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타주서 눈독들이는 '기회의 땅'

 

최근 미국 내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달라스는 그 명성에 걸맞게 지역 내 한인상권 또한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해리하인즈를 중심으로 한 무역업이 한인타운의 기반이었던 1980년대를 시작으로 대형마트들의 개장과 함께 가파른 성장곡선을 타고 온 현재에 이르기까지, 달라스 지역 한인업소의 증가추세를 분석해 보면 그 규모와 형태 면에서 엄청난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뉴스넷에서는 달라스 한인상권의 다이나믹한 성장 추이에 대한 심층분석을 통해 향후 달라스 지역 내 한인 비즈니스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식당 178개, 병원 159개, 학원 98개… 
‘생계형’에서 삶의 질 높이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확대

 

달라스 내 한인상권 급성장의 실체는 업종 및 업소수의 변화, 그리고 그 분포를 통해 알 수 있다. 뉴스넷에서 자체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현재 달라스 내 한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전체 업소수는 1,320개로, 2001년 153개였던 한인 업소수가 무려 열 배에 육박하는 수치로 증가했다.

 

달라스 한인상권 중 대표적인 증가세를 보인 업종은 뭐니뭐니해도 외식 사업이다. 현재 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 수는 178개.  전체 한인업소수의 14.6%를 차지한다.  2001년 당시 30개였던 것에 비교할 때 여섯 배에 육박하는 증가 수치다.

 

외식업종 수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종류와 질도 업그레이드 됐다. 정통 한식당 외에 빠르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분식집, 손님접대에 손색이 없는 고품격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지역별 식당 분포현황을 분석해 보면 현재 해리하인즈 주변지역에 69개, 캐롤튼은 36개, 플래이노에는 21개 업소가 영업중이다. 그 중 한식당은 53개, 일식당 45개, 중식당 22개, 분식 및 기타 식당이 58개로 대부분 H마트와 코마트 등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밀집해 있다. 여기에 식당장비 및 서플라이 업체 30여개가 식당들과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 다음으로 많이 늘어난 업종은 병원으로, 2001년 34개에 불과했던 것이 현재 159개 병원으로 늘어났다. 점유율이 높은 순서로 진료과목을 나열해 보면, 치과(59개), 카이로프랙틱(29개), 한의원(21개), 가정의학(10개) 순이다.  타주에서 달라스로 이전해 온 업종가운데 많은 수를 차지하는 업종중 하나가 바로 병원으로, 개업 혹은 취업 어떤 경우이든 동부 및 서부지역에 비해 여러모로 유리한 조건 및 환경을 갖춘 달라스로 이주해 온 한인 의사들이 부지기수다. 

 

한 동포는 “최근 눈에 띄게 많아진 치과병원들 덕에 임플란트 비용도 전보다 많이 저렴해졌고 병원 서비스도 한층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자녀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학원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2001년 26개에서 2014년 현재 98개로 늘어났다. 이중 예체능학원이 40개로 가장 많고, SAT 및 어학원이 16개, 취미생활 및 기타 교육이 36개순으로 운영되고 있다. 

 

과거 학원 사업이 대학입시를 위한 SAT나 예체능 학원들처럼 자녀 교육 분야에 집중됐다면 이젠 성인을 위한 음악, 미술, 요가, 요리, 퀼트, 공예 등 자기계발과 삶의 질을 높이는 분야로까지 다변화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한인상권 내 주요 업종이라 할 수 있는 식당, 병원, 그리고 학원 등의 변화 추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과거엔 생계형 업종이 주를 이뤘던 것이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밀착형 서비스 관련 업소나 업종들이 증가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달라스 내 한인상권이 단순히 규모 면에서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한인 사회의 크기와 질이 모두 확장, 발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타주 자본 유입 눈에 띄게 증가
유명 프랜차이즈점 잇달아 오픈

 

최근 부각되고 있는 달라스 한인상권의 또 다른 특징은 타주로부터의 자본유입 급증이다.  앞서 밝힌 병원 외에도 식당 및 학원, 미용ˑ뷰티업계에 이르기까지 타주에서 건너 온 자본과 브랜드가 피부로 느껴질 만큼 많아졌다. 

