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을 보며 든 생각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독자) = 한국 TV의 한국인의 밥상 이란 프로그램에서 자주 보고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이 좋은 세상에서 살다가보지, 우리 영감은 찌질이도 못 살고 고생만하다 일찌기 저 세상으로 갔다오" 라는 말이다. 촌노들의 애절한 이 말 한마디는 나의 가슴을 거리게 한다.

요즈음 방송 진행자인 최불암씨가 산넘고 물건너 찾아가는 곳은 심신산골이나 한량한 어촌이다. 이런 동네에서는 내 나이쯤 되어보이는 촌노 서넛이 밥상에 둘러 앉아 맛있게 먹는다. 이들은 자신들이 옛날에 보리고개를 넘기기 위해서 먹던 음식이 지금은 웰빙음식으로 변했다고 하면서 그들이 손수 만든 옛 음식을 먹는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이들은 권력도 재력도 명예도 없는 너무나 평범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하나 같이 지금이 좋은 세상이라고 말한다. 이 말이 그들의 본심에서 나온 말일까 아니면 방송사 제작진의 대본에 나온 말일까 다소 의심이 갈 때도 있다. 물론 그녀들의 의식주는 해결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쌀밥과 고기국을 먹어보는 것이 소원일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이런 음식이 흔하다 못해 대접받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지금이 좋은 세상이라는 뜻일 것이다.

6.25때 쌀밥에 고기국을 먹으며 비단옷 입고 기와집에서 살게 해준다는 말을 믿고 부모 형제를 버리고 38선을 넘어간 혈육이 나에게 있다. 우리를 버리고 갔으나 그래도 혈육은 혈육인지라 가끔 생각이 난다.

과연 그도 고기국을 마음껏 먹고 살았을까. 성분 따지고 출신 따지는 세상에서 말이다. 1호 행사가 발동하면 인민을 며칠씩 기차역 대합실에 떡시루 같이 가두고, 식사표 없이는 여행증명 있어도 여행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과연 그곳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지 의심이 간다.

지구촌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좋은 세상 살다 간다고 최후에 만족해 하며 세상을 하직할 수 있을까. 방송을 보면 한국의 촌노들은 행복해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기 쉬운 행복의 요소들을 지니지 않은 한국의 촌노들이 행복해 하는 것을 보면 행복이란 것이 큰 데서 오는 것이 아님은 확실하다. 나는 최후에 웃을 수 있는 군상들 이란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행복을 남의 기준에 맞추지 말고 자신의 능력과 환경에 맞춰 자신의 행복을 갈구하며 열심히 산 사람이 최후에 웃을 수 있다.

평생 힘든 농사 일이나 어부 노릇을 해서 몸은 비록 골병들었으나 그들의 마음은 편안하고 태평스럽게 보인다. 그들은 남에게 피해를 주기 보다는 서로 돕고 정직하게 살아온 군상들일 것이다. 이들은 자기 분수대로 살면서 주어진 일에 열심히 살았을 것이다.

깡촌의 촌노들을 보면 좋은 세상 행복한 세상의 맛은 돈이나 명예, 권력 등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욱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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