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사는 삶의 가치 알아야

(탬파=코리아위클리) 신동주(독자) = 나의 부모님은 근면한 농사꾼의 삶을 사셨다. 흉년이 와도 끼니를 걸렀던 기억이 전혀 없으니 부모님의 근면 덕분이지만 더 나아가서는 조부님 덕이기도 하다.

조부님께서는 천석꾼까지는 아니었지만 상당한 농지를 지닌 지주이셨다. 그는 나의 부모님께 숙달된 농사꾼의 모본을 보여 주시고, 부모님께서는 내게 근면함을 보여주시며 유용하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 성공적인 삶을 이끌어 나가라고 가르쳐 주셨다.

부모님께로부터 받은 이 훌륭한 선물은 나의 삶의 바탕이 되었고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되었다. 그들은 지금 세상에 안 계시지만 직업 윤리를 가지고 살아가고자 애쓰는 모습으로 영면하신 부모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뼈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

직업윤리를 철저히 갖고 사는 일은 쉽지 않은 것 같다. 때로 완벽주의에 빠지거나 야망이 지나치게 되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병을 초래할 수 있다. 일에 대한 기쁨 보다는 주위 사람과의 비교나 결과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소망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받은 축복을 헤아리는 시간, 휴식과 재창조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과 같은 가치 있는 시간과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가 문장의 끝에 마침표를 찍는 것처럼 일주일 간의 노동시간 어딘가에도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일이 남아있는데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나는 멈추고 휴식하면서 정말로 중요하지 않은 일은 뒤로 하고 중요한 일들은 경중을 가려 순서대로 처리해도 일거리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다 보니 종종 일 중독에 빠져 중요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일까지 해결하려 든다.

우리의 인생은 골치 아픈 일의 연속이다. 실수도 많다. 우리의 문화는 건강하지 못한 선택을 하도록 부추긴다. 내 재능이 주위사람들의 재능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경쟁을 하려 든다. 그러니 그 짐이 얼마다 무겁겠는가. 이 땅에서 고된 일을 마친 후 마음은 진흙 처럼 무겁고 쓰레기가 가득한 낡은 우물과 같지는 않을까.

자신의 직업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지만 진정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지 항상 점검해 볼 필요성을 느낀다.

인간은 ‘형이상학적 동물’이라고 했다. 이는 인간만이 우리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으려 방황하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이야기다. 꿈도 이러한 가치를 이루고 싶어하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변호사의 꿈. 어떤 사람은 은행원의 꿈, 어떤 사람은 좋은 여자 친구를 갖고 싶다는 꿈, 어떤 사람은 훌륭한 아버지의 꿈 등을 꾼다.

나도 큰 꿈을 가진 적이 있었고 무언가를 얻으려고 아둥바둥 했었다. 그러나 나의 원대로 얻을 수는 없었다. 설사 원하는 것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행복하고 영원히 만족했을까.

나는 의외로 가진 것은 별로 없는 요즘이 행복하다. 매일매일 자유롭고 하루하루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 뺨을 스치는 바람, 귓가에 들려오는 새 소리, 코에 닿는 향 냄새, 혀로 느끼는 차의 맛 등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좋기만 하다.

이민생활이 길어지면서 내가 태어난 땅이 더욱 그립다. 부모님을 떠올리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깊어진다. 그리고 경제발전을 이루어 이제는 세계속에서 ‘코리아’란 이름을 이모저모로 새기고 있는 것을 보면 가슴 뿌듯하게 느껴진다.

미국 땅에 정도 들어 지금 살고 있는 이곳도 소중하게 여겨진다. 이민자로써 이방인과 같은 느낌을 지닐 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가족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을 사랑한다. 미국인들이 나라에 관심을 가지며 때로 진취적이고 때로 도전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존경스럽다.

나는 꿈을 이루지 않았을까. 삶이 만족스러운 것은 꿈의 긍국의 목적인 행복을 이뤘다는 것일게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삶은 차라리 고통의 연속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지 모른다. 그러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가정과 사회와 균형을 이루며 살며, 때로 진정한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점검해보고 산다면 자신이 살 수 있는 최고의 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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