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팩스-닐슨의 4월 여론조사에서 자유-국민 연립 여당의 지지도가 전월에 비해 3%포인트 하락, 48%를 기록했다. 반면 녹색당은 지난 해 9월 연방 총선 당시(9%)에 비해 절반 가까이 상승한 17%로 높아졌다.
4월 페어팩스-닐슨 여론조사... 노동당 52%로 연립 앞서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정부가 7개월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페어팩스-닐슨(Fairfax-Nielson)의 4월 여론조사에서 현 연립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크게 하락한 반면 녹색당 인기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당 선호도에서 노동당은 지난 달 조사 당시 49%의 지지도에서 3% 포인트 상승된 52%를 기록한 반면 자유-국민 연립에 대한 지지도는 3% 포인트가 하락, 48%를 나타났다.
페어팩스 닐슨이 지난 주 10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이번 4월 조사에서는 특히 녹색당에 지지도가 급격히 상승, 녹색당 사상 처음으로 17%의 유권자 지지도를 확보했다.
녹색당의 이 같은 지지도 획득은 지난 해 9월 연방 총선 당시보다 두 배에 달하는 유권자 점유율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연립 정부의 인기도 하락은 탄소세 및 광산세금 폐지, 국가 재정상의 책임 있는 예산 등의 문제가 정치적 논쟁으로 정리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애보트 정부가 호주에서의 기사(Knight) 및 데임(Dame. 영국에서 남자의 Sir에 해당하는 훈장을 받은 여성에게 붙는 직함)을 복원함으로써 깜짝 인기를 얻는 듯 했으나 아서 시노디노스(Arthur Sinodinos) 재무 차관 및 그와 연계된 오비드(Obeid) 패밀리의 부정이 드러나고 반인종차별법를 둘러싼 정부의 애매한 정책도 집권당의 인기도 하락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현재 호주인 10명 중 9명은 인종이나 민족을 기준으로 특정 대상에 대한 모욕은 불법으로 간주하는, 반인종차별법이 존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인종차별금지법에서 ‘모욕’(offending, insulting or humiliating)에 대한 법적 제재조치를 삭제하려 하고 있으나 호주인 10명 중 6명은 ‘누구나 편견을 가질 수는 있다’는 연방 법무부 조지 밴디스(George Brandis) 장관의 조항에 반대를 표하고 있다.
이 같은 이슈는 최근 수 주 동안 정부가 광산세와 탄소에 폐지에 대한 노동당의 의사 방해에 대항해 강력한 공공 이슈로 부각시키려 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양당 선호도에서 노동당이 월등한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녹색당 지지에 의한 바가 크다. 즉 기존 자유-국민 연립의 정책을 지지하던 이들 중 상당수가 녹색당으로 돌아서면서 자유당 지지율이 상당히 떨어지게 된 데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주요 도시와 그 외 지역 유권자 투표성향의 분명한 차이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페어팩스-닐슨의 여론조사 전문가 존 스터튼(John Stirton)씨는 “연립 여당에 대한 지지도 하락은 지방 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각 주 주도인 메인 도시 외 지역 유권자들의 연립 여당에 대한 지지도 이탈은 8%로 현저하게 하락했으며, 이에 따라 연립 여당 인기도는 전월의 50%에서 42%까지 떨어졌다. 반면 각 주 주도에서의 연립 여당 인기도는 1% 포인트가 하락, 40%에서 39%를 기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호주 전국에서 140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난 주 목요일(10일)부터 토요일(12일)까지 3일간 전화를 통해 실시됐다. 이 기간은 애보트 수상이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을 방문, FTA 서명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외교적으로 큰 성과를 거둔 한 주이기도 했다.
이런 면에서 다음 달 여론조사에서는 자유-국민 연립 여당이 하락한 인기를 다시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페어팩스-닐슨 4월 여론조사 결과
-양당 선호도 : 노동당 52%, 자유-국민 연립 48%
-각 당 선호도 : 연립 40%, 노동당 34%, 녹색당 17%, Palmer United 4%, 기타 정당 5%
-애보트 수상의 정책 : 찬성 43%, 반대 50%, 무응답 7%
-빌 쇼튼 야당 대표의 정책 : 찬성 43%, 반대 41%, 무응답 16%
-특정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모욕’이 불법이라고 보는가? : 그렇다 88%, 아니다 10%
-호주에서 영국식 기사작위 부활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 반대 50%, 지지 35%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