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가 "북핵은 외교 대상 아닌 생존이자 정체성, EU 역할 중요"
(뉴욕=코리아위클리) 전상필 기자 = 프랑스 최대 일간지 중 하나인 <르몽드>가 대북 국제 제재의 실패를 주장하는 북한 전문가의 기고문을 실었다. 파리 시앙스포(정치학교)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앙투안 봉다즈는 지난 19일 오피니언 면에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는 재고돼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김정은 집권 이후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의 빈도가 잦아진 점에 주목했다. 봉다즈 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로 생기는 핵억제력을 생존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핵무기가 그들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외교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핵개발에 몰두하는 북한을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상황에 비유했다. 국제사회의 성토와 각종 제재는 큰 효과를 누리지 못했고, 특히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 없이는 어떠한 대화도 거절하는" 미국의 '전략적 인내'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는 목적이 아니라 북핵폐기로 가는 수단이기 때문에 대화에 나서기 위해 조건을 달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도발을 할 때마다 앵무새처럼 "더욱 강력한 제재"만 반복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이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봉다즈 연구원은 북한의 핵폐기를 유도하기 위해 유럽 연합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북한과 관계개선, 문화교류, 국제사회의 공조 유도, 강제 노동 중인 북한 노동자에게 비자 발급 금지, 인도적 지원 등을 제안했다. 결국 북한의 태도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강경 일변도와는 다른 접근법과 실효성 있는 제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본 기사는 본보 제휴 <뉴스프로>의 번역팀 기사를 재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