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궁전에는 황제와 황후의 용상까지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교수) = 북경의 중심가로부터 약 50km떨어진 곳에 불가사의의 명 십삼능이 있습니다. 명나라에는 열 여섯 황제가 있었으나 세 황제는 딴 곳에 묻혔고 열 세 황제의 무덤만 한 곳에 있습니다.

200년 이상을 걸려서 만든 왕릉들은 1956년까지 그 입구를 찾지 못했고 열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기적적으로 입구를 찾은 후에도 그 능의 문을 열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1956년에 기적적으로 능의 문을 열었는데 전해 오는 말에 의하면 그 안에 있던 기체가 검은 빛깔을 띠고 방출되면서 그 안에 있던 귀중한 물체들이 증발되었거나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황제의 관도 시체도 파괴되어버렸는데 발굴하는 사람들은 황제 인 줄도 모르고 파괴된 관과 시체를 다 내버렸다고 합니다.

지하로 수십 계단을 내려가면 지하의 궁전이 있습니다. 물론 황제와 황후의 관은 새로 건조한 모조품이고 관 안에 황제나 황후의 시체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깊은 곳에 지하의 궁전을 건조했는데 그 안에는 황제가 죽어서도 앉을 용상과 황후의 좌석이 있습니다. 황제의 용상 앞에는 큰그릇이 하나 있는데 그 안에는 참 기름이 채워있고 그 기름에 심지를 담궈서 불을 켜 놓았었다고 합니다. 영원한 불이라고 불리운 그 불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산소가 없어지게 되어 꺼지고 말았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가 있는데 그 것은 황제들이 즉위를 하자마자 능을 건조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 발굴되어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만려황제능은 그가 27세때부터 건조하기 시작을 했다고 하며 그 능을 비밀로 유지하기 위하여 황제는 잔인한 행동을 했습니다. 그 능의 건조를 위하여 동원된 모든 일꾼들은 다 죽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수세기 동안 그 능은 신비로운 불가사의의 능으로 남아있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열 세 개의 능 중에서 단 한 개의 능만이 발굴되었고 1959년에서야 박물관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중국인들로 배울 점이 있습니다.

만일에 13능이 한국에 있었다고 가정을 해 보십시다. 한국인들은 나머지 열두 개의 능을 발굴하지 않고는 못 견뎌 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정이 많은 민족인 만큼 남의 일에도 정도이상 관여하기를 좋아합니다. 심지어 처음 만난 사람의 월급까지도 알고 싶어하는데, 황제의 능을 그냥 덮어두었겠습니까?

중국인들은 정부나 고고학자들도 나머지 열두 능을 발굴할 생각도 하지 않고 서두르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보화를 보존하려는 마음과 만려황제의 능을 발굴했을 때에 저질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계산된 인내심 때문일 것입니다.

중국인들이 얼마나 국보를 귀중히 여기는 가를 말해주는 이야기를 북경에서 저는 들었습니다. 장개석 주석이 본토에서 패배하여 대만으로 도망을 갔을 때 중국의 국보를 다 갖고 갔음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저도 대만의 국립 박물관에 가 보았는데 그 규모가 너무도 방대하여 하루 온종일을 보아도 모자랄 정도이었습니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장개석 주석이 보물을 싣고 대만으로 갔을 때 그 비행기를 격추시킬 기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에 모 택동은 격추시키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가 갖고 달아나는 국보는 언젠가는 중국의 본토로 돌아 올 것이니 그냥 대만으로 가도록 놓아두라는 명령이었다고 합니다. 대국적인 중국인의 기질을 잘 설명해 주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 것 같습니다.

명 십삼능 입구에 아무 글자도 쓰여져 있지 않은 비 하나가 서 있습니다. 무자비라고 하는 그 비석은 만려황제가 아무런 공적을 세우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것도 써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대의 중국인들은 유머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명 십삼능을 발굴했을 때 그 안에서 3000가지 이상의 금은보화의 장물을 찾았다고 합니다. 나머지 열두 능 안에 얼마나 놀라운 역사적인 유물과 신비가 있을 지 한인관광객인 저의 가슴도 괜히 설랬습니다.

아마도 중국인들은 제 생전에는 열두 능중의 하나도 발굴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일에 발굴이 된다면 저는 열 일을 제쳐놓고 가보고 싶습니다. 단 한 개의 능을 보고도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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