 

또한 달라스에 투자된 거대 자본은 로컬 업소에 대한 투자를 넘어, 한국이나 LA 등지에서 명성을 얻은 유명 프랜차이즈점 신설 등과 같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한인은 물론이고 아시안 및 주류사회 고객들에게까지 강력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업종이 베이커리 및 카페로, 이 업종은 올해도 계속해서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엔 로컬 베이커리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베이커리 혹은 간단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까페 형태인 카페 베네, 뚜레주르, 코코호도 등 프랜차이즈가 속속 도입되어 자리잡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선택의 여지없이 스타벅스를 이용해야 했던 한인들을 대상으로 특색있는 한국식 카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애견까페까지 문을 열었다. 한인 인구수의 증가와 문화적 요구의 상승에 따라 앞으로도 더욱 더 많은 다양한 형태의 까페 혹은 베이커리 업체가 달라스 지역 내 상권에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프렌차이즈의 진출도 뚜렷하다.. 아틀란타에 본사가 있는 ‘모짜르트’ 베이커리가 달라스에서 성공적인 입지를 굳힌데 이어서 지난 2006년 한국의 유명 베이커리 체인점 ‘뚜레주르’가 올해 5월 플래노 H마트에 2호점을 개점했고, 역시 한국 커피 프랜차이즈 ‘까페 베네’가 2012년 달라스에 입점했다. 지난해 문을 연 치킨전문점  ‘강정이 기가막혀’에 이어 지난 10월엔 식당체인점 ‘백종원의 홍콩반점0410’도 개점했다. 

 

교육 프랜차이즈로는, 올해 상반기 LA에 본사를 둔 엘리트 교육그룹이 플래이노에 텍사스 지점을 세우고 본격적인 교육사업을 시작했다. 또한 한국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에 이어 토니모리가 지난8월부터 개장하는 등 각 분야의 프랜차이즈들이 최근 2~3년새 달라스에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한국 및 타주의 유명 프랜차이즈점들은 한인뿐 아니라 타민족들에게도 익히 그 명성이 알려져 있어 제 발로 알고 찾아 온 외국인들도 많다고 한다. CPA인 K씨는 이 같은 최근 한인상권의 지각변동에 대해 “지나친 경쟁과열로 인해 사업하기 어려운 동부 및 서부지역 한인들이 비교적 사업하기 좋은 환경인 달라스로 이전해 오는 횟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의사, 엔지니어, 교육 분야 등 전문직과 외식업, 미용 등 서비스업계 종사자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뷰티·미용, 은행·융자업계… 달라스 거점마련 경쟁

 

한인 경제 개발의 중요한 지표인 부동산 업체 역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지난 2000년에 불과 14개였던 부동산업체는 2006년 70개에 이를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이다가 서브 프라임 사태로 인해 2010년말엔 60개로 그 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텍사스 경제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한인 부동산 수가 점차 증가하여 현재 90개 업체가 간판을 내걸고 있다. 

 

소비산업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뷰티·미용관련분야의 증가폭도 크다. 2001년 21개였던 한인 미용업소는 현재 헤어 및 스킨케어, 반영구화장, 네일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 총 74개 업소들이 운영되고 있다. 미용업소 외 최근 특히 화장품 소매업소가 눈에 띄게 증가해 현재 총 21개의 업소가 영업중으로, 종합브랜드 쇼핑몰에서부터 전문로드샵까지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여성들이 주고객인 뷰티 관련업종이 총 95개로 한인타운 형성이래 최고의 호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보험(45개), 은행(29개), 융자 컨설팅(10개) 등 금융 서비스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00년 중앙은행·메트로은행 등 3개 은행에 불과하던 한인은행은 현재 29개 은행으로 확대됐는데, 지난 9월 중앙은행을 인수합병한 한미은행을 비롯해서 윌셔, BBCN 등이 각축전을 벌이며 고객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인은행 고객 대부분이 한인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의 아시안 고객들이 한인은행의 주요 고객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인 상권에 대한 타민족들의 관심확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교회도 대형화, 소형교회들 통합 사례 늘어

 

이민사회의 구심점이 되는 한인교회는 2001년 88개에서 현재 120개(기도원 및 비정통교회 제외)로 취합됐다. 초창기 비슷한 규모의 중소형 교회들이 주를 이루던 것이 최근 들어 대형화하는 특징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2000년 대 초반만 해도 빛내리교회와 달라스 한인제일침례교회(현 뉴송교회), 중앙연합감리교회 등 대형교회의 면모를 갖춘 교회가 소수에 불과했으나, 근래 들어서는 세미한 교회, 영락교회, 베다니장로교회, 플라워마운드교회 등 교인수와 규모면에서 대형화의 면모를 드러내는 교회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두 개의 교회가 모여 하나의 교회로 통합, 건전한 성장을 도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대형교회의 지교회 형태로 자립할 때까지 본교회의 지원을 받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들도 생겨났다. 

