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처럼 빛나는 시인의 세계
워싱턴=뉴스로 윌리엄 문 칼럼니스트 moonwilliam1@gmail.com
고고하지 않으셔도 은유하지 않으셔도 존명처럼 우주의 ‘고은(髙銀) 영토’에 은하수 한민족의 혼 흐르고 그 발원심은 청정무구 동심의 세계였을 것을 ‘아베 교장’를 통하여 순진무구의 훼손 "천황폐하가 되겠습니다!"를 어린아이 눈으로 그리고 있다. “2학년 때 수신시간에/ 장차 너희들 뭐가 될래 물었습니다/ 아이들은 대일본제국 육군 대장이 되겠습니다/ 해군대장이 되겠습니다/~~중략~~/ 아베 교장 나더러 대답해보라 했습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천황폐하가 되겠습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청천벽력이 떨어졌습니다/ 너는 만세일계 천황폐하를/ 황공하옵게도 모독했다/ 네놈은 당장 퇴학이다..”
그 암울한 일제 식민지 국민학생의 꿈을 깨버린 아베 교장의 호통에 한민족의 정기(精氣)가 고은 영토에 자생하기 시작하여 발광을 거듭한 끝에 은하수 영토속에 한민족의 숨결로 빚은 정수가 선생님의 침묵의 언어로 토해내어, 악취가 아니라, 청정수, 청정향, 평화와 영혼의 솜 이불되어 세상을 덮고 있다. 그리고 시인은 시대의 아픔과 물거품이 되 버린 꿈과 희망을 처절한 몸부림으로 외치고 있었다 서러움과 두려움을 겪고도 원망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이고 바람을 벗 삼아 대지에 평화와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조지워싱턴 대’ 초청 고은 시인 낭송회에서 시인은 ‘만인보’의 대표적인‘머슴 대길이’를 첫 번째로 낭송하기 시작하면서 유년의 동심으로 시계추를 돌리고 그의 목소리 따라 청중들은 숨소리 호흡으로 반주를 켜고 있었다. “나는 대길이 아저씨한테 가갸거겨 고교구겨 배웠지요/ 그리하여 장화홍련전을 주룩주룩 비 오듯 읽었지요/ 어린아이 세상에 눈떴지요/ 일제 36년 지나간 뒤 가갸거겨 고교아는 놈은 나밖에 없었지요/~~중략~~/ 사람이 너무 호강 호강하면 저밖에 모른단다/ 남하고 사는 세상이란다/ 대길이 아저씨/ 그는 나에게 불빛이었지요/ 자다 깨어도 그대로 켜져서 밤새우는 불빛이었지요..” 시인에게 대길의 아저씨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고인 시인의 존재는 없었을 것을 이 시를 통하여 고백하면서 도련님이 머슴과 함께 공부하는 세상을 만든 가풍과 부모님의 성품, 더하여 가난하지 않은 유년시절을 유추할 수가 있을 것이다.
만인보 21권(2006년 출간) ‘그의 일생’은 원전이 아닌 검열(檢閱) 관계로 수정본이 실렸으나 시인은 이날 원본낭송을 통하여 과거를 반추(反芻)하면서 동족상잔과 좌우대립을 노래하면서 육친에 대한 정을 그리워했다. “나의 아버지가 빨갱이였다 합니다/ 나는 빨갱이가 아니올씨다/ 나의 삼촌이 빨갱이였다 합니다/ 나는 아니올씨다/ 나의 매형이 빨갱이였다 합니다/ 나의 누님이 빨갱이였다 합니다/ 나의 4살 조카가 빨갱이였다 합니다/ 나는 아니올씨다/ 나는 아니올씨다/ 세월이 더 가혹했습니다/ 까마귀떼가 활발했습니다/ 결국 나는 연좌제의 빨갱이가 되었버렸습니다/ 5년뒤 망우리 공동묘지 동쪽/ 비탈 덤불 적색분자 합동묘지 거기에/ 그가 묻혔다 / 누구 하나 찾아오는 사람 없이/ 세월이 갔다..”
고은 시인의 육성 낭송을 들으면서 고승의 동자승(童子僧) 같은 해 맑음과 깊은 산속 작은 샘물의 호수 같은 청정한 기운을 느꼈다. “선생님 오래 사셔야 합니다. 선생님의 목숨은 만인의 삶이기에, 선생님의 목숨은 선생님의 혼자의 목숨의 아닙니다.” 시인은 미소의 시로 답례를 보내고 있었다. 망설이던 끝에 “선생님! 북녘 땅 끝에서는 핵실험으로 인공지진이 일어났고, 남녘 땅 끝에서는 원전이 많은 곳에 자연 지진이 일어났는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한 말씀 청합니다.” 무엇의 몸짓으로 답변을 거부 했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시속에 한반도 평화의 뜻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시인 고은은 하나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과 함께 연결된 수십만의 고은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북한의 핵 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때 전북에서 태어나 일제, 신생한국, 한국전쟁, 독재, 민주화 과정을 지켜보고 경험하면서 시인은 우주적 생명의 관점에서 별똥별이 쏟아지는 유성우(流星雨)처럼 시를 창작하여 세상을 맑고 곱게 만들려고 오늘도 혼신을 다하여 낭송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인의 세계와 세상은 그의 시속에 은하수처럼 매일 밤 흐르고 빛나고 있다.
그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평화일 것이다. 위정자들 이름은 모르나 삶의 인연들과 추억을 공유하는 이것이 그가 추구하는 시세계가 아닐까. 시인은 무제시편 148에서 “저 지치는 밤길 서로 씻어 여러 씻어/ 서로 다독이며 서로 달래며/ 가는 노래 있어야겠소/ 이데올로기 그건 말고/ 군대행진의 그건 말고/ 저 아프리카 조상들의 후진 풍습으로/ 조금 남은 슬픈 맨발의 밤길 노래 있어야 겠소..” 아직도 나의 심연의 바다에 시인의 육성 낭송시가 파도를 만들고 있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윌리엄 문의 워싱턴세상’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willa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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