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
부임한 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유라시아 평화와 번영'심포지엄에
참석하는가 하면 현지 진출 기업을 방문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등 그 누구보다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조용천 신임 주카자흐스탄 대사를 인터뷰했다.
조대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카자흐스탄의 산업화에 기여하는 호혜적 협력 파트너국이라는 인식을
주재국에 심어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양국간 다양한 문화분야에서의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정책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신경제정책인 '누를리 졸'이 서로 깊은 관계가 있다"고 말하고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큰 역사적 흐름을
읽고 미래에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용천
대사는 "항상 정성을 다하라! 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며 "카자흐스탄에서도 그렇게
정성을 다해 살아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1. 카자흐스탄에
대한 첫인상이랄까 부임소감을 한마디 해주신다면?
"부임 이후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엇보다 카자흐스탄의 역동적인 발전 모습입니다.
카자흐스탄이 구체적인 장기 발전 전략하에 산업다변화와 기술혁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고, 특히 아스타나는 2017년 엑스포 준비 등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카자흐스탄 민족은 한민족과 외모가 닮아서 친근감이 들고, 카자흐스탄에서 한국 드라마와 K-POP을 바탕으로 하는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기쁩니다."
2.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관계 현황과 향후 전망?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1992년 수교이래 경제, 무역, 문화, 의료, 공공행정 등 다양한 방면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서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입니다.
특히, 작년 사증면제협정 및 한시적 근로협정 체결과 올해 6월 서울-아스타나 직항로 개설로 양국 국민간 교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자흐스탄은
에너지·자원 편중 구조에서 탈피하고자 산업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다양한
제조업이 발달한 한국은 카자흐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우리
기업들의 카자흐스탄 진출을 적극 지원하여 한국이 카자흐스탄의 산업화에 기여하는 호혜적 협력 파트너국이라는 인식을 주재국에 심어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3. 문화외교에
대한 대사님 의견?
"문화는 양국 국민의 역사와 전통을 서로 더욱 잘 이해하고 국민들간 정서적 유대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기에 양국관계의
기초가 되는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문화원과
교육원을 중심으로 한국영화제, K·Pop 경연대회, 한식홍보, 한국어말하기대회 등 해마다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되고 있으며 한국 문화에 대한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관심이 날로
더해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카자흐스탄과 카자흐스탄 문화가 점점 더 알려져지고 알려지고 있으며 이와 같은 상호이해와 관심은 장기적인 양국관계 발전에 단단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앞으로도
한국문화원과 교육원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우호적인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 양국간 쌍방향
문화교류 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양국의 인적교류와 공동주관 행사를 확대하고, 연예, 영화, 음악, 스포츠, 한식, 관광 등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 양국간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4. 중국통으로
알려져 계신데,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카자흐스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시는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꿈을 국가비젼으로 제시했는데 이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의 하나가
일대일로 정책입니다. 등소평 이후 중국 리더십의 특징은 정책목표를 추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것이 권위주의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만 어떻든 결과적인 측면에서 중국의 경제적 발전과 이에
따른 중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강화를 가져 왔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시진핑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될 거라고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를 추진할 하나의 틀인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가 조만간 창설되어 금융분야에서의 지원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대일로
정책은 카자흐스탄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요충으로서 일대일로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카자흐스탄의 협력이 불가결하기 때문입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국가입니다. 이러한 카자흐스탄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카자흐스탄이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은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신 경제정책 “누를리졸”(미래의 길)과 “카자흐스탄 2050” 국가발전전략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고 보여집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 지역 물류의 중심지가 되려는 정책을 추진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카자흐스탄의 신 경제정책 “누를리졸” 이 만나면 한 때 동서양 무역로인 실크로드의 핵심 길목에 있던 카자흐스탄이21세기에 들어 다시금 동서양 무역과 문물의 교차로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있는 우리 국민과 기업인들께서는 이러한 큰 역사적 흐름을 읽고 미래에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5. 외교관이
되신 후 가장 보람에 남는 일?
"외교관으로서 오랜 동안 일을 해왔습니다만 막상 어떤 일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좀 난감합니다. 그래도 한 가지를 말씀드린다면 제가 2008-2010간 주미 대사관에 근무할 때 우리 국민들이나 유학생, 주재원들이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따기가 어려워 고생하는 것을 보고 미국 동부에 있는 메릴랜드주와 우리나라간 운전면허 상호인정에 관한 협정을 추진해서 어렵게
이를 성사시킨 일이 있습니다. 이후 우리나라와 미국의 10여개
주간에 현재 유사한 운전면허 상호 인정협정이 맺어져 우리 국민들이 편하게 미국의 여러 주에서 운전면허를 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그만 일이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는 점에서 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6. 대사님의
좌우명? 취미?
"좌우명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저는 “항상 정성을 다하라” 라는 생활태도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보니 공자의 중용 23장에 비슷한 말이 있더라고요. 제 인생관을 설명하기 위해 이를
인용해 보고자 합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이 나라 저 나라를 돌아다니는 떠돌이 생활을 하다보면 정을 붙이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생활 태도를 가지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 나라에서 살더라도 항상 즐거움이 있더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
카자흐스탄에서도 그렇게 정성을 다해서 살아보려고 합니다.
취미라
할 거는 없지만 제가 원래 좀 약하게 태어나서 건강을 위해 언젠가부터 아침마다 운동을 합니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주로 걷기 운동을 하는데 아침에 4킬로씩을 걷습니다. 일종의
취미가 되었죠. 걷기를 하면서 하루의 일과도 생각하고 미래도 설계하곤 합니다.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에 좋습니다.
(인터뷰 : 김상욱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