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보유한 호주 농지 규모가 빅토리아 주 넓이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빅토리아 주의 한 농장을 둘러보고 있는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가운데)과 조이스(Barnaby Joyce) 농업부 장관(오른쪽).
ATO 등록 현황... 영국계 투자자, 2천750만 헥타르로 가장 많아
호주 농업용지의 상당량이 외국인 소유로 등록되어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금주 수요일(7일) ABC 방송이 전했다.
국민당(National Party) 대표로, 자유-국민 연립 정부에서 부수상 겸 농업 및 수자원부 장관직을 맡고 있는 바나비 조이스(Barnaby Joyce) 의원은 “외국인의 농지 소유가 막대한 규모에 이르고 있지만 재무부에서는 이 수치를 대단치 않게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 시간 끝에 연방 정부가 마무리 한 외국인 소유 토지등록 결과를 보면, 호주 농장에 투자한 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부지를 갖고 있는 이들은 영국인이었다.
호주 국세청(Australian Taxation Office. ATO)이 마무리한 이 등록 현황은 호주 전체 농지 가운데 13.6%가 외국인 소유임을 보여준다.
영국 기반의 투자자들이 보유한 농지는 2천750만 헥타르로, 외국인 보유 농지의 53%를 차지하며 일각의 우려와 달리 중국계 투자자 소유 농지는 0.5% 정도였다.
조이스 의원은 “외국인의 호주 농지 소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번 공개된 외국인 농지 보유 수치는 “빅토리아 주 넓이의 2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외국인의 호주 농지 보유 규모에 대해 사람들은 대단치 않은 것으로 일축하지만 이는 사실 엄청난 넓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ATO의 외국인 농지등록 현황은 외국 정부 또는 외국의 정부투자기관이 보유한 호주 농지는 표시되어 있지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비호주인이 보유한 농지는 더욱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보도한 ABC 방송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호주 국민들의 불안은 호주 농장을 매입하는 국가 소유 기업(정부투자 기관)에 대한 우려와 연계되어 있다”고 전했다.
호주 농지 보유에서 두 번째 많은 규모를 가진 국가는 미국으로 나타났으며 네덜란드(300만 헥타르), 싱가포르(200만 헥타르), 중국계(150만 헥타르)가 뒤를 이었다.
이들 국가 외 필리핀, 스위스, 저지(Jersey. 미국과 프랑스 사이에 있으며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자치 정부), 인도네시아, 일본계가 호주 농지를 다량 보유한 상위 10개 국가를 형성했다.
이번 등록 현황에 대해 무역부의 스티브 키오보(Steve Ciobo) 장관은 “중국계 투자그룹에 대한 두려움은 과장된 것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은 “외국계 자본은 필요한 상황이며 호주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전국농민연맹’(National Farmers Federation)의 토니 마하(Tony Mahar) 회장도 “외국인의 호주 농지 보유에 대한 일부 신화가 깨어진 것”이라며 “외국인 농지소유 등록은 바람직한 것으로, 이들(외국인 투자자)이 어느 국가 출신이고 어떤 분야의 농지를 보유하는지 또 어느 주에 많이 집중되어 있는지를 알게 해 준다”고 덧붙였다.
■ 각 주별 외국인 보유 농지
-Queensland : 1천770만 헥타르
-Northern Territory : 1천520만 헥타르
-Western Australia : 880만 헥타르
-South Australia : 720만 헥타르
-NSW / ACT : 240만 헥타르
-Victoria : 60만7천 헥타르
-Tasmania : 34만2천 헥타르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