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2-5.jpg

 

 

우리가 보는 것이 우리를 응시할 때만 가치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것과 우리를 응시하는 것의 분리는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본다는 행위는 두 가지 개념을 통해서만 드러난다는 이러한 모순된 명제로 부터 시작해야 한다.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 1998)

 

 

줄리앙 스피웍은 예술적 표현으로 인간의 몸과 사진의 관계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사진가이다. 프랑스와 브라질의 역사 박물관을 배경으로 제작된 시리즈를 보면, 처음 이미지를 대하는 순간 관찰자의 시선은 우아함과 디테일이 잘 묘사되도록 명확한 조명과 정면성으로 촬영된 고전의 배경과 그 시대에 만들어진 가구, 그것과 어우러진 장식들에 직면하게 된다. 언뜻보기엔 엔틱가구 카탈로그나 혹은 박물관 자료를 기록하는 사진작업으로 읽혀진다. 하지만 조금 더 주의깊게 바라보다 보면 줄리앙 스피웍의 사진 속에서 또 다른 디테일한 세부를 발견하게 된다.

 

테이블 아래 있는 다리, 엔틱 의자의 라인과 연결되어 나타나는 팔, 고전 회화작품으로 삽입되어 있는 손. 이러한 몸의 일부는 알아채기 힘든 미묘함으로, 때로는 유머스러움으로 가구와 일체가 된다. 사진 속에서 게임이 설정되어 있다는 작가의 제안을 바로 알아차려야만 한다. 우리의 시선은 커튼, 회화작품, 가구에 삽입된 것들을 찾기 시작한다. 사람의 피부는 완전한 결합으로써, 벽과 가구의 질감과 합쳐진다. 청동조각상 뒤로 살짝 보이는 사람의 옆모습, 금사자상 입에서 튀어나온 마치 붉은색 혀로 착각하게 되는 손가락, 한참 전쟁 중인 청동상 말의 갈기를 살짝 잡은 손가락 등은 배경과 완벽하게 하나로 이루어진다. 때로는 세부묘사가 매우 미묘해서 몸의 일부를 찾으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사진 속에서 인체 조각을 발견할 때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존재의 힘을 느끼게 한다. 인간이 변형하고, 생명을 불어넣고, 연출한 의자 속에 삽입된 몸의 일부 또는 팔을 발견함으로써 전혀 다른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인간의 인체는 역사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갖고 함께 공존한다. 줄리앙 스피웍의 사진은 단순히 실제 이미지를 캡처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만의 새로운 실재(實在)를 구축하고 만들어가기 위한 관념적인 세계이다. 그의 의도는 « 낯선 몸 »을 역사적인 장소에 가져다 놓는 행위인가? 또는 지각을 일깨우는 역사적인 장소에서 인간다움을 상상하는 것인가?

 

팔의 정맥, 대리석의 무늬. 상처가 있는 피부, 예술을 위한 켄버스. 숨겨진 존재, 인식의 부재. 이렇게 작가는 우리에게 게임을 제공한다. 어린 시절의 숨바꼭질이 아니라,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경직되고 엄격한 분위기속에서 순간과 영원함, 삶과 지속성을 생각하고 우리를 일깨우기 위해 삽입된 무언가를 지각할때 정체된 박물관에 활기와 생동감을 준다. 그리고 우리의 눈을 일깨워주는 모든 것들... 일깨우다, 이것이 예술의 실제 기능이다.

 

글 : 이자벨 산송 포르텔라

번역 : 이규정, 박채형

 

전시기간 : 2016.09.08.~10.16  / 목,금,토 11:00~19:00 / 일 15:00~19:00

Opening: 09.09(금) 18:00~21:00

장소 : GALERIE PHD village suisse

               n°11&12 cour anglaise (sous-sol)

              12 avenue de champaubert 75105 Paris

문의 : +33 6 48 01 07 05

               paris@galeriephd.com

               www.galeriephd.com

【한위클리 편집부】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330 프랑스 문화원과 관광공사, 평창 동계올림픽 집중홍보 프랑스존 17.11.03.
329 프랑스 한국영화의 열기 확인한 파리한국영화제 프랑스존 17.11.03.
328 프랑스 D-100 평창올림픽 국가적 역량 총집결해야… 프랑스존 17.11.03.
327 영국 英증오범죄사건 뉴욕韓학부모들 항의서한 file 뉴스로_USA 17.11.03.
326 기타 2017.10.30 -11.02 OKTA 세계 한인경제인협회 서울 워커힐 호텔 file 라인TV,Germany 17.11.08.
325 독일 재독 남부호남향우회 총회 신임회장 이기자박사 file 라인TV,Germany 17.11.08.
324 독일 2017 송년잔치 뒤셀도르프 file 라인TV,Germany 17.11.08.
323 프랑스 제13회 프랑스 한글학교 교사 연수회를 마치고 프랑스존 17.11.11.
322 프랑스 함께 해서 더 맛있는 김장, 파리 김치페스티벌 프랑스존 17.11.11.
321 독일 재독 남부호남향우회 새임원발표 이모저모 2017 file 라인TV,Germany 17.11.15.
320 독일 파독산업전사 세계총연합회 제10주년 기념세계대회 file 라인TV,Germany 17.11.15.
319 영국 차창밖 쓰레기 투기 벌금 £150 코리안위클리 17.11.16.
318 영국 고국 가는 길 ‘첨단 항공기’ 타고 코리안위클리 17.11.16.
317 영국 747점보여객기 역사의 뒤안길로 코리안위클리 17.11.16.
316 영국 ‘Meal deal’ 치아에 안좋아… 당분 과다 함유 코리안위클리 17.11.16.
315 영국 치아 상태, 지역·계층 따라 큰 차이  코리안위클리 17.11.16.
314 영국 어린이 충치 ‘심각’ 코리안위클리 17.11.16.
313 프랑스 한국문화 페스티벌, 프랑스 전역으로 프랑스존 17.11.24.
312 독일 2017년말, 제3회 프랑크푸르트 한국의 날 문화 대잔치 file 라인TV,Germany 17.11.24.
311 독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2017 평화공감 여성컨퍼런스 file 라인TV,Germany 17.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