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유럽중앙은행 (BCE, Banque Centrale Européenne)은 500유로 권 지폐 발행을 2018년 말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유통 중인 유로 화 지폐의 금액 총액은 10,710억 유로이고, 지폐의 수는 198억 장이다. 그 중 500유로 권은594백만 장으로, 수적으로는 유통 중인 지폐 총 수의 3,2%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는 2,972억 유로로, 전체 금액의27,8%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 고액 권 지폐는 보기가 어렵다. 유럽 연합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이 지폐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 10,000€를 500€ 권 지폐로 하면 20장이므로 일반 편지 봉투 속에 들어가며, 두께는 2mm다. 따라서 이 고액권 지폐의 대부분은 범죄 조직들의 불법 자금 운송용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에 발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발행이 중단되어도, 이미 발행된 500유로 권 지폐는 계속 유통되므로 다른 지폐로 교환할 필요가 없고, 상속이 되어도 문제가 없다. 은행에 회수되는 것은 곧바로 폐기한다.
2016년 3월 현재 500€ 권은 유통 중인 지폐 총 수의 3,2% / 전체 금액의 27,8%를 차지하고 있다. 200€ 권은 각각 1,1% / 3,9%, 100€ 권은 11,7% / 20,3%, 50€ 권은 45,0% / 39,0%, 20€ 권은 17,8% / 6,2%, 10€ 권은 12,0% / 2,10%, 5€ 권은 9,3% / 0,8%이다.
유럽 이외(특히 아프리카 및 전세계 여행객들)에 유통 중인 유로화 지폐의 금액 총액은, 유로화 전체 금액 총액의 약 20%~25%일 것으로 유럽중앙은행은 보고 있다.
500유로 권 발행 중단을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곱게 보지 않는다. 현금을 선호하는 독일인들은 앞으로 지불 수단의 탈물체화(dématérialisation des modalités de paiement)로 지폐가 사라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유로 창설 당시, 500유로 고액권이 발행된 것은, 1000 도이치 마르크(DM)와 비슷한 금액의 지폐 발행을 독일이 강력히 원했기 때문이다.
【이진명 / jinmieungl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