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 발견 “美동포들 역사왜곡 시정 나서자”
뉴욕=뉴스로 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LA의 세계적 미술관인 폴 게티 미술관에서 한국 역사를 왜곡(歪曲)하는 지도가 걸린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29일 ‘글로벌웹진’ 뉴스로와의 인터뷰에서 “LA방문 중 폴 게티 미술관에서 한국역사가 왜곡된 내용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직접 확인한 결과, 중국의 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 뻗은 세계 지도와 일본해가 단독표기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폴 게티 미술관은 미국의 대부호 폴 게티 재단이 1974년 세운 미술관으로 미국인들은 물론, LA를 방문하는 전세계 외국인들이 필수적으로 찾는 유명 관광지로 꼽히는 곳이다.
전시회는 "둔황(燉煌) 동굴 사원: 중국 실크로드의 불교 미술"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5월 7일 시작돼 9월 4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문제의 지도는 전시관 바로 앞 대형 벽면 한쪽 전체에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다.
고대 중국의 역사를 설명하며 실크로드의 동서양 무역 루트, 동굴 사원, 만리장성이 표시되어 있는데, 이 장성이 압록강을 넘어 평안북도 지역으로 한반도 깊숙이 들어와 한국인 관람객들을 황당(荒唐)하게 만들고 있다.
"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 뻗었다"는 주장은 2012년 중국 사회과학원이 '중국역사집'을 공식 간행하면서 "4년 반 동안의 현지 조사 결과, 만리장성의 전체 길이가 2만 1196.18km로 한반도 내 평안도 인근 지역까지 뻗었다"고 발표해 큰 물의(物議)를 일으킨 바 있다.
중국정부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두 배 이상 고무줄처럼 늘어난 수치를 내세워 만리장성이 한반도 영역 깊숙이 들어와있다고 우기면서 한국의 고구려 역사가 중국의 역사라는 이른바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는 역사왜곡의 논리로 삼고 있는 것이다.
박기태 단장은 “이런 중국 정부내의 동북공정 내용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막대한 폴 게티 미술관에 버젓이 전시되고 있다는 것에 놀랍고 한국의 바다를 큰 글씨로 일본해라고 단독표기하고 있는 것도 어처구니 없었다”고 전했다.
게티 미술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중국의 유명 연구기관인 둔황 아카데미와 홍콩의 거부 로버트 호 패밀리 재단이 협력하고 에어 차이나, 동서은행, 차이나 코스코 배송 등 중국의 다양한 기업들이 후원한 것으로 특히 로버트 호 패밀리 재단이 엄청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 미술관의 ‘둔황 동굴 사원 전시회’는 세계적 미스테리로 불리는 둔황석굴 3곳을 그대로 재현한 모형이 설치돼 있고, 5000여점의 불상, 조각, 불화와 벽화 등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게티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중국의 둔황 아카데미와 함께 3년간 준비했고 중국에서 10명이 넘는 화가들이 파견돼 전시관 곳곳에 고대 분위기의 벽화를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전시에 대한 미국언론의 관심은 대단했다. 개막 무렵 미국 전역의 방송, 언론사 등이 빠짐없이 취재를 했고 미술, 인류, 역사학자들이 집중 조명하고 매일 수많은 미국인들과 세계 관광객들이 밀려들고 있다.
박기태 단장은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중국의 동북공정을 지지하는 듯한 내용을 버젓이 소개한다면 중국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국제적으로 인증해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명분이 되고, 무엇보다 박물관을 방문하는 수많은 세계인들에게 잘못된 한국의 역사정보를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의 전시관을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외국인을 따라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중국은 이렇게 문화와 역사를 알리기 위해 움직이는데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속상했다”고 털어놓았다.
중국은 자국 역사 세계화 프로젝트에 정부는 물론, 학계, 기업들이 하나로 뭉쳐 협력하는데 우리는 전 세계 박물관, 미술관을 겨냥한 중국과 일본의 역사알리기를 부러워하고 그들이 소개한 내용에서 한국이 잘못되어있다고 항의하는 수동적인 모습만 보이냐는 것이다.
중국의 둔황 특별전시가 한창인 LA에는 유명한 두곳의 일본 박물관이 있다. 재미일본국가박물관(Japanese American National Museum)과 일본예술박물관(The Pavilion for Japanese Art)이다.
반면 한국은 자체 박물관도 없고 지난 수년간 유명 미술관을 통한 전시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기태 단장은 “이런 일을 당할 때마다 마치 수평선끝에서 엄청난 해일(海溢)이 몰려오고 있는데 해변가에서 혼자 선 채 아무것도 할 수 없는듯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과 일본이 외국의 유명 박물관을 통해 자국중심의 일방적인 역사를 홍보하는 것을 지켜만 보면 안된다”며 “우선 재미 한인들이 폴 게티 미술관을 비롯해 세계 4대 박물관중 하나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 미국의 주요 박물관, 미술관에서 일어나는 한국관련 역사 오류에 대한 점검 및 시정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미주 및 전 세계 동포들이 한국의 역사와 영토에 대한 제대로 된 소개 등 적극적인 ‘한국바로알리기’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현지인들이 중국과 일본의 일방적인 역사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기태 단장은 “광복 71주년이 되었지만 전 세계 곳곳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독도가 다케시마로, 한국의 전체 역사가 중국의 속국(屬國)이라는 왜곡되고 잘못된 역사 인식이 도처에 남아 있다. 이것을 완벽히 시정되지 않는 이상 완전한 광복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는 셈이다.
그는 “전세계 동포들은 현지 사정에 밝고, 현지어를 잘하며 박물관과 미술관을 언제든지 방문할수 있다. 2세, 3세들이 영향력있는 정치인, 경제인으로 성장하고, 현지의 외국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해외동포들이 이 문제에 대해 함께 움직인다면 박물관과 미술관의 한국역사오류는 반드시 시정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
<꼬리뉴스>
반크, 워싱턴 스미소니언, 뉴욕 메트박물관에서도 역사왜곡 발견
반크는 지난 2015년 7월에도 세계적인 박물관인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일본해가 단독표기된 지도를 발견했다. 또한 갈은 시기 세계 4대 박물관중 하나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 뻗어있는 지도 또한 발견한 바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전시에서는 '중국관'의 한나라 왕조(Han dynasty BC 206-AD 220) 중국 지도에 장성이 한반도 영토까지 들어와 평안남도 인근 지역까지 있었던 것으로 미친 것으로 잘못 소개하고 있었다
박기태 단장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것은 중국인이 지원한 중국관이 아닌 우리 한국인이 지원해서 만든 한국관에도 잘못된 역사가 버젓이 방치(放置)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내 한국관은 중국관, 일본관에 비해 비교될수도 없을만큼 작은 규모로 소개되어 있는데 그나마 내용도 이처럼 부실한 것이다.
박기태 단장은 “한국관 입구에 있는 한국사 연표엔 최소 3천년에 달하는 고조선 역사가 완전 누락되었고, 한국사를 청동기, 철기를 거쳐 바로 삼국시대(57 BC-668 AD) 고구려, 백제, 신라를 소개하고 있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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