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파산’을 방지하려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실버 파산은 은퇴자들의 파산을 뜻한다. 실버 파산의 4대 리스크가 있다. 첫째는 사업 및 투자 실패이고, 둘째는 중병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 셋째는 자녀 뒷바라지 부담이다. 마지막으로, 황혼 이혼과 같은 가족 해체 등을 들 수 있다.

얼마전 유명한 야구 해설가 하일성(67)씨의 자살 소식을 신문에서 읽어보고 이 늙은이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그는 많은 돈을 잘못 투자해서 고통을 겪었고 끝내 목숨을 끊었다.

며칠전 이곳에서 어느 노부부가 생활고로 고생한다고 하여 먹을 것을 조금 사서 찾아가 보았다. 과연 그들의 삶은 처참하였다. 특히 그들이 하는 말을 너무 절망적이었다.

이 노부부는 노인 아파트에서 살면서 복지연금 및 의료혜택을 받으며 편히 사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고 하면서 한 숨을 쉰다. 자신들은 이같은 신청을 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나이들어 자식들 초청으로 이민을 왔으나 자식들도 미국의 오랜 불경기로 자신들도 먹고 살기 힘들어졌으니 부모님 봉양할 능력이 없어진 가족도 있을 것이다.

나는 올초에 실버파산을 방지하기 위한 우리 부부의 장기 예산안을 만들어 새해 선물로 할멈에게 주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일손을 놓은지 10년이 넘었으니 대충 우리 부부가 최저 생활을 하면서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분수에 맞게 살 경우 1년에 얼마의 예산이 필요한 지 적은 것이었다. 기간은 10년을 잡았다. 물론 앞으로 10년을 더 산다고 가정한 것이다.

몇해전 노부부가 한국으로 영구 귀국한다고 하면서 돌아갔다. 그러다 얼마후 영감은 할멈을 한국에 남겨두고 돌아왔고, “내게는 미국정부가 진짜 효자여!” 라고 하셨다. 이는 미국의 연금제도를 뜻하는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늙어 병들어 죽을 때까지 마르지 않는 도랑물(고정수입) 줄기를 찾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연금은 꽂감과 같다. 일손을 놓은 후 이를 하나씩 하나씩 빼서 먹다 보면 언젠가는 인생 끝이 찾아온다.

특히 미국 정부의 무한정 혜택을 받고 살기가 점점 힘들어 진다는 것을 명심하고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사회보장연금외에도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 물줄기를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9년 사이에 실버 파산한 중산층이 10만 가구라는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15년전에 내가 쓴 글들을 찾아 보았다. 나는 30여년간 현실을 벗어난 추상적인 글은 한 줄도 써본 적이 없다. 나의 글 중에 ‘젊어 하루 일하면 늙어 열흘 쉰다’, ‘노후 소셜 혜택은 하나님만 안다’, 그리고 ‘은퇴연금 신청서는 인생 졸업장’ 등이 있다. 모두가 엄연한 현실적인 경험들이다.

무엇보다 나는 ‘최고의 적은 가난이다’ 라는 말을 잠시도 잊지 않고 살았기에 힘든 노동을 환갑 진갑이 훨씬 넘은 나이까지 견뎌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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