴 변호사는 “성실, 연민, 존종의 자세로 (총독으로서)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사진 : Nine Network 뉴스화면 캡쳐
그러면서 모스틴 지명자는 “나는 정당의 당원도 아니고 가입한 적도 없지만 좋은 정부의 힘을 믿는다. 하지만 여성들이 ‘살기’ 위해(그저 ‘일을 하고 수입을 얻기’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한 채 (정치계로) 가고 싶어하는 곳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키팅 전 총리는 모스틴 변호사의 총리 지명에 대해 “총독으로서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했다. 키팅 전 총리는 “(그녀는) 지역사회와 비즈니스 모두에서 그랬듯 공적 부문에서도 많은 봉사를 해 왔으며 이는 그녀를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진 뛰어난 공동체주의자로 만들었다”며 “실제로 그런 여러 부문에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키팅 전 총리는 “이런 경험과 관심은 그녀가 타고난 능력, 가치, 세상에 대한 감각을 뛰어넘어 그 고귀한 지위(총독이라는)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자격을 추가로 부여한다”고 밝혔다.
■ Samantha Mostyn 프로필
1960s : 1965년 9월 13일, 육군 장교의 딸로 태어남
1980s :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에서 인문학 및 법학 학사 취득
1990s : NSW 상소법원(NSW Court of Appeal) 법원장이었던 마이크 커비(Michael Kirby) 판사의 동료로 근무. 당시 호주 최고 법무법인 중 하나로 꼽히던 ‘Gilbert and Tobin’ 변호사로 근무. 전 교통-통신부 장관이었던 봅 콜린스(Bob Collins) 상원의원 수석 정책 고문. 전 통신 및 예술부 마이클 리(Michael Lee) 수석 정책 고문, 폴 키팅 전 총리 커뮤니케이션 정책 수석 자문관으로 근무
2005-2017년 : 호주 최초의 여성 AFL 위원으로 AFL 정책개발 책임자 및 여성 AFL 대회 설립
2009년 : ‘Crawford Sports Funding Review’(호주 스포츠 관리에 관해 검토하고 권장하는 네 가지 보고서 중 하나) 관련 전문가 패널 중 한 명에 위임
2010s-2020s : ‘Insurance Australia Group’, ‘Optus’ 및 ‘Cable & Wireless plc’ 고위 간부 역임. ‘Transurban’, ‘Virgin Australia’, ‘Citibank Australia’ 비상임 이사. 여성 기후행동그룹 ‘1 Million Women’ 창립 후원자이자 5년간 의장. ‘Global Business & Sustainable Development Commission’ 위원으로 활동. 비영리 민간그룹 ‘Beyond Blue’, ‘Foundation of Young Australians’, ‘Australians Investing in Women’, ‘Ausfilm’, ‘Australian National Research Organisation for Women’s Safety’, ‘Australian Volunteers International’, ‘Carriageworks’ 의장 및 ‘The Australian Museum’ 관장 역임. ‘Reconciliation Australia’, ‘Australia Council for the Arts’, ‘Sydney Theatre Company’, ‘GO Foundation’, ‘Centre for Policy Development’, ‘The Climate Council’, ‘Tonic Media’, ‘Climateworks Australia’ 이사회 소속
2012년 : 국립 정신건강 관련 기구 ‘National Mental Health Commission’ 초대 위원. ‘The Prince of Wales’ Business & Sustainability Programme’ 호주 교수진 회원이자 국제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
2013-2017년 : ‘Australian Council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의장
2017년 : AFL 소속 구단 ‘Sydney Swans’ 운영 이사회 합류
2018년 : 기후변화 대책 활동에 대한 리더십을 인정받아 ANU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 AFLW Cup 홍보대사 임명
2019년 : ‘Investor Group on Climate Change’로부터 연례 ‘Climate Awards’ 수상
2020년 : 유엔 업무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United Nations Day Honour Award’ 수상
2021년 : 기업, 지역사회 및 여성을 위한 봉사를 인정받아 ‘Order of Australia’ 수훈
2023년 :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활동가를 표창하는 ‘Edna Ryan Awards’에서 ‘Grand Stirrer’ 수상
2021-2022년 : ‘Chief Executive Women’ 회장
2022년 : ‘Women's Economic Equality Taskforce’ 의장 임명
April 3, 2024년 : 제28대 호주 총독(governor-general)에 지명(2024년 7월 1일 취임), 현재 ‘AWARE Super’ 의장, 부동산 개발회사 ‘Mirvac’ 이사회 임원.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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