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조명, 박근혜 글쎄..'
뉴스로=김원일 칼럼니스트 / 모스크바프레스 발행인
9월 2일과 3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출장은 개인적으로는 매우 즐겁고 유익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차원에서 볼 때는 알맹이가 없고 겉보기도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고 총평할 수 있다.
지난 3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참여한 행사는 공식 참가자가 3000명 이상이 운집(雲集)할만큼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 지도자들의 기조연설과 질의응답이 진행됐는데 케빈 러드 호주 전 총리가 사회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기조연설 및 질의 응답 주요 발언을 소개한다.
푸틴 대통령의 기조연설
“동방경제포럼을 통해 작년과 올해 약 1년 반동안에 백오십만달러 이상의 투자유치와 300개 이상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극동러시아의 인구증가의 역동성이 커지고 있다. 전입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고 지난 3년 간에 러시아의 기타 지역과 다르게 출생률이 사망률을 앞지르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도 유라시아경제공동체에 가입할 예정이다.
유라시아지역에는 다양한 형태의 각종 지역 통합체가 출현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 통합체들이 상호 협력하여 유라시아지역의 공동 이익을을 도모하는 통합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상호협력들은 문호를 상호 개방하고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통합이어야 한다.
그리고 유라시아지역의 경제통합과 발전을 위해서 안정적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構築)해야 한다. 유라시아국가들이 이것의 실현을 위한 정부간의 함께 논의할 실무그룹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아태지역국가들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는 러시아가 특별히 저렴하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교통인프라 구축 북극항로 개척, 인터넷을 통한 공동의 디지털 경제영역구축이 한 러 중 일 등 극동지역 국가들이 함께 실행할 수 있는 사업들이다.
블라디보스톡에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할 것이다. 비자수속도 인터넷을 통해 가능하도록 하겠다. 극동지역 토지임대프로젝트 시범적운영도 성공적이다. 극동지역 사업에 필요한 전기세 요율도 인하하겠다. 극동지역 개발은 러시아 선조들의 오랜 염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기조연설
“북한으로 인해서 극동지역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과 고립주의 대두되고 있다. 그리고 현대 역사를 보면(1930년대 1980년대) 이런 흐름은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곤 했다.
한국과 러시아의 교역량중에 역 40%가 러시아 극동지역과의 교역량, 한국방문 러시아인의 60%가 극동지역 거주민이다. 한국은 극동지역의 식량, 주택, 의료 사업에 협력할 수 있다. 그리고 농산업 복합지구, 수산업에도 참여가 가능하다. 주거환경개선을 위해서 아파트단지 건설, 의료기술과 서비스에도 한국은 장점이 있다. 한국이 러시아의 산업구조 다변화와 산업기지 조성, 물류루드개발과 북극항로 개척(開拓)도 함께 할 수있다.
미국과 중국, EU와 FTA 체결했다. 러시아와도 희망한다. 남북러 삼각협력 사업이 북핵으로 인해서 장애가 조성되었다. 이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극동지역 협력사업의 핵심단절고리는 북한문제 즉 핵실험과 미사일발사이다.
김정은 집권기에 발사한 19기의 탄도미사일은 김정일시대에 발사한 전체 탄도미사일수보다도 많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블라디보스톡과 동해에 항해하는 선박들에도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감사한다.“
아베 총리 기조연설
“본인은 해마다 발표하는 연두교서에서 항상 극동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푸틴의 극동지역에 대한 꿈은 곧 본인의 꿈이기도 하다. 이제 곧 블라디보스톡의 아름다운 불빛들이 태평양에도 환하게 비추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소치에서 열린 러일정상회담에서 8개항의 협력방안에 대해서 합의했다. 일본은 극동지역 건설업에 참여할 수 있다. 러시아의 도시는 소련과 현대 러시아시대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정비가 필요하다. 이 사업에 일본기업의 참여를 원한다.
러시아도 인구감소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의 선진의료 기술들은 러시아인의 건강과 수명연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인구문제는 20-30년 거친 장기적인 과제이다. 그리고 이것은 정치지도자들이 잘 결정하고 진행해나가야 한다.
자본, 노동, 노동생산성의 제고를 통해서 아베노믹스를 추진중이다. 특히 노동(인적자원)이 경제발전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일본의 인적자원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러일 관계는 경쟁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국가관계이다.
