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상위 부자 7명의 부가 저소득 계층 20%의 전체 자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번 연방 정부 예산은 이 불평등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상위 갑부들을 묘사한 일러스트.
호주연구원(Australia Institute), 소득 불균형 심화 ‘경고’
호주의 상위 부자 7명의 자산이 호주 저소득층 173만 가구를 합친 자산을 크게 상회하며 이번 연방정부 예산은 이 같은 빈부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호주연구원(Australia Institute)의 경고가 나왔다.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의 최근 데이터는 호주 저소득 가구 20%의 합계 자산은 54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호주 경제전문 주간지로 매년 호주 상위 부자들의 자산을 집계, 발표하는 BRW(Business Review Weekly)에 따르면 호주 상위 부자 7명의 전체 자산은 560억 달러에 달한다(지난 호 본지 Australian Rich List 보도 참조).
이들 면면을 보면 서부 호주 철광석 갑부인 지나 라인하트(Gina Rinehart), 쇼핑센터 보유자인 프랭크 로위(Frank Lowy), 카지노 재벌 제임스 패커(James Packer), 자원재활용 회사를 운영하는 앤서니 프랫(Anthony Pratt), ‘Glencore Xstrata’ 최고경영자 이반 글라센버그(Ivan Glasenberg), ‘메리톤 아파트’ 사주 해리 트리거보프(Harry Triguboff), 부동산 투자회사 전무이사인 후이 윙 마오(Wing Mau Hui) 등이다.
호주연구원의 보고서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은 최고 한계소득 세율 감소와 같은 호주의 정책이 호주 최고 상위 부자들의 자산 증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정부가 이번 예산안처럼 저소득 계층에 대한 지원을 줄일 경우 상위 부자와 저소득 계층의 부 격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연구원 보고서는 지난 8년간 노동당과 자유당 정부에 의해 도입된 세금감면 비용에 있어 상위 10%가 전체 납세자의 80%가 받은 혜택보다 훨씬 많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호주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이 나라의 평균 소득이 개인의 소득과 유사하다고 믿고 있으며, 따라서 소득 불평등이 어느 정도인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연간 2만 달러에서 4만 달러 사이의 수입을 얻는 사람들은 호주인들의 평균 수입이 이 정도라고 믿고 있다. 연간 10만 달러에서 15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이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연방 재무부 조 호키(Joe Hockey) 장관이 노인연금 수령 연령을 높이기로 한 결정은 소비자 물가지수를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노인 계층의 연금수입은 사회적 임금수준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는 경제학자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교수는 전 세계적인 소득 불평등 심화를 경고한 바 있다.
호주연구원 최고책임자인 리차드 드니스(Richard Denniss) 박사는 임금보다 더디게 인상되는 애보트 정부의 이번 예산 결정은 필연적으로 부자와 저소득 계층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드니스 박사는 “최근 조사 결과 호주인 80% 이상은 호주의 복지 수준이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더 증가해야 한다는 반응이었다”면서 “심지어 세금을 더 부담하는 한이 있더라도 복지 혜택이 줄어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팔머연합당(Palmer United Party)의 클리브 팔머(Clive Palmer) 대표는 금주 월요일(7일)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노인연금 수령자나 저소득 계층의 실질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애보트 정부의 지역보건의(General Practitioner) 진료비 $7 지불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