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헤이마켓(Haymarket)에 있는 씨빅 극장(Civic Theatre)에 버려졌던 스티브 하디(Steve Hardy. 사진)씨가 어머니를 찾던 중 같은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나머지 세 형제를 찾아 화제가 되고 있다.
DNA 검사로 잃어버린 한 어머니 자녀 ‘확인’
최근 유아 유기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유기와 유사하게 같은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네 형제가 반세기가 흐른 뒤 DNA 검사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금주 수요일(3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64년 전 시드니 영화관(Sydney cinema)에 버려진 신생아를 조사하던 중 같은 엄마로부터 서로 다른 시기에 버림받았던 네 형제가 최근 재회했다.
1949년 크리스마스 이틀 전,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헤이마켓(Haymarket)에 있는 씨빅 극장(Civic Theatre)에 남자 아이가 버려진 사실을 보도했다. 현재 65세가 된 스티브 하디(Steve Hardy)가 그 주인공으로, 지난 5월 그는 선 헤럴드에 “그녀를 알고 싶다”며 어머니를 찾는 광고를 게재했다. 하디씨에 대한 이야기가 신문을 통해 보도된 후 NSW 경찰관이었던 줄리(Julie)씨가 시드니 모닝 헤럴드, 선 헤럴드 등을 발행하는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에 그녀 역시 비슷한 상황에서 1956년 4월 버려졌다고 연락을 취해왔다.
하디씨와 줄리씨는 모두 헤이마켓에서 유기됐다. 당시 두 사람 모두 새 옷을 입은 상태로 음식과 함께 발견됐으며 개별적으로 입양되기 전 ‘마이 칠드런 홈’(Myee Children's Home)에서 함께 지냈다. 뒤이어 줄리씨는 “개리 스터디(Gary Sturdy)라는 사람이 있는데, 믿기 어렵겠지만 우리는 아마도 같은 사람으로부터 버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며 헤럴드에 연락을 취했다.
스터디씨와 그녀의 의붓 자매 킴(Kim)은 1963년 멜버른(Melbourne) 교외에 있는 탁아소에 유기됐다. DNA 검사를 진행한 결과, 줄리씨와 스터디씨는 같은 엄마로부터 버림받은 것이 확실해졌다. 스터디 씨는 네 명 모두가 같은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믿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기괴해졌다”고 설명했다.
스터디씨는 1960년생으로 빅토리아(Victoria)에서 친척에 의해 길러졌으며 1962년생인 킴은 가족친구들이 키웠다. 두 사람 모두 자라면서 어머니와 접촉한 적이 없었다.
페어팩스 미디어는 하디씨와 줄리, 스터디씨를 함께 만날 수 있도록 해주며 그들이 같은 피가 맞는지 검사하기 위해 DNA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결국 네 명이 모두 형제인 것으로 밝혀졌다. 줄리씨는 “네 명이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매우 감정이 격해졌다. 스티브가 울기 시작했고 나 역시 울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가족과 헤어진 지 반세기 만에 세 명의 나머지 형제를 찾게 된 하디씨는 “나는 항상 어머니가 아이를 기를 수 없을 만한 상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65세이고 나는 여전히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혜진 기자 hjpark@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