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ipad)로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사진). 호주 아동의 경우 TV나 비디오, 기타 디지털 기기의 ‘스크린’에 매달리는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가족연구원’ 조사... 12-13세 아동, 하루 최소 3시간
호주 어린이들이 나이가 들면서 디지털 기기 등 ‘스크린’에 매달리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12-13세 아동의 경우 하루 최소 3시간 이상을 이에 전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호주 가족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Family Studies)이 지난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Longitudinal Study of Australian Children’(LSAC)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이 조사는 호주 전국의 어린이 4천 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4세에서 5세 사이 어린이의 경우 평일 하루 평균 2.2시간을 스크린을 보면서 지내고 있으며, 12-13세 아동은 3.3시간에 달했다.
주말의 경우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나 3-4세 어린이는 2.5시간, 12-13세 아동은 4.3시간이었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의 어린이들이 TV나 스마트 기기를 보며 보내는 하루 평균 4.5시간에 비해 낮지만 호주 교육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하루 2시간을 넘어서는 것이다.
LSAC의 수석 연구원인 벤 에드워즈(Ben Edwards)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우려 중 하나는 ‘스크린’ 앞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이 단순히 TV나 비디오 동영상을 보는 소극적인 시간 허비”라고 말했다.
LSAC는 호주 어린이들이 이처럼 ‘스크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한 배경으로 공공장소, 학교, 가정에서 스크린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호주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의 1일 스크린 시청을 2시간 제한으로 권고할 것을 검토 중인 미국 소아과학회(American Society of Paediatrics)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은 아동의 ‘스크린’ 시청 시간을 줄이기 위해 추가 과외활동, 디지털 기기 사용 제한, 침실 상단에 TV 등을 두는 것을 금하는 등의 방법으로 아동의 ‘스크린’ 노출 시간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TV가 여러 대 비치되어 있는 가정의 경우 어린이들이 이에 매달리는 시간 또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어머니가 대학 교육을 받은 가정은, 주말은 동일했지만 평일에 어린이들이 스크린에 전념하는 시간은 다른 가정에 비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활동적인 성격의 어린이들 또한 다른 아동에 비해 스크린에 매달리는 시간이 더 적었다.
에드워드 교수는 무엇보다 스크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것은 가장 우려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동 비만이 확산되는 것은 앉아서 활동하는 시간 비율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라며 “이는 미래 사회복지에 미치는 영향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 호주 어린이들의 ‘스크린’ 시청 시간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