 

홀로 독립하기 어려운 소형교회들이 공동으로 부흥회나 행사를 연합 개최함으로써 소형교회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도 보인다. 

이러한 새로운 현상들은 교회의 체계적인 양육 시스템과 다양한 신앙 컨텐츠를 기대하는 일반 성도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교계 내에서도 달라스 한인들의 수준과 기대치가 높아졌음을 나타낸다.

 

한인 사회 한계 넘어 타민족 끌어당기는 상권으로

 

최근 각 분야의 업소들이 대형화, 전문화, 다양화된 형태로 급성장하고 있는 달라스 한인 상권은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해리하인즈를 중심으로 한 무역업이 그 중심을 이루었다. 과거 홍등가였던 지역을 비즈니스 중심지역으로 변화시킨 해리하인즈 한인 도매상 군단들이 오늘의 달라스 한인 상권을 일으키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 뒤를 이어 한인 상권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구심점은 대형마켓의 등장이다. 특히 H마트가 생긴 시점인 2008년(캐롤튼지점)과 2013년(플래이노지점), 식당을 비롯한 한인 상권이 집중적으로 확대되는 현상을 보여 대형마트가 달라스 한인상권의 중심 거점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인 대형마트는 한인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넘어 한 도시의 판도와 지도를 바꾸기까지 했다. 초기 코마트가 해리 하인즈와 어빙지역의 경제활성화 및 도시정화에 큰 역할을 했다면, H마트 1호점이 죽어가던 캐롤턴 지역 상권을 부활시킨 주역이었다. 여기에 내년 중반기 해리하인즈 지역에 H마트 북텍사스3호 매장이 개장될 예정이어서 한인타운 상권 및 인근 지역에 또 다른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캐롤튼 상권의 확장으로 그간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여 왔던 해리하인즈 상권이 다시 부활할 것으로 전망하는 견해들이 많다. 한인들의 끈끈함과 저돌성이 다시한번 도시의 모습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인업체 및 업종의 확대뿐만 아니라 고객층의 변화도 한인상권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과거 한인 대형마켓과 인근 한인 업소들을 찾는 고객들의 대부분이 한인들이었던 반면, 최근엔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안과 백인들의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 업주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갈수록 커져가는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과 한인 업소들에 대한 선호도의 확산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한인업소의 이미지 제고는 K-Pop과 같은 한국 문화의 세계화와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로 대변되는 미국 내 한국 기업들의 활발한 활동도 타민족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는 또한 한국 제품과 서비스의 우수성을 세계인들이 알아주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런 호기를 맞아 달라스 내 모든 한인 업체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타민족을 끌어 안을 수 있는 전략들을 수립한다면, 한인 상권은 지금의 규모와 비교할 수 없는 거대 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뜨는 텍사스 , 한인 상권을 잡아라!

 

또한 텍사스 주 및 달라스 지역경제 활성화 전망도 한인상권의 미래를 밝게 한다. 최근 도요타 본사의 플래이노 이전 사례에서 보듯이 미국내 주요 기업들이 세제혜택 등 많은 이점을 지닌 텍사스로의 이전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이로 인해 텍사스 주는 일자리 창출이나 인구 증가율에 있어 미국 내 타주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실제로 CNN 머니의 지난 10월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미국에서 유입 인구가 가장 많았던 주는 텍사스로 나타났으며 연방센서스 조사결과 텍사스 주의 인구는 전년대비 38만 7000명이 늘어난 2639만명으로 조사됐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거주지역 선정의 기준은 많은 일자리와 저렴한 주택가격”이라고 꼽았는데 “달라스 지역에 일자리가 많고 주택가격도 적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취업기회와 인구수의 증가는 자연스레 투자와 개발붐을 일으켜 지역경제를 더욱 활성화 시키는데, 콜로니에 들어서고 있는 워렌 버핏 소유의 대형 가구업체 ‘네브라스카 퍼니처’가 그 좋은 예이다. 이 가구업체 부지로 개발되고 있는 곳은 한인 밀집지역인 캐롤톤, 플래이노 및 북달라스와 인접한 대단위 지역으로, 이 지역의 개발효과가 한인 상권 활성화에도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텍사스 주 및 달라스 지역 경제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 달라스 지역 내 한인상권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i뉴스넷] 최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