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경락 목사

 

 

Chosun.com이 소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국민 절반 이 "어버이날 부모님 모시고 식사하겠다" 고 한 답변을 소개했다.

 

장성한 두 아들이 결혼하여 사랑하는 딸이 둘이나 생겼다. 올해도 그들은 부모님을 위한 음식을 준비한다. 끈딸은 어머니 좋아하는 Lobster, 작은 딸은 아버지가 좋아하는T-bone Steak을 요리한다고… 교회 예배후에 우리집에서 모여 어버이날 식사를 하기로 했다. 매년 하는 어버이날 행사이다. 그리고 그들이 전하는 어버이날 축하 카드에는 반드시 잊지 않고 넣는 작은 봉투가 있다. 부모님 용돈이다. 나는 이것이 완전한 자녀들의 어버이날 축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 지나칠 수 없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자녀들이 없는 어버이, 있어도 어버이날 이라고 찾아 오지도 않는 외롭고 마음 아픈 부모들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오늘 75세 이상 교인들로 구성된 소망회 설교하는 날이다. “예수 사랑- 부모님 사랑”으로 멧시지를 전하려 고 한다. 예수님의 사랑, 부처님의 사랑이 부모님께 고스란히 전수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산다는것이 무엇이라 할 수 있을 까? 좋은 크리스쳔, 좋은 佛者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식이 없는 노인들께 내 부모에게 하듯 자식역할을 기꺼이 할 수 있을까? 또한 같은 부모된 입장에서 아무도 찾아와 주는이 없는 노부모들께 대신 밥 한끼라도 대접해

주며 인생의 대화를 나누어 줄 수 있다면…하나님도 빙그러 웃어주시리라!

 

예수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 이상으로 부모님께 드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셨다. “하나님이 이르셨으되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시고, 또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방하는 자는 죽임을 당하리라 하셨거늘, 너희는 이르되 누구든지 아버지에게나 어머니에게 말 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 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는도다.”(마태복음 15장 4-6절)

 

마가복음 7:11에서는 장로들의 유전으로 “고르반”의 유전을 말하고 있다. “모세는 네부모를 공경 하라 하고 또 아비나 어미를 훼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였거는, 너희는 가로되 사람이 아비 에게나 어미 에게나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고르반 곧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만이라 하고, 제 아비나 어미에게 다시 아무것이라도 하여 드리기를 허하지 아니 하여 너희의 전한 유전(遺傳) 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여 또 이같은 일을 많이 행하느니라…” 하며 책망했다. (마가복음 7장1-3절)

 

당시 유대인에게는 두가지 규범이 있었다. 즉 거룩한 율법인 모세오경과 구두로 전해오는 많은 교훈과 계명이 있었다. “장로들의 유전”도 모세로 부터 전승된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모세의 법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이자 유대교의 핵심으로 생각하여 엄격히 지켰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여기에 새로운 해석이 첨가되어 구전법이 크게 확대 되었으며, 여러 조항이 까다로와 졌다. 손 씻는 규례도 구전법에 속한다.

 

예수는 전통을 빙자하여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것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부모에 대한 효도는 어떤 법이나 전통보다 앞선다는 것을 직설적이며 가장 강력한 말씀으로 교훈했다..

 

초기불교의 효사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원시불전인 5가지 니까야(Nikāya)에 서술되어 있는 ‘孝’에 관한 내용을 검토함으로써 불타(佛陀)의 효사상의 근원을 찾아낸다.. 이 다섯 가지 인연은 여래께서 출현하시어 마땅히 그 일을 한다고 한다. 불타의 다섯 가지 해야 할 일은 법륜을 굴린다는 것과, 믿음을 갖게 하고, 보리 심을 내게 하고, 수기를 준다 고 하는 일은 모든 여래의 근본 사명이며 여래가 이 세상에 온 근본 목적이라 하겠다.

 

즉 불타의 사명과 나란히 부모를 제도한다는 것 은 분명 재가자와 출가자 혹은 깨달음을 이룬 자라 할지라고 공통적으로 실행해야 할 윤리덕목(倫理德目)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이다. 깨달음을 얻은 불타의 세계에서는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 일체 중생이 한 몸으 로서 나타나게 된다. 그러한 깨달음의 세계에서는 일체 중생 중의 한명이 부모다. 부모는 나로 부터 시작된 처음이자 가장 가까운 인연이다. 내 주변 인연 있는 중생부터 먼저 구제 를 한다는 불타의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서 불교의 효 사상은 시작되는 것 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수도승(修道僧)이었고 사상가였던 만해 한용운은 뛰어난 사랑의 시인이기도 했다. 1926년 나온 그의 시집 《님의 침묵》은 지금 다시 읽어도 아름다운 연애시집이다. 지금 사랑의 열병을 앓는 이라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님의 침묵〉에서 님의 떠남을 슬퍼한 시도,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나룻배와 행인)에서 사랑의 완성을 갈망한 시도 모두 우리에게 감흥으로 다가온다.

