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빌레는 알자스 포도주 길 (Route des vins d'Alsace)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알자스 포도주 길은 북쪽의 마를랭(Marlenheim)에서 남쪽의 탠(Thann)까지 약 170km에 이르는 길로 목가적 풍경과 아름다운 마을이 길동무해 준다.
습기 머문 차가운 서풍을 막아주는 보주산맥의 보호를 받고 있는 포도밭은 구릉을 타고 풍요로움을 가득 담아 평화롭게 펼쳐져 있다.
포도주 길의 아름다운 마을로는 몰솅(Molsheim), 오베르네(Obernai), 당바크 라 빌(Dambach-la-Ville), 리보빌레(Ribeauvillé), 위나비르(Hunawihr), 리크위르(Riquewihr), 미텔베르크하임(Mittelbergheim), 카이저스베르크(Kaysersberg), 투르켐(Turckheim), 콜마르(Colmar), 에기솅(Eguisheim), 게브빌러(Guebwiller) 등이다.
중세 시대의 건축물과 고풍스런 알자스의 반 목조 전통가옥들이 각 마을들마다 고유의 정취를 담고 있고, 그곳에서 알자스 포도주를 시음하거나 구입 할 수 있다.
주민들의 사랑으로 가꾸어지는 마을 리보빌레
리보볼레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이 된 아름다운 콜마르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마을에 들어서면 지붕위에 둥지를 켜고 있는 황새가 반갑게 날개짓을 하며 환영해 준다. 황새는 겨울을 나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까지 높은 곳에 집을 짓고, 마을의 수호새 처럼 마을을 빙빙 돌다가, 둥지에 앉아 굽어본다. 5천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인 리보빌레는 격이 높은 화이트 와인 생산지로 유명하고, 제라늄으로 단장을 한 알자스의 전통 목조가옥들이 동화의 나라, 파랑새의 나라처럼 아름답다.
알자스 전통의 목조가옥들은 15세기와 18세기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보존이 잘되어 세월의 흔적이 고운 결로 드러나 고아하다. 꽃으로 장식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곳에 살면 한없이 착해지지 않을까 싶을 만큼 순박해지는 느낌이다.
마을 안에는 옛 영주들이 만든 중세 시대의 성벽과 탑, 성채 일부가 남아 있고,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산자락 위에 세워진 울리치 성(Château de Saint-Ulrich)과 부쉐 탑(Tour des Bouchers)을 볼 수 있다.
리보빌레란 명칭은 중세 시대 알자스 지방에서 세력을 떨치던 리보피에르(Ribeaupierre) 영주들이 자주 머무르면서 유래했다.
이곳 주민들은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꽃으로 마을을 단장하고, 여전히 오랜 전통으로 내려오는 축제를 열고 있다. 해마다 9월에 열리는 리보빌레 전통축제인 메네트리에 축제(Fête des Ménétriers)는 주민들의 노력으로 600년이란 긴 역사를 가지게 된 것이다. 지금은 해마다 20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축제를 찾아 오는데, 리보빌레의 큰 관광자원 역할을 하고 있다. 축제는 보통 9월 첫째 주 주말에 열린다.
축제의 기원은 1390년 어느 날, 왕이 리보빌레를 지나다 울고 있는 소년과 가족을 보고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피리가 망가져 가족의 생계가 막막해졌다는 소년의 사정 이야기를 들은 왕은 피리를 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소년과 가족은 기쁨에 차서 감사의 뜻으로 피리를 연주했고, 이 때부터 거리 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리보빌레에서는 피리 부는 소년이 마을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되었고, 거리 곳곳에서 피리 부는 소년 조각상을 발견 할 수 있다.
축제의 기원이 거리에서의 피리 연주로 시작한 만큼 프랑스는 물론, 주변의 스위스, 독일에서 찾아온 음악인들의 음악 연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세 시대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중세 시대의 마을에서, 중세 시대의 음식에, 맛난 포도주를 음악과 함께 하는 축제로, 흥겨운 멜로디를 따라가다 보면 영화 속의 ‘비지터’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또 하나의 멋진 중세 여행까지 하게 된다.
트림바크와 포도주 제조박물관
리슬링(Riesling)은 알자스 지방에서 1400년대부터 재배해 오던 포도 품종으로, 이 포도로 만든 포도주는 최고급 포도주로 많은 사람들이 애호하는 와인이다. 리슬링은 화이트 와인으로 연한 금빛이 돌며 알자스 지방의 점판암 섞여 있는 지질에서 자라 미네랄 향에, 풍부한 과일 향이 조화를 이루며 우아한 맛이 난다. 리슬링은 10년 이상 저장을 해도 맛과 향이 보존이 잘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몇 년 동안의 숙성단계를 거쳐서 판매를 한다.
리보볼레에는 리슬링을 생산하는 메종 트림바흐가 있다. 1629년부터 시작해 12세대가 이어오고 있는 트림바흐는 프랑스 와인업체 중에서도 오래된 업체로 손꼽히는 와인 명가이다. 오랜 역사만큼 뛰어난 품질의 리슬링 와인을 만들어 내고 있다.
포도주 제조 박물관 (Musée de la Vigne et de la Viticulture)은 오랜 세월의 더께가 앉은 포도주 나무통, 포도 압착기구, 수확장비, 포두 수확 장면을 담은 사진들, 문헌 등이 전시되어 있어 포도의 재배부터 술을 만드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리보빌레 마을의 전통적인 포도주 제조방법의 발달사를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저장실에는 숙성중인 포도주가 담긴 거대한 통과 병들이 빈틈없이 공간을 메우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리보빌레와 알자스 지방에서 생산되는 포도주를 시음할 수 있으며 구입도 가능하다.
이제 포도 수확의 계절이 왔다. 알자스 포도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 걷기, 자전거 타기를 하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알자스의 아름다운 마을들을 둘러보다 리보빌레에 들리면 질 좋은 화이트 와인의 맛을 볼 수 있고, 선물용으로, 특별한 날의 만찬을 위해 와인을 고르다 보면 이미 기다림에 설레게 된다. 골목골목을 걷다보면 내가 사는 마을, 내가 사는 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손길에 흐뭇하니, 기분 좋은 산책도 덤으로 선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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