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본 뒤에 든 생각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최근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미국에도 들어왔다. 몇해전 인천 공원에 조성된 맥아더 장군 동상을 허물겠다고 아우성치는 군상들을 뉴스로 보았기에 착잡한 마음이지만 영화를 보기로 했다.

우리 부부는 16일 아침을 먹고 디즈니 스프링스에 있는 극장에 갔다. 오전 11시 5분에 첫 상영을 하는 표를 10시 30분부터 팔기 시작했다. 오랜 이민생활에서 내 손으로 극장표를 사서 영화관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너번 아이들 등쌀에 같이 간 적은 있다.

영화가 상영되는 5번관에는 관람자가 우리 부부뿐이었다. 끝나고 보니 그나마 미국 사람 두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영화 내용은 인천상륙 작전 때 한국첩보부대가 맥아더 장군의 명령을 잘 수행하여 상륙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바탕을 만들었다. 상륙에 성공한 후 오성장군 맥아더는 현역 해군대위였던 한국인 대장 시체 앞에서 엄숙하게 경례를 한다.

영화에서 대장의 어머니, 그리고 자식이 많은 한 대원의 부인은 아들과 남편이 전사한 지도 모르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데, 이들의 연기가 얼마나 애절한 지 한국 여배우들의 실력을 절감했다.

나는 나이 28살때 동기생들에게 영감 후보생 소리를 들으며 공군 장교후보생 교욱을 받았다. 어느 날 정훈 장교가 한 말을 지금도 기억한다. 전쟁터에 나간 군인은 무조건 전쟁에 이겨야 한다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맥아더의 그같은 정신이 작전을 성공시키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성공확률 5천분의 1이라는 인천상륙작전을 고집한 맥아더는 자신이 작전을 성공시킬 경우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야망을 품고 작전을 수행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훈 장교는 후에 해군 참모총장까지 되었다고 한다. 맥아더 장군은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한 후 그를 들어 한국군에도 쓸모 있는 장교가 있다고 했다 한다.

내가 이민생활을 하면서 무상으로 생각하며 존경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이민 2세대인 고 김용옥? 미 육군대령이다. 그는 2차대전에 참전하여 혁혁한 전공을 세운 분으로, 6.25가 나자 다시 미군에 자원 입대하여 한국전에도 참전한 미군이다.

그의 공적은 지면에 싣기 어려울 만큼 많다. 그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주에서 한 공립중학교가 그의 이름을 따서 ‘김용옥 중학교’로 명명했다고 한다. 오바마 정부는 그에게 최고 시민훈장인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 초등학교 5학년 국어 교과서에 3쪽 분량으로 고 김용옥 대령의 이야기가 수록됐으나 작년부터 삭제됐다는 소식이다. 이유는 미국 시민권자가 한국의 차세대 역할 모델로 한국 교과서에 오르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또 그의 6.25 참전 공적도 한국 군인으로서가 아니라는 미군 장교로 이뤄진 탓에 역시 교과서에 오를 만한 인물로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손자가 미군에 입대하여 10개월 가까이 교육을 받고 첫 휴가 왔을 때 휴가비를 주어가며 김용옥 대령 이야기를 장시간 한 적이 있는데, 교과서 삭제 얘기를 듣고서는 후회가 될 정도로 은근히 화가 난다. 내가 보기에 지금 한국은 무엇이 잘못되어도 너무 잘못되고 있는 것 같다.

고 김용옥 대령은 60년대 미군사고문관으로 다시 돌아와 조국이 경제 발전에 매진하도록 군사적 방패가 되어 주신 분이다. 이러한 분도 그들이 생각하는 조국통일의 방해자라고 생각하는가! 미국 시민권자인 전직 노동자의 마음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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