 

설악의 품속에서 만해가 홀연 '님(당신)'을 전면에 세운 시편들을 쓰기 시작했을 때, 만해 의 곁에도 실은 사랑이 있었다. 그가 온몸으로 껴안고 살던 아픈 조국과 부처는 물론이려 니와 사랑하지만 가까이할 수 없는 여인이 있었다. 서연화라고 했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 도 않은 자리에서 그녀가 그를 간절히 지켰고, 그의 노래를 받았다.

 

민족시인 만해 한용운(韓龍雲)은 조국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는 “사랑하는 까닭” 이란 시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어머니를 노래하는 듯 깊고 애틋하다. 많은 한국인들이 이를 단지 로맨틱한 사랑시로 알고 애송하고 있다. 만해 한용운(1879~1944) 은 사십 중후반 에 사랑의 까닭을 노래한다.

 

너 벌써 늙었냐고 나를 타박한다. 제목을 붙여 놓고 사랑의 이기성과 맹목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렇다. 아무리 내 사랑이 크다 해도 상대가 내 사랑을 원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니 당신의 죽음까지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당신이 내 '백발'과 '죽음'까지 도 사랑하므로 당신을 미치도록 사랑한다고 말하는 편이 차라리 정직하다. 사랑은 모든 처음과 끝이 일어나고 번지는 인간의 붉은 열정과, 영원한 샘 아니던가.

 

한용운 민족시인이 사랑한 여인의 이름이 서연화라....

이름이 너무나 아름다운 연화

한송이 하얀 연꽃이라.....

수도승 한용운시인의 사랑한 여인답다.

그 사랑 백련처럼 숭고 하였겠지?

베트남의 틱낫한 스님도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는데

숭고하고 부처님의 사랑처럼 여인을 사랑했으리라.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紅顔)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사랑”에서

보물보다 깊으리라

갈산(秋山)보다 높으리라

 

달보다 빛나리라

돌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묻나니 잇거든

이대로만 말해다오

 

필자는 만해의 시에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의 무한한 높이와 깊이를 느낀다. 인간윤리의 우선을 부모 자식관계로 하는것은 예수의 효사상과 일치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환언(換言)하면 모든 종교의 근간이 어버이 모심을 최우선 순위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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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낙동강을 건너 10리정도 거리인 광덕(하회에서 강건너에 있슴)에 있는 신망 중학교를 다닐 때 아버지는 강건너 들에 일하러 가시며 중학생인 나를 지게에 태우고 강을 건너 주셨다. 이른 봄과 늦가을에는 다리를 놓지않아 누구나 얕은 강을 바지를 올리고 건너가야만 했다. 배는 건너 갈수 있는 얕은 물에서는 뜨지 않았다. 아버지는 엄하시고 말이 없으신 분이었으나 말 없이 행동으로 자식을 사랑하신 것을 기억하게 된다.

 

어머니는 천상규수로 집안 일 밖에 모르신 분이었다. 아버지가 작고하시고 당산동 형님댁 에 사셨다. 내가 감리교신학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하고 첫부임지가 김포군 고양리감리 교회였는데 강화도를 마주보는 뻐스가 들어가지 않는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일년이 지났을때 영양 실조와 과로로 폐결핵이 발생했다. 일금500원, 쌀 한말과 보리한말이 교회에서 주는 전부였다. 매일 시골 논두락길을 걸으며 열심히 교인가정은 물론 동네 혼자 사는 노인분들과 몸이 아픈 동네 주민들 까지 심방(尋訪)을 하였다. 그 결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과로로 폐가 약해 전 것이었다.

 

그때 어머니는 알로에를 찌어 즙을 만들어 손수 버스를 타고 버스 정류장에서 5리나 되는 거리를 걸어서 오셨다. 평소에는 바깥출입도 잘 한하시는 분인데… 그때 나는 어머님의 말 없는 사랑을 내 나이 80이 된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이제는 효도를 해 드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우리 곁을 떠나신 다음에야 막급한 후회만 더할 뿐이다. 살으실제 효도를 하지 못하면 평생을 두고 후회가 따르게 된다.

 

 

2016. 5. 8 어버이 날

김경락 목사(밝은한인사회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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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락 목사는 박정희 유신독재가 노골화한 1970년대초 도시산업선교활동을 하며 반독재 반유신 민주화운동을 벌이다 투옥돼 고초를 겪었다. 도미후에도 민초들을 위한 목회의 길을 걸으며 밝은한인사회캠페인과 남북평화통일을 위한 한반도중립화통일운동에 헌신하고 있다. 뉴욕흥사단 회장 역임, 한반도중립화통일운동본부 상임대표. 2012년 CMP 선정 올해의 아시안자원봉사상 수상. '글로벌웹진' 뉴스로에 '김경락의 한반도중립화'에 칼럼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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