중소기업간의 협력중대는 양국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에너지 생산에 일본기업이 참여할 수 있을 것, 에너지중심의 러시아산업구조를 다변화(多變化) 해야하고 이것을 일본이 도울 수있다. 러시아와 일본의 협력으로 극동지역을 아태지역의 수출기지로 탈바꿈시키자.“(첫번째 큰 박수 터짐)
아베의 제안
“1년에 한번씩 자신과 푸틴이 함께 정상회담을 하도록 하자.,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함께 작년에 소치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안들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검토하도록 하자. 푸틴이 원하는 극동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일본기업들과의 협력이 가장 빠른 길이다. 평화협정 체결이 필요하다. 일본의 수상으로서 차세대를 위해서 러일관계의 난관을 극복하는 것은 자신의 시대적과제이다. (두번째로 큰 박수)
양국관계의 비정상적인 상황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이것은 향후 러일관계의 10년을 위한 결단이다. 러일관계 발전은 양국의 이익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세번째로 큰 박수)
러드 전 호주총리, 푸틴에게 질문
“시드니도 아름답지만 블라디보스톡도 매우 아름다운 자연항이다. 러시아 극동지역은 면적은 호주만하고 인구는 싱가포르와 같다. 호주도 인구부족문제로 어려움이 많다. 인구증가를 위한 푸틴의 정책에 공감한다. 아베가 이야기 했듯이 러시아와 일본은 협력해 나가야 한다.”
푸틴 답변
“박근혜와 아베의 제안에 감사한다. 지난 시기에 러시아의 선조들은 시베리아와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노력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100년전에야 도로가 건설되었다. 극동지역개발에 장애요인으로는 도로망의 부족에도 큰 원인이 있다. 그리고 블라디보스톡은 폐쇄적인 군사도시였다. 인프라, 에너지, 교통로 부족이 지역개발을 저해했다. 하지만 자원은 풍부하다. 러시아 광물자원과 석유매장량의 20% 수산물의 70%, 산림의 75% 그리고 다이아몬드와 금광산도 많다.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서는 인프라, 에너지, 금융, 그리고 무엇보다도 숙련된 기술자들이 필요하다. 러시아는 극동지역의 선도개발지구 계획을 수립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경험들을 많이 참고로 했다. 극동개발과 인프라 건설에 종사하는 기업에 대해서 러시아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소련시절에는 군수시설에 집중했으나 지금은 자동차, 항공산업, 민간 조선소를 건설해야 한다. 민간조선소의 마지막 목표는 쇄빙선건조에 있다. 그리고 본인은 한국에 극동지역의 조선산업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무르 지역에는 우주발사기지을 건설할 예정이고 이 또한 한국과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석탄, 석유, 임업, 수산업등 전통산업들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경제개발 추진을 위한 인적자원의 확충을 위해서 지금 행사가 열리고 있는 극동연방대학을 2년 전에 설립했다.
무엇보다도 극동지역과 블라디보스톡을 사람이 살고 싶어하는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 이지역을 문화지역으로 개발해야한다. 그래서 본인의 제안으로 페테르부르그의 저명한 마린스키극장 지부를 블라디보스톡에 설립했고, 에르미타쥐 박물과지부와 트레챠코프 미술관 지부도 건립할 예정이다. 그래서 이곳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러시아의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조치들이 어우러져서 극동지경 개발이라는 목표를 이루어낼 수있을 것으로 믿는다.“
(다방면의 지식을 자랑하는 푸틴 대통령의 거침없는 확신에 찬 발언들에 많은 참가자들이 감동받는 모습이었다.)
러드 전 총리, 푸틴에게 질문
“극동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각종 특혜조치(特惠措置)들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러한 특혜조치들이 계속 유지될 수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연 이러한 특혜조치들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푸틴 답변
“러시아는 극동지역 개발에 장기간에 거친 심사숙고(深思熟考)가 있었다. 그리고 개발에 필요한 특혜조치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도 이것을 믿어주어야 한다. 극동개발은 국가의 장기적 과제로서 진행되는 일이다.”
러드 전 총리, 아베에게 질문
“러시아와 일본의 앞으로의 관계발전에 대한 전망은?”
