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마약치료 1).jpg

말기 대장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다니엘 하슬람(Daniel Haslam)씨. 화학요법에 의한 극심한 메스꺼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어머니 루시 하슬람((Lucy Haslam)씨가 의료용 대마초 사용 문제를 제기, 법안 마련 여부를 놓고 논쟁을 야기시키고 있다.

 

주 정부, “규제 문제 우선”... 의료계, “임상실험 해 봐야”

 


NSW 주 정부가 의료 목적으로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25일) ABC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 북서부의 작은 도시 탐워스(Tamworth)를 기반으로 하는 케빈 앤더슨(Kevin Anderson) 의원(국민당)은 다음 달, 말기 환자가 15그램의 대마초 소지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마이크 배어드(Mike Baird) 주 수상은 “동정이 가는 일이기는 하지만 대마초의 공급과 규제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녹색당의 존 케이(John Kaye) 의원은 주 정부에 먼저 의료용 대마초 사용을 지원하고 공급에 관한 문제는 이후에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케이 의원은 “형사 처벌의 위험 없이 의료용 대마초를 소지할 수 있도록 확실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법적으로 마약을 공급받지 못할 경우 사람들은 임시로 불법 매약시장에서 이를 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게 케이 의원의 설명이다.

 

말기 환자를 위해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문제는 지난 6월 케빈 앤더슨 의원이 제안하면서 이슈화됐다. 앤더슨 의원은 탐워스에 거주하는 말기 암 환자 댄 하슬람(Daniel Hadlam)이 항암 치료로 인해 극심한 메스꺼움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고 의료 목적의 대마초 사용 문제를 공식 거론했으며, 녹색당의 존 케이 의원이 앤더슨 의원의 제안을 지지하고 나선 바 있다.

 

현재 댄 하슬람의 어머니인 루시 하슬람(Jucy Haslam)은 말기 환자인 아들을 위해 의료용 대마초 사용 합법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4세의 댄 하슬람씨는 대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며, 그의 가족은 항암 화학요법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대마초 사용을 제안하고 있다.

 

루시씨는 “배어드 수상이 의료 목적의 대마초 사용을 범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문제를 이해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배어드 수상이 우리 사정을 듣고 이해하며, 환자 가족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루시씨는 “배어드 수상은 만약 자기 아내나 자녀가 그런 고통 속에 있다면 자신 역시 같은 마음일 것이라는 말을 했다”면서 “이는 내가 고위 정치인들에게서 들은 가장 자상한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배어드 수상은 ABC 방송에서 “댄 하슬람씨의 처지에 대해서는 동정이 가지만 (의료용 대마초의) 공급과 규제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상은 “댄 하슬람씨와 만나보고는 (병을 이겨내려는) 그의 의지와 용기에 감명 받았다”면서 “하슬람 가족의 고통은 물론 의료용 대마초가 생명에 위협을 받는 환자에게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믿는 사람들의 심정을 충분히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배어드 수상은 “이 논쟁에서 핵심 이슈는 환자에게 제공되는 마약의 공급과 규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에 대해 루시씨는 “배어드 수상의 인터뷰 내용에 의문이 든다”면서 “그의 말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배어드 수상의 말은 혼동을 줄 수 있으며,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약금지당(Help End Marijuana Prohibition Party)의 마이클 볼더스톤(Michael Balderstone) 대표는 ‘공급과 규제 문제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배어드 수상의 입장에 대해 “의료용 대마초 재배 라이센스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경험 있는 윤리적 재배자에게 대마초를 기르도록 하고, 합법적인 세금을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호주의료협회(Australian Medical Association. AMA) 회장 브라이언 오울러(Brian Owler) 교수는 법안을 상정하기 전 임상실험을 할 것을 권고했다.

 

오울러 교수는 “하슬람 가족의 처지를 이해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의료용으로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하는 것은 양자택일을 하는 것처럼 단순하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그는 “

대마초를 사용하는 것이 의료적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잠재적인 단점도 있다”면서 “(의료용 대마초 사용이) 올바른 방법으로 관리되고 또 올바른 목적으로 사용될 필요가 있으며 실제로 의료적 효과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343 호주 호주 주택가격, ‘가을 침체’ 이후 회복세로 호주한국신문 14.08.07.
342 호주 10대 청소년들, 유태인계 학생 대상 인종 학대 호주한국신문 14.08.07.
341 호주 People power, 기차역에서 위험 처한 시민 구해 호주한국신문 14.08.07.
340 호주 호주 군 섹스 스캔들 핵심 멤버 프레데릭슨, ‘유죄’ 인정 호주한국신문 14.08.07.
339 호주 호주인 부부, 대리모가 낳은 장애아 대리모에게 떠넘겨 호주한국신문 14.08.07.
338 호주 호주인 미디어 이용, TV보다 디지털 기기 선호 호주한국신문 14.08.07.
337 호주 전 시드니 대주교 에드워드 클런시 추기경 선종 호주한국신문 14.08.07.
336 호주 인종차별, 학생들에게 무력감 배가시켜 호주한국신문 14.08.07.
335 호주 어번 보타닉 가든, 8월16일(금) ‘벚꽃축제’ 개막 호주한국신문 14.08.07.
334 호주 한국문화원, 영화제 알리기 적극 나서 호주한국신문 14.08.07.
333 호주 재호한인상공인연합회 제17대 회장단 출범 호주한국신문 14.08.07.
332 호주 “통일 한국은 동북아 및 세계 평화의 중심...” 호주한국신문 14.08.07.
331 호주 시드니 주택경매 낙찰률 4주 연속 77% 이상 기록 호주한국신문 14.08.07.
330 호주 제1차 세계대전 발발 100년... 사진으로 보는 참전 호주군들 호주한국신문 14.07.31.
329 호주 호주인 알코올 관련 질병 사망자, 하루 15명달해 호주한국신문 14.07.31.
» 호주 NSW 주, 말기환자 위한 대마초 사용 합법화 추진 호주한국신문 14.07.31.
327 호주 연방 정부, 새 고용 서비스 모델 발표 호주한국신문 14.07.31.
326 호주 까다로운 실업수당 조건, 구직자를 범죄로 내몰 수도! 호주한국신문 14.07.31.
325 호주 ‘크라운’ 슈퍼 펜트하우스, 호주 최고가 주택 될 듯 호주한국신문 14.07.31.
324 호주 시드니 카운슬, 도심에 800만 달러 규모 예술품 설치 호주한국신문 14.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