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버스 캠페인에서 부인 클로 쇼튼(Chloe Shorten) 여사와 함께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는 빌 쇼튼 대표. 노동당은 구식 선거운동인 이 같은 방법과 소셜 미디어를 최대한 활용, 부동의 유권자 층을 깊숙이 파고 들었다.
캠페인용 버스-소셜 미디어 최대한 활용
금주 목요일(7일) 오후 2시30분 현재, 6개 선거구 집계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유-국민 연립은 73석을, 노동당은 66석을 확보한 상태이며 녹색당 1석, Katter's Australian Party 1석, Nick Xenophon Team 1석, 그외 무소속이 2석을 자치한 상황이다.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연립이 정부 구성 요건이 76석을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극히 열세라고 판단됐던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대대적인 약진’이라 할 정도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은 그간의 열세를 어떻게 극복한 것일까. 집계가 시작되고 노동당 승리 지역구가 늘어나면서 호주 언론들은 일제히 노동당의 선전 배경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노동당은 선거 캠페인에서 자유당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들에게는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있었으며, 캠페인 봉사자들은 지도부와 한 마음으로 직접 유권자와 부딪히거나 소셜 미디어 공세를 펼쳤고, 캠페인용 버스로 호주 전역을 누비며 노동당 정책 홍보에 주력했다. 그야말로 할 수 있는 모든 선거운동을 다 동원한 것이다.
노동당 선거운동 자문을 맡은 다린 버넷(Darrin Barnett)씨는 “캠페인에 참여한 모두가 지도부의 통솔에 잘 따랐으며, 모두가 하나 되어 캠페인에 전념했다”며 아낌 없는 칭찬을 쏟아냈다.
바넷 자문위원은 금주 월요일(4일) ABC 방송 ‘Lateline’ 프로그램에서 “쇼튼 대표가 이끈 팀은 놀랄만한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모두가 하나의 팀이 되어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주 전역을 순회한 쇼튼 대표의 선거 캠페인 버스는 예전의 방식이었지만 노동당은 또한 소셜 미디어를 최대한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골수 노동당으로 꼽히는 밥 호크(Bob Hawke) 전 수상은 “연립 정부 하에서는 메디케어 시스템이 민영화될 위험이 높다는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으로 노동당 선거 캠페인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바넷씨는 “이는 호주 유권자 각 계층에 아주 폭넓게 퍼진 메시지가 됐다”면서 “턴불 정부가 의료 복지서비스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아예 이 주제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노동당의 ‘메디케어’ 캠페인은 모든 호주인들의 주목을 받은 이슈가 됐다”고 덧붙였다.
자원봉사자 지원 엄청나
이밖에도 노동당은 엄청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노동당과 연립이 막상막하의 표 대결을 펼치는 접전지역에는 노동조합의 수많은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콜드 콜’(cold-call. 상품구입이나 투자, 특정인에 대한 투표 등을 권유하는 전화)을 펼쳤고, 유권자들로 하여금 투표용지에 자유당 기입을 맨 마지막으로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노동당의 커뮤니티 캠페인 조직인 ‘GetUp’에는 3천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있었으며, 이외 비공식 봉자사들도 상당수에 달했다. 이들은 8주 연속 노동당 정책 홍보는 물론 가장 보수적인 후보들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노동당 커뮤니티 조직인 ‘GetUp’의 폴 오스팅(Paul Oosting)씨는 “보건, 교육, 기후변화 정책을 집중 홍보했으며, 노동당 의석 확보가 불안한 지역 유권자들에게는 전화공세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오스팅씨는 이어 “불안정한 선거구의 경우에는 극우파를 주 타겟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고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가진 후보에게는 표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직접 설명했으며, 이런 전략이 성공을 거두었다”고 덧붙였다.
자유당 소속의 에릭 아베츠(Eric Abetz) 상원의원은 타스마니아 주 바스 지역구(Tasmanian seat of Bass)에서 앤드류 니콜릭(Andrew Nikolic) 후보가 패하자 노동당 커뮤니티 캠페인 조직인 ‘GetUp’을, 우사한 발음의 ‘grubs’(땅벌레 또는 유충)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유권자들, 노동당
메시지에 귀 기울여
선거 전 마지막 72시간은 노동당에게 매우 중요했다. 노동당이 그 동안의 캠페인을 정리했을 때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것이 드러났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노동당은 다시금 ‘메디케어’ 메시지 전략을 택했고, 이는 한 번 더 유권자 층을 파고 들었다.
시드니 서부 린세이 선거구(seat of Lindsay)를 기반으로 하는 NSW 자유당의 피터 콜린스(Peter Collins) 전 대표는 지난 2013년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이번 연방 총선에서는 다시 노동당에 의석을 내주었다.
콜린스 전 대표는 “노동당의 목표는 보건 복지에 대한 자각을 주는 것이었으며 최소한 린세이 선거구에서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불안정 지역에서도 이 ‘메디케어 공포’라는 국가적 이슈가 받아들여졌는지는 모르겠으나 지역 병원에 영향을 줄 것임을 인지시킨 것은 분명한 듯하다”고 말했다.
사실 자유-국민 연립이 ‘메디케어’ 루머(연립 정부가 의료 시스템을 민영화하고자 한다는)를 극구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의 메시지는 확고부동했다.
노동당 쇼튼 대표와 그의 캠페인 팀은 현메디케어 시스템 고수를 약속했으며, 수많은 유권자들이 이를 지지했다.
바넷씨는 양당 대표의 선거운동에 대해 “쇼튼 대표는 턴불에 앞서 마지막 순간까지 캠페인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턴불 수상은 사람들이 와서 자기를 위해 투표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반면 쇼튼 대표는 자신이 약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노력을 다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