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방 선거에서 자유-국민 소속의 여성 의원 수가 지난 20년 이래 최저를 기록, 강한 비난에 직면했다.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맨 왼쪽)은 지난해 내각의 경우 여성장관 수를 늘렸다고 했지만 올해 하원의 여성의원은 최저 수준인 17명에 불과하다.
‘페미니스트’ 말콤 턴불의 ‘남성 중심 의회’ 비난 이어져
노동당, 63석 중 여성 27명... 연립 비해 적절한 성비 평가
집권 정부의 여성의원 의석수가 20년 전 노동당 폴 키팅(Paul Keating) 정부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이번 연방 선거에서 76석을 간신히 확보, 재집권에 성공한 자유-국민 연립 소속 하원의원 가운데 여성 의원은 고작 13명에 불과하다.
이는 20년 전 하워드 정부의 전체 의회기간 기록된 19%~20% 비율보다 더 낮은 17%의 여성의석 비율일 뿐만 아니라 1993년 이후 최저 수치이다.
반면 노동당은 1990년 이후 남녀 성비율이 가장 적절한 의석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확보한 63석 가운데 아직 당선이 확정되지 않은 퀸즐랜드(Queensland) 주 오툴(O'Toole) 의원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총 27명의 여성 의원이 의석을 차지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노동당은 2025년까지 남녀의원의 성비를 50:50으로 맞출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상원의 경우는 노동당도 지난 국회보다 적은 11명의 여성의원이, 연립 여당은 2명이 줄어든 6명에 불과하다.
국제 의회 연합(International Parliamentary Union) 자료에 따르면 호주 연방 의회의 남녀평등 비율은 세계 54위에 불과하다. 이는 아프가니스탄, 르완다, 볼리비아, 뉴질랜드, 맥시코, 에티오피아 국가보다도 낮은 비율이다.
이번 연방 총선의 경우 기존 브론윈 비숍(Bronwyn Bishop), 테레사 감보로(Teresa Gambaro), 샤먼 스톤(Sharman Stone)과 같은 자유당 은퇴 여성의원들의 자리 대부분은 남성 후보들이 차지했다.
NSW 주에서는 피오나 스콧(Fiona Scott), 캐런 맥나마라(Karen McNamara), 루이스 마커스(Louise Markus) 등 같은 여성 의원들이 노동당에 대거 패배하기도 했다.
‘여성 투표 로비그룹’(Women's Electoral Lobby) 등 여성정치 옹호 단체는 이 같은 의회 구성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이 단체의 멜라니 페르난데즈(Melanie Fernandez) 대표는 “지난 1988년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묘사한 턴불의 정당이 남성 중심의 ‘남성 클럽’(boy's club)이 되어가고 있는 점은 충격적”이라며 “이는 정당 내부에서 남성권력 중심의 사고방식이 확산되었다는 의미”라고 비난했다.
그녀는 이어 “턴불 수상의 남녀 불평등에 대한 인식이 가정폭력이나 호주 사회의 여성비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해야 된다”고 꼬집었다. 호주를 이끄는 정부 내에서의 여성의석 부족은 이를 더욱 절실히 드러낸다는 의미이다.
한편 지난 해 12월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는 자유당 내부의 여성문제를 지적하며 50%의 여성의석을 만들기 위한 노동당의 ‘10년 프로젝트’를 소개한 바 있다.
■ 양당의 여성 의원 비율
유수현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