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있는 ‘아이스 흡입실’, 현재 독일 전역에는 26개의 약물 흡입센터가 있으며 흡입센터는 치료실과 연계되어 있다.
공공의료 전문가들, “세계적 추세”... 과다복용 따른 사망 줄여
NSW 봅 카(Bob Carr) 전 주 수상이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s)의 일종인 속칭 ‘아이스’(ice)의 중독자 흡입실 설치를 지지하고 나섰다. NSW 주 수상 재임시 추진됐던 의료관리약물투입실(Medically Supervised Injecting Centre. MSIC)은 그의 정치경력 중 최대 성과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1999년, 카 전 주 수상은 당 내외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 호주 최초로 의료관리약물투입실 설립을 추진했다. 중독자들로 하여금 의료진의 관리하에 합법적으로 마약을 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 MSIC에 대해 주 정부 보고서는 물론 글로벌 컨선턴트 회사인 KPMG는 소외계층의 지나친 마약복용을 막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카 전 수상은 “정부가 제공한 헤로인 흡연실을 통해 헤로인 중독자의 의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함으로써 ‘눈에 띄는 성과’를 얻은 만큼 필요한 관리 시스템을 만들면 아이스 중독자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스 흡입실’ 설치를 주장해왔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부와 민간의 의견은 분분한 상황이다. 지난 주 토요일(2일) NSW 주 정부는 아이스 마약 중독자들을 위해 약물 투입실(Drug-consumption room)을 만들 계획이 현재는 없다고 밝혔으나, 정부 소속 약물 치료 전문가인 로버트 그레이엄(Robert Graham) 박사는 정부시책과 관계없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약물 관련 법안 개혁 캠페인을 전개하는 공공의료 전문가 알렉스 워닥(Alex Wodak) 및 매트 놉스(Matt Noffs) 박사는 킹스크로스(Kings Cross)의 MSIC와 유사한 ‘아이스 흡입실’을 설치하는 것이 전 세계적 추세라며 약물 흡입실 설치를 찬성하고 있다.
연방경찰청의 닉 팔머(Nick Palmer) 전 청장 역시 아이스 흡입실에 대한 찬성의사를 보였다. 그는 독일이나 스위스에만 해도 30여 곳의 흡입실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90곳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유럽연합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마약 흡입실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음에 이르는 사고를 낮춰주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한다’고 되어 있으며 ‘마약으로 인한 범죄 및 사고율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 카 전 주 수상은 “90년대에 유행하던 헤로인에서 이제 더욱 많은 약물들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고 이에 따라 MSIC의 정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레이엄 박사도 이에 찬성하며 ‘아이스’를 흡입할 때 깨끗하고 안전한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안전한 도구가 확보되면 안전한 장소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공공 의료서비스와 연계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유수현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