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공화국 대한민국, 부채 감축에 적극나서야 한다.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 국가 등 경제주체의 빚이 국제기구가 정한 채무부담 임계치를 넘은 것으로 나타나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새누리당의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산업연구원 자료를 분석한 것인데 2013년 말의 개인과 기업, 국가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세계경제포럼(WEF) 기준 채무부담 임계치보다 10∼46%포인트 높다는 것이다.
나라 안이 온통 빚투성이라는 말인데 이대로 라면 국가경제가 어떻게 될지 앞이 캄캄하다.
이 의원의 분석을 보면 개인부채는 1219조원으로 명목 GDP의 85.4%나 된다.
WEF 기준 개인 채무부담 임계치 75%보다 10%포인트나 높다. 이와 관련,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는 임계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실토했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6월 가계부채의 위험을 다룬 보고서에서 가계부채가 소비와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임계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기업부채는 1810조원이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명목 GDP 대비 126.8%다. WEF 기준 비금융 민간기업의 채무부담 임계치는 80%다. 우리 나라가 무려 46.8%포인트나 높다.
기업부채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어려운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삼성, 현대, LG, SK 등 전자 자동차 통신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수백조원의 돈을 금고에 넣어놓고 있다고 하지만 거의 모든 기업들이 빚에 쪼들리고 있다. 이를 숫자로 보여준 게 기업부채 임계치다.
국가부채도 말이 아니다. 순수한 국가부채는 940조원이지만 공공기관부채, 공무원과 군인연금 충당금까지 합치면 국가가 책임질 부채는 1천641조원이다.GDP대비 114.9%다. WEF 기준 정부의 채무부담 임계치 90%보다 월등히 높다.
기획재정부는 부채의 빠른 증가 속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업 개혁과 공무원 연금 개혁도 국가부채 개선의 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복지의 증가로 국가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정부도 고민이 클 것이다.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은 안타깝게도 지금보다는 1990년대의 일본과 더 닮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최경환 노믹스’는 41조원 규모의 재정 투입, LTV, DTI 등 주택대출규제 완화, ‘근로소득 증대세제’ 등 3대 세제 도입, 그리고 한은을 압박해 얻어낸 기준금리 인하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정책들은 제목은 그럴 듯 하지만, 속 빈 강정이거나 효과가 제한적인 정책들이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 시절의 재정적자 증가와 감세정책 기조를 크게 수정하지 않아 세수가 부족해 추경편성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정책금융 및 외화대출 지원 등을 동원하는 41조원의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더구나 경기 침체기에 얼마나 많은 가계와 기업들이 자금을 빌려 쓸지 의문이다. 무리하게 집행된 정책자금은 향후 부실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정책 효율성도 떨어진다.
가계와 기업, 국가의 부채 증가는 결국 소비둔화와 내수부진, 생산감소와 기업활동 저조, 성장둔화로 이어지고 저성장과 장기 경기침체로 가는 길목으로 정부가 바짝 신경을 쓰고 긴장해야 한다.
이는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까지 줄어들기 시작해 경제가 큰 위기에 직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답답하지만 현재는 경제주체들이 부채를 줄이기도 어렵다. 오히려 더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일한 방법은 힘이 들겠지만 가계, 기업, 국가가 어떻게든 부채를 줄이기 위해 각자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다.
지금처럼 부채가 많다면 어느 경제주체도 버텨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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