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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북부 해안(northern beaches), 콜라로이(Collaroy)를 강타한 폭풍으로 심하게 훼손된 주택들. 이번 폭풍 피해는 이미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질학 전문가, “예고된 사고”... 침식 위험 여전히 남아

 

지난 주말(4, 5일) 시드니 전역을 강타한 폭풍으로 일부 해안 지역에서 상당한 주택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특히 심각한 피해를 입은 콜라로이(Collaroy)와 나라빈(Narrabeen) 해안의 경우 여전히 침식의 위험이 남아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폭풍이 지나간 뒤 금주 월요일(6일) 밤 가장 피해가 심했던 해인 지역을 조사한 NSW 대학 수질문제연구소(Water Research Laboratory) 이안 터너(Ian Turner) 교수는 “지난 토요일(4일) 오후 이후, 일부 지역의 경우 해안에서 무려 50미터 안쪽까지 침식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터너 교수는 또한 “연구소가 조사한 지역에서 해안을 따라 매 미터당 150세제곱미터의 모래가 벗겨져 나갔으며, 이는 현재 우리가 이전의 서핑지역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주 월요일 이후 폭풍은 약해지기 시작했지만 거대한 파도가 계속 밀려들고 있으며, 이로 인한 해안가 지역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터너 교수는 또한 “시드니 지역 대부분의 피해는 지난 주 토요일(4일)과 일요일(5일) 밤에 발생했지만 금주 월요일(6일) 밤의 상당한 조류 흐름으로 5미터의 추가 침식이 더해졌다”고 덧붙였다.

가장 피해가 컸던 콜라로이 소재 피트워터 로드(Pittwater Road) 상의 해안가 주택들은 금방이라도 벼랑 끝으로 치달을 상황이며 한 주택의 해안 쪽 선룸(sunroom)은 또 다시 모래 위로 허물어진 상태이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토니 카고스키(Tony Cagorski)씨는 “금주 월요일 밤, 계속된 대형 밀물로 인해 추가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주택의 정원 2-3미터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금주 화요일(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취재진에게 “우리 집 해안쪽 선룸과 베란다는 이미 무너졌으며, 이로써 우리는 전체적으로 우리 주택 부지 중 15미터가량을 잃었다”면서 “감사하게도 태양은 다시 떠올랐고 심한 파도와 밀물은 잠잠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너진 선룸의 가구들, 베란다의 창문들 또한 해안가로 떨어져 나뒹굴었으며, 그의 주택 건물 또한 10미터 부분이 손상된 상태이다.

주택의 바닥장식 회사를 운영하는 카고스키씨는 지난해 이 주택을 구입했으며 지난 주 일요일 저녁, 위험 상황에 처하자 그는 아내와 함께 집을 나와 대피해야 했다.

NRL(National Rugby League) 불독스 팀(Bulldogs team)의 데스 하슬러(Des Hasler) 감독이 거주하는 주택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금주 화요일(7일) 아침, 추가 침식을 우려해 위험 요소가 있는 주택가를 폐쇄했으며, 토목 엔지니어들은 위험 상황에서 대피했던 피트워터 로드 상의 주택 거주자들이 귀중품을 챙기기 위해 각자의 주택으로 들어가기 전 안전여부를 체크했다.

이날(화, 7일) 아침 NSW 기상청(Bureau of Meteorology NSW)은 더 이상의 위협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일부 주거지의 경우 여전히 낮은 수준이긴 하나 침식 위험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북부 해안가 주택 위험,

지질학 전문가 경고

 

한편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콜라로이와 나라빈 해안가 주택 및 유닛의 경우 ‘사고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과 상황’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제기됐다.

호주 유명 해안지역 관리 전문가이자 시드니 대학 지질학부의 앤드류 쇼트(Andrew Short) 교수는 특히 시드니 노던 비치(northern beaches) 지역의 일부 해안가 주택은 여전히 ‘위험 상황’에 놓여 있다고 우려했다.

