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 한번 해볼래요?”…무방비 노출
기숙사에서 버젓이 재배
퇴학에 형사 입건까지
“중독 의심되면 반드시 상담받야야”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 샴페인을 최근 졸업한 C씨는 한국 취업을 택했다.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고 싶었지만 2년전 마리화나를 다량으로 구입해 기숙사에서 피우다 경찰에 체포, 형사 입건되었던 기록 때문이다.
C씨는 “성별에 관계없이 한국 유학생 70%가 한번쯤은 마리화나를 피워봤을 것”이라며 “기숙사에서 피운 것 외에도 대마초 재배를 한 것이 발각되어 학교에서 퇴학당할 뻔했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고 그 후에는 다시 피웠다”고 설명했다.
담배처럼 종이에 돌돌 말아 피우는 마리화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버드(bud)’, ‘빵’, ‘떨’ 등의 은어로 불린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Y씨는 가장 근래의 마리화나 흡연은 “졸업식 후 열린 파티에서”라고 대답했다.
Y씨는 “흔히 집에서 친구들을 불러서 하는 하우스 파티의 경우 술과 담배뿐만 아니라 마리화나도 자연스럽게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조기 유학생으로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Y씨는 외국 친구의 권유로 마리화나를 처음 접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피워봤지만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Y씨는 “피고 나면 배고프기도 하고 감정 표현이 더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령 조그만 일에도 잘 웃게 된다”며 “친구들과 만나면 자연스럽게 대마초를 피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미국 대다수 주에서는 불법이라 하지만 콜로라도에서는 합법화됐다. 중독성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담배는 니코틴 때문에 중독이 되지만 마리화나의 경우 그런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Y씨는 지난겨울 콜로라도에서 캔자스로 오는 도로에서 속도 위반으로 경찰에 걸렸다.
당시 마리화나에서 추출한 오일이 있어 문제가 되었다.
Y씨는 “경찰이 경고와 함께 물건들을 가져갔다. 속도 위반 티켓 외 다른 티켓이 올까봐 집에서 한동안 초조했었다. 다행히 스피드 벌금만 내라고 연락을 받아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K씨는 교환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담배도 한번 피워보지 않은 비흡연자이지만 현지에서 만난 친구를 통해 마리화나를 한번 피워봤다고 했다.
K씨는 “마리화나는 한국에서 피울 수 없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경험도 해보고 싶었고 친구들이 재미있을 거라고 권유해 함께 피워봤다. 하지만 후에는 내가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에서 마리화나를 접할 수 있는 경로는 그리 어렵지 않아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웬만한 파티, 모임에서는 마리화나 흡연이 드물지 않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마초를 피울 경우 효과는 3시간 정도 지속한다. 3시간 동안은 흡사 기분 좋게 술에 취한 느낌이 든다.
시카고 일원 정신건강센터 서비스 관계자에 따르면, 마약 중독 치료를 받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한 번의 안 좋은 경험이 인생을 완전히 망가트려 놓는다”며 “마약 중독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사람이라면 꼭 치료를 받길 권장한다”고 전했다.
시카고총영사관 이준형 경찰 영사는 “한국 유학생들이 마리화나를 판매, 구입 혹은 흡연했을 경우 대한민국 형법에 의해 추후 처벌될 수 있다. 한국 국적이기 때문에 F1 비자가 거절되거나 혹은 압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kim.min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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