아베 답변
“극동지역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것은 모두가 푸틴대통령의 지도력 덕분이다. 극동지역을 수출기지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러일관계의 발전속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러드 전총리, 아베에 질문
“야마구치현으로 푸틴 초청…… 러일양국의 무역관계 전망은?
아베 답변
“러일 무역관계 발전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 이것은 러시아뿐만아니라 일본국민을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소치회담에서 8개의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본인은 러일관계 발전을 위해서 이것을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고 장관을 임명했다. 장관이 노력할 것으로 안다. 그리고 일본의 이러한 노력들은 실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고 분명한 결과들을 도출(導出)할 것이다.”
러드 전 총리 푸틴에 질문
“러일관계에서 경제적인 문제와 평화조약의 문제는 별도라고 5년전에 발언했다. 지금도 그렇게 보는 것인가?”
푸틴 답변
“영토 문제는 러시아의 국익에 관계된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러시아와 일본의 시각이 다르다. 현재의 러시아(소련이 아닌)가 이문제를 만든 것이 아니다. 1956년에 이문제가 해결되었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있다. 당시에는 일본이 거절했다. 당시의 제안에 대해서 다시 일본이 검토해 보아야 한다. 러시아와 일본에게 서로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영토문제는 해결되리라고 생각한다. 자신과 아베가 소치에서 합의한 8개의 협력방안, 이것이 중요하다. 영토문제와 평화협정문제는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해결책은 서로에게 해가 되지않는 범위내에서 가능할 것이다. 이 문제들의 해결은 러시아도 매우 바라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도 노력중이다.“
러드 전총리 박근혜대통령에 질문
“북한의 핵프로그램문제에 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모두들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동북아지역의 안보문제가 동북아지역 발전에 큰 의미를 갖는데.”
박근혜대통령 답변
“…..북핵 북한문제 해결되어야 하고, 북핵,북한문제해결 위해서 노력해 나가야 한다….동북아지역은 성장잠재력이 크다. 이것의 활성화를 위해서 평화와 안정이 필요한데, 이것을 가로막는 것이 두가지다. 첫번째는 북한의 핵개발, 두번째는 이른바 아시아패러독스라고 이웃국가와의 경제적인 의존이 심화되는 것에 반해서 정치문제에서는 역사문제등으로 갈등이 계속이어지고 있다. 북핵문제는 국제사회와 공조해서 해결해 나가야한다. 한국정부는 북한에 대해서 압바과 설득노력을 진행중이다. 국제사회의 북핵문제 해결 노력에 감사한다.”
러드 전총리 푸틴에 질문.
“북한 핵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동북아에 안보협력체제 구성이 가능하다고 보는지?”
푸틴 답변
“동북아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지역에서 앞으로 수십년동안 군사적 대립과 충돌이 없어야한다. 북한이 유엔안보리의 결의안을 준수해야하고 다른 나라의 안보를 위협하지 말아야 한다.(한국이라고 지적하지는 않음) 러시아는 북한과 다양한 채널이 있다. 그리고 그런 채널을 통해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러시아는 북핵뿐만아니라 모든 핵무기에 대해서 반대한다.
러시아가 일본과 평화협정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때 일본에는 모리수상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2차대전 당시에 러시아의 일본군포로였다. 그래서 러시아에 있는 모리수상 아버지의 묘소에 함께 참배를 다녀온 적이 있다. 국제관계에서 개방과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 그리고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나가야 한다. 남북러는 함께 삼자 협력구도를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그리고 남북러 협력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러드 전총리 푸틴에 질문
“2차대전에서 러시아는 큰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의 미래을 위한 미국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새로운 미국대통령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한 전망은?”
푸틴 답변
“현재 러미관계는 동결되어있는 상황이다. 1990년대에 러시아에게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시대적 과제였다. 그리고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개방했다. 이러한 개방성은 앞으로도 중요하다. 예전 유고슬라비아 사태를 보더라도 당시 예친 대통령이 협조하지 않았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없었다. 나토의 동진이 문제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해빙기가 올지 모른다. 미국과 러시아가 상호존중하게 되면 해빙기가 올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의 시작에서 본인은 당사자가 아니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김원일의 모스크바뉴스’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kw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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