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잡초와 깨진 보도블록이 황량함 더해

 

김상욱(유라시아고려인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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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시에 있는 홍범도 장군 묘소. 2016년 9월2일. 사진 = 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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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기념공원 안내판.  2016.09.02 사진 = 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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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묘소 안 모습.  2016.09.02  사진 = 김상욱>

 

 

  며칠전, 모 공중파 방송국의 프로그램제작을 위해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 크즐오르다를 다녀왔다. 크즐오르다시는 1937년 일제의 악랄한 연해주 침략 때문에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로 이주할 때 연해주에 있던 조선극장, 선봉신문, 원동사범대학 등  동포사회의 중요한 교육문화단체 들이 이주한 도시이다.

중앙아시아의 벼생산 중심지로 유명한 이 도시주변에는고려인들이 건설한 많은 꼴호즈(집단농장)들이 있다. 또한 이곳엔 항일독립운동의 전설적인 영웅,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모셔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봉오동전투를 승리로 이끈 항일 독립투사 홍범도 장군은 당시, 동포들과 함께 이곳으로 왔고 늙은 독립투사는 말년을 조선극장의 경비책임을 맡으시다 운명하셨다.

  그러나 홍범도 장군은  그 후 ‘조선극장’ 무대에서 연극 ‘홍범도’로 다시 부활하여 고려인 동포들의 가슴속에 살아왔었다.   한-소 수교 이후에는 우리 정부가 주도한 홍범도 장군의 묘소 성역화사업으로 다시 동포들과 현지민들의 기억속에 살아났고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그러나 지난 9월초에 방문한 홍범도 장군의 묘소는 잡초와 무너진 울타리, 깨진  보도블록, 빛바랜 안내판으로 방문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문득, 이 앞을 지나 다니는 현지인들은 이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순간 얼굴이 뜨거워졌다.  현지 정부는 크즐오르다의 한 거리를 ‘홍범도 거리’로 명명하기까지 했는데, 우리는 그분의 묘소앞 잡초도 뽑지 못할 정도로 무관심하다.

   카자흐스탄에는 동포단체의 활동이 왕성하고,  ‘독립유공자후손회’도 조직되어 있어서 매년 10월이면 보훈처의 예산지원으로 ‘순국선열의 날’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는 10월 25일은 홍범도 장군의 서거 73주년을 앞두고 있다.  홍범도 장군의 묘소가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고문은 한겨레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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