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내 집 울타리’를 원하고 있지만 도심 지역 100만 명에 달하는 이들은 형편없는 주택에 거주하는 실정이라는 애들레이드 대학교 연구원들의 새 보고서가 나왔다.
애들레이드 대학 연구진 조사, 대부분 취약계층 거주자
100만 명 이상의 호주인들이 불량 상태의 주거지에서 생활하며 이 주거지역이 거의 슬럼화 되어 가고 있다는 새로운 진단이 제기됐다.
이밖에 아주 상태가 나쁜 주택에 거주해야 하는 이들도 10만 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금주 화요일(3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한 연구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이는 애들레이드 대학교(University of Adelaide) 연구진이 내놓은 것으로, 실제로는 이 같은 학술적 수치보다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 대학 연구진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주택 거주자 5명 중 1명(19%)은 형편없이 낡은 상태의 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런 상태의 주택을 소유한 거주자 3%와 크게 비교됐다.
특히 이런 취약한 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은 저소득자 또는 장애인 임대자로 나타났으며, 노년층에 비해 젊은 계층 거주자가 더 많았다.
연구원들은 또한 수준 이하의 주거지에 거주하는 이들의 경우 정신 및 육체적 건강은 물론 일반적인 보건 문제에서도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진단했다.
빅토리아(Victoria) 주의 경우 주 정부는 전반적인 주거지 임대 관련법(Residential Tenancies Act)을 재검토 하는 차원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법 규정으로 도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애들레이드 대학교 ‘School of Architecture and Built Environment’의 엠마 베이커(Emma Baker) 교수는 “호주의 주택 품질에 대한 국가적, 체계적 조사는 지난 1999년이 마지막 시행이었다”고 말했다.
베이커 교수와 동료 연구원들은 각 가구의 부동산 자산, 소득 등을 종합 조사한 ‘HILDA’(Household, Income and Labour Dynamics in Australia) 자료를 분석, 주택 품질에 대한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베이커 교수는 이 보고서에 대해 “불완전한 데이터이지만 호주의 미래를 위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녀는 “약 10년 전부터 주거지 슬럼화 위험이 있었지만 실제로 호주 전역에 얼마나 많은 불량 주거지가 있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호주의 경우 주택시장은 매우 활발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호주는 가장 감당하기 어려운 주택가격을 보이는 몇 개 국가에 포함되며, 이로 인해 사람들은 일정 수준의 품질을 지닌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호주의 주택 품질 부문에 대해 “그 동안 도외시 되어 온 연구 분야”라고 지적하고 있다.
베이커 교수는 “호주의 불량주택 규모는 놀라운 수치이며 상당한 정책적 시사점은 물론 사회적 중요성을 가진 문제”라면서 “호주인들은 종종 적정 수준의 주택가격과 주택가치 문제로 인해 ‘주택 품질’ 관련 이슈를 외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평균 이하의 품질을 가진 주거지에 거주하는 이들이 있음을 호주인들이 인지해야 함은 물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이들이 불량 주택에 거주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한 베이커 교수는 “그럼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방안으로, 이 부분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실시해 문제를 파악하고, 어느 지역에 이런 주택이 많은지, 또 어떤 계층이 이런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해결에 착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녀는 “이런 문제가 종종 주거지의 가치로 인해 방해를 받고 또 사람들은 주택으로 인해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라며 “그러면서도 호주 인구 가운데 27%가 임대 주택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