쇼트 교수는 금주 월요일(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 다수의 주택이 폭풍과 파도에 훼손된 것과 관련, “심한 폭풍이 콜라로이(Collaroy)와 나라빈(Narrabeen)의 해안가 주택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은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너무 오랫 동안 정부는 (이 같은 위험 상황 해결이) 너무 어렵거나 비용이 엄청나 문제를 방치해 두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콜라로이 비치는 NSW 해안 지역 가운데서도 가장 위험한 곳으로 꼽혀 왔다”면서 “100년 이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으면서도 100년 이상 방치돼 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폭풍에 대해 “40년 이래 가장 심한 것”이라는 쇼트 교수는 “위험상황에 놓인 지역이라는 게 충분히 관측되는 만큼 이번과 같은 규모의 폭풍이 또 다시 발생할 경우 영향을 받을 것임은 충분히 예견된다”고 말했다.

지난 일요일 밤, 해안을 따라 싱크홀과 대규모 손실을 야기한 8미터 높이의 파도가 지난 간 후 몇몇 해안가 주택은 모래절벽 끝에 일부의 건물만 남긴 채 바다로 휩쓸려갔다.

쇼트 교수는 이번 피해 상황에 대해 “새로울 것이 없다”며 “정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이런 피해는 또다시 발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40년대와 60년대에도 엄청난 폭풍으로 이 지역 주택들이 침식된 바 있다고 설명한 뒤 “과거 이 지역 카운슬은 이런 위험을 외면한 채 주택건설을 허용하는가 하면 고층 건물 등 개발에만 몰두해 왔다”며 “결국 이는 사고를 기다리고 있었던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쇼트 교수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나라빈과 콜라로이 지역 해안에 방파 벽(sea walls) 공사가 시행되기는 했지만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무계획적인 것이었으며, 결국 심한 파도에 이 방파 벽은 맥없이 무너졌다.

지난 2003년에도 방파 벽 설치가 제안되었지만 해안 파괴를 우려한 지역사회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쳐 보류되기도 했다.

지난 5월, NSW 기획부 롭 스콕스(Rob Stokes) 장관은 해안 침식을 막고 위험상황에 대비한다는 취지로 7천만 달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주 정부는 또한 해안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각 지역 카운슬로 하여금 일관성 있는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구하기 위해 새로운 법안을 도입했다.

스톡스 장관은 월요일(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콜라로이와 나라빈 지역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방파 벽의 질적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안전한 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카운슬과 해안가 주택 소유자들도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주 정부의 카운슬 합병에 따라 ‘노던 비치 카운슬’(Northern Beaches Council)이 된 와링가 카운슬(Warringah Council)은 지난 수년 동안 해안가 주거 부지가 침식되는 것을 막는 데 있어 다른 방식을 적용해 왔다.

쇼트 교수에 따르면 1970년대 카운슬들이 주거지로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부동산을 매입, 이 지역을 공원으로 전환하고 80년대에는 이 지역의 재개발을 불허한다는 계획을 시도했으나 법정에서 무산됐다.

2014년, 카운슬은 ‘해안지역 관리 계획’(Coastal Zone Management Plan)을 채택, 해안의 지질 변화에 따른 자산 보호는 그 자산 소유자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

이번 폭풍 피해와 관련,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NSW 주 수상은 “토목 엔지니어들이 손상된 가옥을 조사하고 있으며, 재건축을 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면서 “너무 엄청난 폭풍이어서 이를 막을 방법은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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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4, 5일) 이어진 폭풍으로 콜라로이(Collaroy)와 나라빈(Narrabeen) 지역의 해안가 주택들이 심하게 파손된 가운데 월요일(6일) 밤에도 심한 파도에 추가 파손(사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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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피해 지역인 콜라로이(Collaroy) 해안가를 둘러보는 NSW 주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주 수상. 전문가들은 정부의 조치가 없는 한 해안 지역 침식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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