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군 내부에서 병사들간의 가혹행위가 도마에 올랐다. 해병대 간부후보생의 자살로 시작된 왕립위원회(Royal Commission) 조사가 확정된 가운데 군 복무 중 이 같은 행위를 당했던 퇴역군인들의 증언까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해병대 간부후보생 훈련의 한 장면.
가족 진정에 왕립위원회 조사 결정... 군내 가혹행위 만연 드러나
호주 군 내에서도 후임자에 대한 가혹행위가 발생, 왕립위원회(Royal Commission)가 직접 조사에 나섰다.
왕립위원회는 호주 해병대 신병교육대에서 일어난 10대 간부후보생에 대한 성 학대 및 군내 가혹행위에 대한 전면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금주 화요일(21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왕립위원회가 ‘지난 2000년 국방부로부터 불명예 전역을 지시받고 자살한 해병대 간부후보생 엘리노어 티블(Eleanore Tibble)의 죽음이 선임자의 성폭행과 관련되어 있다’는 증거를 제출하며 전면조사를 요구한 엘리노어의 어머니 수잔 캠벨(Susan Campbell)씨의 요청을 수락해 서부 호주 류윈(Leeuwin), 빅토리아 발콤(Balcombe)과 푸카푸얄(Puckapunyal), NSW 와가와가(Wagga Wagga) 및 카푸카(Kapooka) 소재 간부후보생 교육시설에 대한 전면조사를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호주 해군 레이먼드 그릭스(Raymond Griggs) 중장(Vice Admiral)은 이미 왕립위원회로부터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함과 동시에 모든 증거물을 제출할 것을 지시받은 상태이다.
왕립위원회 앵거스 스튜워트(Angus Stewart) 위원은 “류윈 소재 해병대 간부후보 교육시설에서 보고된 모든 가혹행위에 대해 전면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전 조사에서 밝혀진 바로는 호주 간부훈련소 내 상관에 의한 협박, ‘nuggetting’(칫솔로 교육생의 성기를 문지르는 행위), ‘royal flush’(변기 사용 후 얼굴을 집어넣고 물을 내리는 행위), ‘gotcha’(샤워 중 선임이 후임의 성기를 꼬집는 행위) 등 갖가지 가혹행위가 만연하며, 이에 대해 신입 간부후보생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오히려 후보생을 불명예 전역시키는 등 가혹행위를 묵인하는 국방부의 부적절한 대응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부 신병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밤중에 체육관으로 끌려 나가 신병들로 하여금 서로에게 성폭행을 하도록 하고 다른 신병들은 그 모습을 보게 하는 등의 성학대 행위도 있었다.
한편 지난 1970년대부터 이어진 이 같은 군내 가혹행위와 관련, 퇴역군인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어 군부대 내 가혹행위는 이번 사건뿐 아니라 시간을 거슬러 이전의 사건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수현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