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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불평등한 부(wealth)의 분배, 즉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정치권이 제반 공공정책에 주안점을 두고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호주 상위 10% 부유층이 보유한 부는 전체 절반 가정의 자산과 맞먹는 수준이다.

 

호주 학자들 “빈부격차 심화... 정치권이 직면한 최대 문제” 지적

 

호주에서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고 모든 사안에 대해 공정성이 보장됨을 의미하는 ‘fair go’는 호주인들의 긴밀한 동료의식을 나타내는 ‘mateship’과 함께 호주인들의 마음속에 각인된 보편적 이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보편적 진리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호주 사회역사학자이자 공정한 노동, 사회정의, 평등, 민주, 인권 실현 활동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에바트 재단’(Evatt Foundation) 대표인 크리스토퍼 세일(Christopher Sheil) 박사와 시드니대학 사회경제학자인 프랭크 스틸웰(Frank Stilwell) 교수는 호주 인터넷 미디어 ‘The Conversation’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을 통해 호주의 불공정 문제를 제기했다.

‘The Conversation’은 지난 2011년 출범한 비영리 독립 인터넷 미디어로, 주로 학계의 연구, 사히ㅗ 전반에 대한 조사기관의 분석 자료 등을 소개하는 연구보고서 전문 매체이다.

금주 화요일(9일) 국영 ABC 방송은 ‘The Conversation’에 소개된 두 학자의 글을 그대로 소개했다.

세일 박사와 스틸웰 교수는 <The land of the ‘fair go’ no more: Wealth in Australia becoming more unequal>이라는 글에서 “호주인들은 ‘평등’이 중시되는 이 나라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오늘날 호주의 부(wealth)의 분배가 OECD(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국가 평균 수준보도 뒤떨어진다는 것은, 이 나라가 더 이상 평등사회가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사실, 어떻게 호주인의 자산을 측정하는가에 따라 부의 불평등한 분배는 더욱 심화되어 있다. 이런 생각은 대개 부유층과 저소득 사이의 수입이 크게 다르다는 데서 비롯된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호주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치의 차이로, 이는 누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가, 다시 말해 각자가 가진 사회적 지위와 삶의 기회가 결정하는, 축적된 자산의 존재이다.

두 학자는 “최근까지만 해도 우리는 부의 불평등이 미미한 것으로 인지했다”고 설명한 뒤 “101년 전에 실시된 이후 호주인의 부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는 없었지만 최근 수년 동안 OECD, 정치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티(Thomas Piketty) 교수의 연구 등을 통해 작성된 자료는 호주를 다른 국가와 자세히 비교하고 있다”며 관련 내역을 언급했다.

 

▲ 호주의 부의 분배= 에바트 재단의 가장 최근 보고서는 호주의 부에 대한 기존의 증거(불공평한 부위 분배 등에 대한)를 결집해 보여준다.

1970년 이후 호주의 경제적 부가 크게 늘어났다는 대부분의 기대와 같이, 그로부터 10년 사이 국민들 수입은 두 배로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더욱 두드러진 것은 같은 기간, 부의 불평등도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국민 전체가 부유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빈부격차도 크게 심화됐다. 현재 호주 가정의 최저소득층 40%가 늘어난 부를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정은 분명한 근거가 있다.

개인의 부채를 감안하면, 이 계층의 절반이 소유한 부는 부정적 자산이다. 이와는 반대로 최상위 부유층 10%는 호주 전체 가정이 보유한 부의 절반을 갖고 있다. 특히 최상위 1% 부자들이 가진 자산은 호주 전체 가정이 보유한 자산의 15%를 차지한다.

게다가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저소득층은 물론 50%의 중간계층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결국 두 계층 사이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하나는 40%의 최저소득층과 다른 계층, 다른 하나는 최상의 10%와 50%의 중간계층이다.

바로 이 절반의 중간 이상 계층이 호주 경제 발전에 따른 달콤한 열매를 차지함으로써 그외 계층은 궁극적으로 폭발할 수밖에 없다.

 

▲ 전 세계 국가와의 비교는= 관련 자료(부의 형태가 포함되어 있는)를 각고 있는 OECD 16개 국가와 비교해, 호주는 이들 국가 전체 평균치보다 평등성 부문에서 약간 상위에 있다.

하지만 이는 의류, 가구, 가전제품, 자동차 등과 같은 내구재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균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호주 가정이 보유한 가정용 내구재 부문의 부는 12%로 OECD 평균 7.7%와 비교된다. 하지만 부의 평등성 비교를 보다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내구재 소유를 제외해야 하는 많은 이유가 있다.

국가의 부, 예를 들어 가계의 대차대조에서는 내구재를 제외하고 있다. 피케티 교수의 분석은 물론 호주 가정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조사하는 ‘HILDA(Household, Income and Labour Dynamics in Australia) survey’(2016년 조사 내용, 본지 1202호 보도)에서도 내구재는 제외하고 있다.

에바트 재단 보고서는, 만약 OECD 국가 자료에서 내구재가 제외된다면, 호주 상위 10% 가정의 부는 프랑스, 노르웨이, 캐나다와 같은 수준에 달한다. 확실히, 부의 분배에서 호주보다 더 평등한 국가는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독일, 미국 등이다.

 

▲ 호주 정치권에 주는 의미는= 결론적으로 호주의 평등 예외이론 사례는 취약하다는 얘기다. 호주는 특히 전 세계 선진국과 비교해 불평등은 더욱 심하며 빈부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 문제는 호주의 정치권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계속 되풀이 되는 정치 경제적 스트레스, 즉 기후변화, 금융 불안, 고용 불안정 등 분명한 요소들은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하지만 이런 도전들은 상호 연관이 있으며, 이들 모두는 경제적 불평등과 관련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 빈부격차를 좁히는 주안점은 모든 공공정책에 두루 나타나야 하는데, 이 정책은 고령연금, 퇴직연금, 장애 서비스, 주택공급, 대중교통, 지역 정책, 세금 등 모든 공공부문을 포함한다.

 

세일 박사와 스틸웰 교수는 호주의 현 빈부 문제를 이 같이 제시하면서 “이처럼 통합된 접근방식을 취하지 않는다면 호주의 ‘공정성’(fair go)에 대한 호주인들의 소중한 믿음은 호주에서의 삶을 황폐화시키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불평등과 관련된 증거들은 이미 호주의 ‘fair go’가 가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 호주의 부의 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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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Evatt Foundation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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