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기업들의 비정규직 고용이 크게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실업률 하락을 이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정규직 고용은 상당히 감소된 것으로 집계돼 호주 고용시장의 ‘적신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 높은 고용률 상승 불구, 정규직 감소는 지속돼
지난 7월 연방 총선을 기해 비정규직 고용이 크게 상승하면서 호주의 실업률이 5.7%까지 하락,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정규직 고용비율의 지속적인 감소가 감추어져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주 목요일(18일)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 7월에만 2만6,200건의 고용 상승이 이뤄졌다. 이로써 6월 분기 전체적으로 7만1,600건의 비정규적 고용이 발생했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4만5,400건의 정규직 감소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돼 결코 좋아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작년 12월 이후 비정규직 분야에서는 13만6,600건이 증가한 가운데 정규직은 6만4,500건이 감소했다. 현재 7만2,300명으로 집계된 비정규직 고용 수치는 근무시간 상승이 아닌 ‘고용 나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집계에 사용된 국제 규정에 따르면 주당(weekly) 단 한 시간을 근무하더라도 ‘고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된다.
뉴카슬 대학교 ‘완전 고용과 평등센터’(Centre of Full Employment and Equity)의 빌 미첼(Bill Mitchell) 책임연구원은 “지난 1년간 창출된 총 일자리 중 86%가 비정규직이었다”며 “이는 호주가 모든 부정적 결과를 동반하는 비정규직 성장 국가로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호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2일 실시된 연방 선거를 위해 7만 여명의 선거 관련 인력이 고용됐고, 이들 중 다수는 개표가 진행되던 몇 주간 계속 ‘고용 상태’를 유지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ABS는 인구조사(census) 설문지 회수를 위해 현장직 3만8천여명을 추가 고용했으며, 이들 역시 대부분 8월 고용률 수치에 포함됐다.
호주 비즈니스 컨설팅 기업인 ‘BIS 슈라프넬’(BIS Shrapnel)의 키슈티 센(Kishti Sen) 경제학자는 지난 10년간 28%에서 32%까지 오른 비정규직 고용률 상승에는 다른 장기적 관점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센 경제학자는 “비정규직 고용 부문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숙박업, 식품관련, 소매 무역, 예술 및 레저 업계 등이 최근의 여행 산업 회복세와 안정적인 가구소비 등을 기반으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들은 비정규직 고용을 늘리는 신중한 접근을 통해 더 큰 혜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제 근로자를 고용함으로써 직원을 필요에 따라 투입하는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지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까지 얻고 있다”는 것이다.
연방 고용부의 미첼라 캐시(Michaelia Cash) 장관은 키슈티 센 경제학자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고용주들이 계속해서 기록적 수준으로 고용률을 높여가는 탄력 경제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때 호주 최고의 노동시장이었던 서부 호주(WA)를 비롯해 퀸즐랜드(QLD)가 빅토리아(VIC. 5.9%)와 NSW(5.2%)보다 높은 6.3%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